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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단편소설 "달의 뒷면에서"로 소설집에 참여한 저자는 <클로버>로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15살 정인은 어려운 형편에서 삽니다. 담임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방과 후 햄버거 가게에서 일주일에 3일 3시간 일을 합니다. 제주도로 가는 수학여행 경비가 354260원이고, 학교에서 경비를 지원해 줄 수 있다지만 같은 반 태주 패거리들의 놀림과 시비에 갈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친구들은 수학여행 일정을 보며 호텔이 안 좋다고 말을 하지만, 정인이의 세상에선 모든 시간과 무게에 돈이 붙습니다. 2박 3일에 354260원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아이들은 알까요. 정인은 다른 아이들이 가지 않는 학교 건물 뒤 쓰레기장에 종종 갑니다. 그곳에서 태주 패거리들 눈에 의지 않으려고 시간을 보냅니다. 그곳에서 금빛 눈동자를 지닌 검은 고양이를 만납니다. 정인은 어릴 때부터 할머니를 따라 폐지를 주웠고, 고물상 주인 박 코치와도 오랫동안 봤습니다. 할아버지는 정인이가 매일 조금 모아 가져가면 돈을 더 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값만 쳐주는 게 이상해 멀뚱히 서 있자 박 코치는 폐지 값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다며 말합니다. 꼭 받을 돈을 떼인 기분인 정인은 검은 고양이와 또 눈이 마주쳤고, 정인이를 따라옵니다.
집 안에 검은 고양이를 들인 정인이 부엌에 간 사이, 고양이 대신 윤기나는 까만 옷을 입은 남자가 금색 눈을 빛내며 정인을 봅니다. 자신은 '헬렐 벤 샤하르'라며 휴가중인 악마라고 합니다. 히브리어로 빛나다는 뜻이고, 샛별이며, 라틴어로 루시퍼라고 합니다. 그는 정인이 믿지 않자 고양이로 변신했고, 일주일을 이곳에서 놀다 갈 테니 부탁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인에게 운명을 바꿔 줄 수 있다며 소원이 없냐고 물어봅니다. 정인은 백만 원을 모으고 싶다며 그게 다라고 합니다. 악마는 백만 원 모아서 하고 싶은 게 있지 않냐고 또 물어보죠. 정인은 백만 원 말고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합니다. 자신도 여러 가지 중에 골라 봤으면 좋겠다고, 그런 선택을 하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특기생에 모범생에 회장인 재아가 정인의 아지트에 오고, 그렇게 둘은 대화를 합니다. 재아의 속마음을 듣고, 재아와 친해지고 싶은 정인, 그런 정인에게 자꾸만 '만약에'라는 그 한마디만 하면 원하는 것을 이뤄줄 수 있다고 말하는 악마,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클로버>에서 확인하세요.
자꾸 불평하면 안 돼. 불평하면 사는 게 지옥이 되니까. (p. 15)
이런 상상, 저런 상상. 좋은 상상, 나쁜 상상. 상상은 해 볼 수 있지, 사람이니까. 근데 상상을 끝낼 줄도 알아야 한다. (p. 62)
신은 명령하지만 악마는 시험에 들게 하지. 선택은 인간이 하는 거야. (p. 111)
어려운 형편에서도 바르고 꿋꿋하게 사는 현정인은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삽니다. 악마가 끊임없이 욕망에 굴복하라고 정인을 유혹하지만 정인은 천국같이 보이는 그곳을 벗어납니다. 아직 15살 정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인생이라는 마운드에 올라가지도 않은 핏덩어리죠. 그러니까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시 한 걸음 내디디면 그 앞엔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그런 정인을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