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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 - 다 버려봐야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후지오카 미나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평점 :

라디오 진행자이자 영화 프로듀서이며 생활 여행자로 사는 저자는 조치대학 종합인간과학부를 졸업했으며 2019년부터 타임 트레블 전문서점 우토우토를 운영 중입니다. 학창시절 이어진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으로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직접 만들었고, 음악 유닛의 멤버로 활동함과 동시에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독특한 캐릭터와 다채로운 활약으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을 보겠습니다.

2020년 늦여름, 코로나의 영향으로 업무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화되었고, 여행도 못 가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자의 집은 심플라이프와는 아주 거리가 먼 상태로 국자만 다른 종류로 8개나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택과 별개로 집을 빌려 '하루에 1개씩 도구를 꺼내는 100일 생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보고를 해야 하는 일련의 사정을 고려해 알몸으로 시작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에 속옷과 기본 옷, 콘택트렌즈, 마스크와 소독제 등의 초기 장비는 카운트하지 않았습니다. 규칙은 5가지로 하루에 딱 1개의 물건만 꺼낼 수 있고, 음식물 구입은 괜찮지만 조미료를 카운트하며, 전기와 가수, 수드 등의 기본 시설은 사용 가능합니다. 또한 기간은 조건 없이 단 100일로 하며 필요한 초기 장비를 최소한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1일째, 도전하려고 장만한 방에 오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이불'을 선택했습니다. 바닥에 계속 앉아 있으니 엉덩이도 아프고 밤이 되어도 잘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이 이불이라고 깨닫는 순간인 거죠. 게다가 이불을 개면 소파가 되니 휴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2일째로 선택한 것은 '칫솔'입니다. 만약에 무인도라면 고르지 않았겠지만 사회 속에 살고 있기에 양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3일째로 수건을 선택하려고 했지만 가족이 공원에 놀러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운동화'를 선택했습니다. 어차피 필요했던 물건이죠. 하지만 수건이 없으니 너무 힘듭니다. 목욕을 마치면 점프하면서 물을 떨어트리고, 개처럼 머리를 마구 털어야 합니다. 세수하고 얼굴을 닦지 못하면 어쩐지 비참해진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하루에 한 개씩 물건을 추가했고, 마지막 100일째 크리스마스 날 가족 선물을 선택했습니다. 100개로는 전혀 부족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도전이었답니다.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었답니다.
1부에선 100일간 하루에 1개씩 물건을 꺼내는 도전을 기록했고, 100일 생활을 하면서 느낀 '100일간의 물건 발견법'을 2부에 실었습니다. 신발이란 존재와 잠옷이 생활에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세탁기는 존경심마저 생기게 되었답니다. 빨래는 손으로 할 수 있지만 물기를 제거하는 세탁기의 기능에 감탄했고, 건조까지 하니 세탁기가 자유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을 일에서 해방시켜 준 물건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세탁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9월 중순에 도전을 시작해서 크리스마스에 100일이 되었으니 물건보다 방한이 중요했답니다. 매일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을 체감하고 있으니 젓가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자면서 추우면 그런 생각은 없어지게 됩니다. 스마트폰도 TV도 책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에서 지내기 시작하자 시간이 멈춘 느낌이 든 저자, 무료하고 한가해서 괴로울 정도였답니다. 할 일이 없는 압도적인 무(無),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의 정적, 왠지 명상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무것도 없는 무가 아닌 것을 깨닫게 됩니다. 창문을 열면 벌레소리, 아이들 소리, 자동차 소리, 밤 향기까지 들리고 맡게 됩니다. 둔했던 감성이 점차 예리해지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 '지내는' 기분을 느꼈답니다.
정말 '다 버려봐야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우린 평소에 물건이 너무 많아 넘치는 생활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건이 부족해서 삽니다. 하지만 실상 사용하는 물건의 개수는 우리가 가진 것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겁니다. 알고 있지만 어리석은 우리는 오늘도 지갑을 열며 물건을 또 삽니다. 저자처럼 아무것도 없는 집에서 하루에 1개만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말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중에서도 어떤 것이 제일 우선순위인지를 따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어떤 물건이 필요 없는지도 깨닫게 되겠죠. 일상의 무인도에서 하나씩 늘리는 100일간의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생활의 윤곽과 물건의 가치를 <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에서 알 수 있습니다. 없어서 좋았고, 또한 있어서 편한 것들이 무엇인지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