계간 미스터리 2022.가을호 - 75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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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는 2002년 7월 국내 유일의 추리소설작가 협의체인 한국추리가협회가 창간한 미스터리 잡지입니다. '한국추리문학상'과 신인상인 '황금펜상' 등을 함께 운영하며, 서미애, 최혁곤, 황세연, 송시우 등의 작가를 배출해 한국 추리 문학을 이어왔습니다. 그간 이전 출판사들의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나비클럽'과 함께 더 읽기 좋은 판형과 디자인으로 3개월마다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럼, <계간 미스터리 2022 가을호>를 보겠습니다.



이번 호의 특집은 '세계 미스터리의 흐름과 현재 ②'와 '나는 이렇게 미스터리 작가가 되었다'입니다.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수상자들의 등단기를 3명의 작가가 실었고, 세계 미스터리의 흐름은 여름호에 이어서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엔 영미권/일본/한국 미스터리를 살펴보았고, 이번엔 북유럽 미스터리를 알아봅니다. 한국의 번역 추리소설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분야는 영미권과 일본입니다. 코난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등의 고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 많은 작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고, 수십 년 전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까지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제 다른 언어권의 작품도 서서히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북유럽 작품들입니다. 북유럽 미스터리는 1965년부터 시작되었고, 1990년대 들어와서도 이어졌습니다. 2004년 스타그 라르손은 10부작으로 구상한 시리즈 중 세 편을 완성해 출판사로 넘기고 다음 작품을 쓰던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출판사는 이듬해부터 이들 세 작품을 '밀레니엄' 3부작으로 출판했는데 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어 영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페인 등에서 다양한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USA 투데이'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현재 북유럽 미스터리 작가에서 돋보이는 사람은 '요 네스뵈'입니다. 북유럽 미스터리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이유는 영상화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을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한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2)'입니다.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보급으로 북유럽 미스터리 드라마들이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북유럽이라는 낯선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오랫동안 사회비판적 요소들을 문학적인 형태로 만든 북유럽 미스터리가 인기 있는 요인이라고 추리문학 연구가인 박광규 씨는 말합니다.


오컬트는 공포물이 아니랍니다. 오컬트가 공포물의 연출기법을 가져오기도 하고, 공포물이 오컬트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컬트가 가지는 특수성으로 인한 오해입니다. 문제의 발생과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에서 오컬트는 공포물의 하위 장르에 속하면서도 미스터리의 인접 장르가 됩니다. 한국에서의 오컬트적 이해와 접근 방식은 무속의 일상적인 영역보다는 신비에 대한 해석 차원에서 복잡성을 드러내는 경향이 강합니다. 소재적으로는 사이버 종교와의 연결성을 강조하거나, 일상의 영역에서 파괴적 힘을 갖는 원한과 저주의 이야기로 구체화됩니다. 이를 반영하듯 고전적인 전설이나 민담에서 발전한 한국 공포물들은 주로 사회적 억압에 의한 원한과 관련되어 있으며, 원한을 푸는 행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반면에 오컬트 장르는 좀 더 설명하기 복잡한 인간의 악의나 심리적 콤플렉스와 관련됩니다. 1990년대의 '한국형 판타지'로 불리는 이우혁의 소설 "퇴마록"과 "곡성"을 예시로 설명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출판, 웹툰, 웹 소설의 분야별 베스트셀러 작품이 동명의 드라마나 영화, 게임으로 제작되는 것이 IP 확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IP 확장에 틀도 한계도 없어 보입니다. 4~5년 전에 출간되어 현재는 베스트셀러 순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행본이 OTT 시리즈물로 제작되고, 성공한 하나의 IP가 두 가지 이상의 다른 분야에서 제작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IP 무한 확장의 시대입니다. 2020년에 연재되었던 웹툰 "지옥"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이것을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같은 해,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를 방영하며 현재 가장 빠르고, 가장 뜨겁게 원작 IP를 확장하는 제작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기획·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을 기획 프로듀서 인터뷰로 들어봅니다.


이외에도 본심에 올라온 단편소설 6편과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에서 정유정 작가에 대한 비평을 썼고, 19권의 신간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도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고 미스터리 소설은 더욱 좋아하는 나를 위한 맞춤 잡지,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 2022>.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고 마음도 같이 스산한 요즘이 미스터리 소설을 읽기에 딱입니다. 물론 사계절이 미스터리 소설 읽기에 좋지만, 매달 출간된 미스터리 소설 중에 무엇을 읽을까 고민인 내게 편집위원들의 한줄평은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 훌륭한 안내가 됩니다. 이번 잡지에 실린 신인작가들의 작품들은 유머 미스터리, SF 미스터리, 일상 미스터리, 본격 미스터리, 특수설정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맛의 6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쁨을 줍니다.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수상 작가들의 신인상 도전기와 미스터리 장르 작가로서의 고백을 담은 인터뷰를 보며 장르 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또한 북유럽 미스터리 작품들의 계보와 소개를 통해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한 북유럽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의 목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분석한 문학평론가의 내용, 추리문학 평론가가 분석한 정유정 작품의 내용 또한 전문가의 시각에서 작품을 어떻게 보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겨울호는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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