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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평점 :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저자는 1978년 미국 노스캐럴라이나에서 태어났습니다. "파인즈", "웨이워드", "라스트 타운" 등의 베스트셀러를 냈으며, 그중 TV 드라마 '웨이워드 파인즈' 시리즈로 각색되어 FOX 채널에서 방영되었습니다. 그의 책은 지금까지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100만 부 넘게 판매되었습니다. 저자가 쓴 <30일의 밤>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제이슨 애슐리 데슨은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시카고 미술계의 유망주인 다니엘라 바르가스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말을 듣습니다. 적어도 1년 동안 짬을 낼 수 없는 연구가 진행 중인 제이슨은 연구를 중단하고 다니엘라와 결혼해 아이를 키우며 15년이 지난 지금 대학교 교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와 대학교 시절 한 방을 쓰고 연구했던 라이언 홀더는 생명·자연과학 분야의 공로를 치하하는 파비아상을 받았고 그를 축하해 주러 근처 술집에 갑니다. 라이언과 술을 몇 잔 마시고 나와 부탁받은 아이스크림을 사고 평소 가는 길이 아닌 돌아가는 길을 택합니다. 찬 공기에 머리가 조금씩 맑아지며 집으로 가는 걸음이 조금씩 빨라지는데, 가면을 쓴 누군가가 제이슨에게 총을 겨눕니다. SUV에 타서 GPS에 저장된 주소로 차를 몰고 가라고 협박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에 세월에 풍화된 건물이 있습니다. 총을 겨눈 남자는 내일 일정을 묻고 옷을 벗고 건물 지하로 내려가라고 명령합니다. 그의 지시를 따라 도착한 곳에서 제이슨은 다른 시대의 기술 장비를 발견합니다. 그는 새 옷을 입으라고 했고, 제이슨에게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하고 기다립니다. 약효가 드는지 제이슨은 서서히 정신을 잃습니다.
정신을 차리니 어떤 사람들이 제이슨을 보며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합니다. 몸을 스캔하고, 소독한 후 옷을 입으라고 합니다. 제이슨은 무슨 상황인지 혼란했고 조금씩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사방에서 박수갈채를 치고 몇몇은 그의 이름을 외칩니다. 그가 14개월이나 떠나있었고, 귀환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제 그들은 무엇을 보았고 어디로 갔는지, 어떻게 돌아왔는지 빠짐없이 말해달라고 합니다. 제이슨은 처음에 이 모든 것이 환각인 줄 알았는데 점점 현실 같아 보이고, 그가 겪은 일을 말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그래서 쉬어야겠다며 화장실에 간다고 했고, 창문을 통해 도망칩니다. 정신없이 달려서 주머니에 있는 지폐로 택시를 타고 집에 갑니다. 역시나 주머니에 있는 열쇠를 꺼내는데, 이곳이 자신의 집 현관문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아니 집 현관은 맞고, 동네도 맞고, 우편함의 번호도 맞지만 문 손잡이가 다르고, 경첩도 다르고, 문이 열리는 방향도 다릅니다. 뭔가 잘못되었고 그 느낌은 집 안에 들어가면서 더욱 확실해집니다. 아내 다니엘라와 아들 찰리가 있어야 할 그 집엔 아무도 없습니다. 그들의 사진과 그림이 없고, 제이슨이 파비아상을 받았다는 증서가 있습니다. 속이 울렁거려 앉아있으려니 무슨 소리가 납니다. 아까 있던 연구소의 사람들이 그를 데려가려고 왔습니다. 그는 다시 탈출했고, 찰리가 태어난 병원에 가서 머리에 문제가 없는지 진찰을 받습니다. MRI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고, 그의 집이 아닌 그의 집에서 봤던 다니엘라 바르가스의 작품을 떠올립니다. 아내가 미혼일 때의 이름입니다. 전화번호부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았고 적힌 주소로 갑니다.
그렇게 다니엘라를 만나 모습은 똑같지만 아내가 아님을 확인한 제이슨, 이곳이 자신이 알던 세계가 아님을 인정합니다. 제이슨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30일의 밤>에서 확인하세요.
<30일의 밤>의 주인공 제이슨은 낯선 이에게 총으로 위협당하고 약물을 주입당한 후 정신을 잃습니다. 그리고 눈을 뜨니 자신이 아는 세계가 완전히 바꿨습니다. 14살 난 아들도 없고, 결혼한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가 제이슨을 다른 제이슨이라고 합니다. 순순히 자신이 미쳤다고 인정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것처럼 다른 제이슨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하다 제이슨은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결론을 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다시 만나야겠다고요.
자신의 정체성을 이루는 신념과 기억의 모든 조각들이 그저 머릿속의 비극적인 오작동일 뿐이라면 어떡할까요. 남들은 당연히 나를 미쳤다고 할 테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그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과 절연하고 이 세상이 내게 원하는 사람의 껍데기 안으로 들어갈 것인지,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작품에서 다중 우주가 존재하는 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이 갈림길을 만들고 그것이 평행 세계로 이어지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여러 버전이 있는 다중 우주가 있답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선택을 후회합니다. 내가 만약 지금의 선택을 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떻게 변했을까 하면서요. 하지만 우린 그 삶을 살아갈 수 없기에 금방 잊어버리고 지금 현재를 살아갑니다. <30일의 밤>에서 평행 세계를 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다른 제이슨이 원했던 것처럼 다른 세계로 갈 것인지, 주인공 제이슨이 원했던 것처럼 지금의 세계에서 살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