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 세상 끝 서점을 찾는 일곱 유형의 사람들
숀 비텔 지음, 이지민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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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헌책방 '더 북숍'의 주인인 저자는 낚시와 사이클링을 즐기며 고양이와 함께 서점에서 살고 있습니다. 위그타운 북페스티벌의 운영위원으로, 매년 북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200명이 넘는 초청 작가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합니다. "서점 일기", "서점 주인의 고백" 등을 썼으며, 20년 동안 손님들에게 시달린 경험을 바탕으로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을 출간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자신의 지식이나 정보를 자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속칭 '전문가' 부류의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지식을 들어줄 사람들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학자나 권위 있는 업계 평론가의 말들을 자신의 말로 둔갑시켜 떠벌립니다. 진정한 전문가는 어려운 내용도 쉬운 말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데 반해, 이 사람들은 어려운 단어를 늘어놓아 상대방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그 모습을 즐깁니다. 비슷하지만 저마다 다른 전공자, 성가신 사람, 유용한 사람, 고서 수집가, 가내정비사를 분류합니다. 저자는 이 중에서 서점에서 내보내고 싶은 손님은 전공자와 성가신 사람이랍니다. 유용한 사람과 가내정비사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점점 더 보기 힘든 사람들이며, 고서 수집가는 저자에게 감사를 표해야 할 사람들이랍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부류의 사람은 말 그대로 어린 자녀와 함께 서점을 방문합니다. 미혼의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의 행동들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백 프로 공감을 할 것입니다. 저자는 이제는 이해한답니다. 아주 어린아이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들의 부모는 힘든 육아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문화의 향기를 맡고 싶어 한다는 것을요. 지친 부모, 버려진 아이, 열성 부모, 책덕후 꿈나무를 소개하는데, 책을 좋아해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바로 책덕후 꿈나무일 겁니다. 아이는 서점에 들어오길 바라지만 부모가 절대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행동하고, 심지어 부모가 아이들을 서점 밖으로 끌고 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는 적나라한 현실에 따귀를 맞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직원'이라는 분류에 중고책방 주인이 있습니다. 그들은 트위드를 입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진짜 책을 좋아하고, 손님을 철저히 경멸한답니다. 중고 책방 주인은 오래 일해서 처음 이 일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기억하질 못하지만, 대부분 이 일이 첫 번째 직장일 겁니다. 얼마 정도 일하며 일이 익숙해졌을 때 친절하고 연로한 고용주가 서점을 인수하겠냐고 제안하고, 그 기회를 덥석 물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을 확률이 높을 거라고요. 읽으면서 정말 그런 중고 책방 주인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외에도 서점을 방문한 서른 개가 넘는 부류의 '손놈'들을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에서 확인하세요.




저자는 20년 동안 중고서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손님으로 온 사람들을 9개의 분류했고, 분류마다 손님의 특징적인 면을 부각시켜 소개합니다. 실제의 사람들은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게 다르지만 이렇게 뭉뚱그린 점을 설명하기 전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편의를 위해, 그리고 무례한 '손놈'들을 위해 린네의 생물분류법을 빌려 묶었는데, 책을 다 쓰고 보니 썩 좋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도 같다고 토로합니다. 이젠 서점보다 온라인 서점을 더 이용하고 친숙하진 터라 동네 서점은 찾아보기 더욱 힘듭니다. 절판된 책을 찾기 위해 거의 20년 만에 다시 찾은 중고서점 거리는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많았던 중고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가게 몇 군데만 문을 열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대형 중고서점이 다니는 곳 가까이에 있다는 편리함에 저도 그곳을 이용합니다. 이렇게 인터넷 서점과 대형 중고서점이 생활 곳곳을 차지하고 동네 서점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현실에, 스코틀랜드의 헌책방의 주인의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나는 서점이나 가게에서 어떤 '손놈'으로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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