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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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저자는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서점에서 근무하며 글쓰기를 계속하다가, 2001년 "빙과"로 제5회 가도카와 학원 소설 대상 장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빙과"로부터 시작된 '고전부 시리즈'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인사이트밀"로 제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 "추상오단장"으로 제63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후보, 제10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2011년 "부러진 용골"로 제64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년 "야경"은 제27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고 제151회 나오키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제12회 야마다 후타로 상을 받은 <흑뢰성>은 역사상 최초로 일본 미스터리 4대 랭킹 1위를 석권했으며, 제166회 나오키상 수상을 비롯해 9관왕을 달성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오다와 혼간지, 어느 쪽이 승리할지는 예측불허입니다. 다케다와 우에스기를 무찌르고 기세가 오른 오다와 열 개의 영지를 다스리는 모리는 혼간지와 결탁했습니다. 이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덴쇼 6년, 1578년 11월은 바로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승승장구한 오다지만 아직 오사카만은 제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반나절 거리에 있는 이타미 지역 자체를 성안에 품은 외성을 가지고 있는 아리오카성의 주인이자 오다 가문이 셋쓰 일대의 지배를 맡긴 일세의 영웅, 아라키 셋쓰노카미 무라시게가 주인공입니다. 오다 측 사자라며 찾아온 고데라 간베에가 그를 알현했습니다. 그는 오다의 군대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오다를 상대로 버틸 수 있는 것은 이곳 아리오카성뿐이지만 이 성채와 도와주리라 믿고 있는 모리 군대를 믿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오다 노부나가 경은 나가시노성을 구하기 위해 출진했지만, 모리 우아노카미 데루모토는 그런 인물이 아니랍니다. 모리는 간계로 가득한 가문이니 아리오카성을 도우러 오지 않을 거랍니다. 무라시게도 모리 가문 당주를 정말 믿을 만한 인물인지 확신할 수 없었는데 그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오다 가문을 등지고 시작한 모반을 멈출 순 없습니다. 핵심 계획은 이미 시작되었고 무라시게 혼자만의 뜻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 점을 간파한 간베에를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무라시게는 그를 아리오카성에 구금합니다. 그 말을 들은 간베에는 사자를 돌려보내는 것이 규칙이고, 돌려보낼 수 없다면 베어버리는 것이 무사의 규칙인데, 세상의 이치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며 말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인과가 돌아올 거라며 자신을 죽이라고 절규합니다. 무라시게는 그의 입을 막고, 재갈을 물리고, 눈가리개를 둘러 지하 감옥에 넣으라고 명령을 합니다. 이리하여 간베에는 아리오카성에 갇혔고, 인과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리오카성에서 동쪽으로 약 2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이바라키성을 지키고 있는 장수 나카가와 세베에가 오다 군대가 들이닥치는 모습을 보자마자 성문을 개방해 성을 오다에게 넘기고 스스로도 항복을 했습니다. 나카가와 세베에는 무라시게에게 이번 모반을 열심히 권유한 장수였는데 이 소식을 들은 무라시게 휘하의 장수들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나카가와 세베에의 배신에 앞서 다카야마 우콘이 지키는 다카쓰기성도 항복을 했습니다. 이 두 성은 교토에서 몰려오는 오다 군대를 막기 위한 두 겹의 방패인데, 그것이 연달아 굴복한 것입니다. 두 장수가 항복하리라는 것은 예상했으나 아베 형제가 지킨 오와다성도 넘어갔다는 소식에 무라시게는 놀랍니다. 오와다는 아리오카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가도 중간에 있습니다. 열 겹 스무 겹으로 포위당한 오사카 혼간지를 하루 만에 구하기는 어렵지만, 오와다가 아라키의 수중에 있는 동안은 오사카와 아리오카성 사이에 길이 뚫려 있습니다. 오사카가 습격당하면 아리오카에서, 아리오카가 습격당하면 오사카에서 병사를 보내 각자 오다의 후위를 칠 수 있었는데, 오와다성이 넘어가는 바람에 이제 길이 끊겼습니다. 그러면 오다는 배후를 걱정할 필요 없이 아리오카를 습격할 수 있습니다. 아베 니에몬의 배반에 분개한 장수들은 아베 니에몬의 아들 지넨이 이곳에 인질로 잡혀 있으니 죽이자고 합니다. 하지만 무라시게는 감옥에 가두겠다고 선언합니다. 인질은 바친 쪽이 배신하지만 않는다면 소중한 손님이지만 배신하면 처형을 합니다. 배신자의 인질을 죽이는 것이 난세의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지넨이 갇혀 있던 창고에서 다음 날 지넨이 화살에 맞은 채 죽었습니다. 그가 죽자마자 경호 무사들이 달려왔는데 화살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베 지넨의 기이한 죽음은 성에 퍼졌고, 그의 아비 아베 니에몬의 배반으로 부처님의 벌을 받았다는 말이 돕니다. 무라시게가 죽이지 말라고 한 그의 말을 어기고 지넨을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역사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흑뢰성>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흑뢰성>은 사자 고데라 간베이를 돌려보내거나 죽이지 않고 지하 감옥에 가둔 아라오카성의 아라키 무라시게는 자신의 주인 오다 가문에 반기를 들고 혼간지와 모리에 가담했습니다. 이 모반을 성공하기 위해 오다 군대를 막아야 하는데, 그와 뜻을 같이 한 장수들이 오다 군대에 항복합니다. 배신한 장수의 인질을 처형하지 않고 살려두었으나 기이한 죽음을 당합니다. 자신의 명령을 어긴 범인이 누구인지 무라시게는 조사를 시작하며 1장은 시작합니다. 군사 회의 자리에서 중수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무라시게가 신임한 규자에몬이 전쟁을, 이케다 이즈미가 자중을 주장했습니다. 규자에몬이 납득하는 모습을 연출해 무라시게의 계획대로 되고 있는 중에 외부인 다카야마 다료와 스즈키 마고로쿠가 출진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둘의 주장이 통하지 않는 것은 뻔한 일임에도 그렇게 주장한 의도는 무엇인지 조사를 명령하며 2장의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무라시게가 신임한 사자인 무헨은 고매한 승려로 전쟁 전부터 유명합니다. 그런 무헨에게 오다에게 항복할 테니 중재를 부탁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그에 대한 답을 들으면서 3장은 시작합니다. 무사뿐만 아니라 서민들도 가족을 살해당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한 명을 잃으면 한 명을 죽여야 것이 순리입니다. 하지만 보복이 끝없이 되풀이되면 집이나 마을이 약해지므로 살해한 쪽에서는 사죄의 의미로 사람을 내놓고, 그것으로 보복을 대신합니다. 이때 내놓는 것은 사람을 죽인 당사자가 아니라 그를 대신할 희생양으로 게시닌이라 합니다. 병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는 남자를 보고 저잣거리에 나선 무라시게가 물어보니 노무라 단고가 이케다 이즈미께 보내는 게시닌이라 말합니다. 그에 대한 조사를 명하며 4장은 시작합니다.


충성과 배신이 난무하던 덴쇼 연간인 1573년, 오다 노부나가가 아사쿠라 요시카게와 아자이 히사마사 부자를 죽이면서 세력을 확대했습니다. 반대세력을 잇달아 평정했고 종교적 무장세력과의 전투도 승리를 이뤄냈고, 결국 1582년 동국 다이묘들을 복속시켰습니다. 그 뒤 다른 지역 정벌을 추진하려 했으나 혼노지에서 반란을 일으킨 아케치 미쓰히데의 기습을 받아 죽었습니다. 오다가 죽기 전 오사카 지역의 전투를 그린 <흑뢰성>은 역사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실존했던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을 적절히 등장시켜 전쟁에서 승리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숙고하게 합니다. 성문을 걸어 잠그고 버티기에 들어간 아리오카성, 그 성을 지휘하는 무라시게는 농성한 끝에 승리가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오다 노부나가 휘하에서 잘나가던 그가 왜 모반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의견은 다양합니다. 신뢰할 수 없고 평생 모반을 반복한 사람이지만 천수를 다 누린 그를 일본사에서 종잡을 수 없다고 평가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부하들과 주민들의 목숨을 생각하며 무라시게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흑뢰성>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욱 화제가 되고 큰 호평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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