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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ㅣ 안전가옥 앤솔로지 9
최구실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8월
평점 :

안전가옥 앤솔로지 <빌런>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구실 작가, 인디밴드 음반을 제작했고, 장르별 음악 소개서 집필에 참여했으며 "러브비츠 평전"을 출간한 김상원 작가, 제1회 케이 스릴러 작가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인 "이레"로 소설가가 되었고 단편영화를 연출한 김달리 작가,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를 비롯한 다수의 단편집에 참여했고, 장편 무협 소설 "무당 대사형"을 네이버 시리즈에 연재한 엄성용 작가, 2020년 카카오 웹툰에서 작품을 연재하며 스토리 작가로 데뷔했고, 2021 메가박스플러스엠X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당선으로 단편소설 첫 출간을 앞두고 있는 김구일 작가, 이 5명의 작가가 쓴 <빌런>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김샐리와 최샐리의 이야기입니다. 김샐리의 엄마는 아이가 무사히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요술 공주 이름을 붙였고, 김샐리는 그렇게 샐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이 풀려갔습니다. 10살을 갓 넘겼을 때 친아빠의 외도 장면을 목격했고, 이후 이혼하고 샐리의 안정에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1년을 못 참고 샐리의 학교 앞까지 차를 몰고 찾아온 샐리의 아빠는 샐리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를 냅니다. 상담을 받았더니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샐리는 문자 그대로 잘 자랐습니다. 샐리는 엄마와 같이 밥을 먹으며 엄마가 토로하는 고통에 관한 대화를 듣습니다. 샐리는 엄마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챕니다. 김샐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합니다. 김샐리는 대학원생 시절에 트라우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의 뇌에 존재하는 기억 세포를 자신의 뇌에서 추출했습니다. 부정적 감정과 연계된 김샐리의 기억 세포는 스트레스가 일정한 수치 이상을 넘어서면 수면 시간 동안에 깨끗이 파괴됩니다. 그녀의 놀라운 성과는 한국기억소거협회의 창단을 이끌었고, 연구팀장이 되어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어느 날 최샐리가 자신이 연구한 논문을 들고 기소협에 채용 면접을 보러 옵니다.
인구증가와 부족한 식량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구는 DNA 분석과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전했으나 우주 진출의 기술은 미비합니다. 그런데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서 외계인들이 찾아왔고, 그들도 식량을 구하러 왔답니다. 그 외계인들은 식량 기술은 미비하지만 우주 항해에 적합한 연료가 타이탄에 있어서 그것과 물물 거래를 하자고 합니다. 외계인은 우주선이 작아 식량 종자를 많이 실을 수 없으니 일단 조금만 싣고 타이탄에 가서 연료를 준비하며 기다리겠다 합니다. 그러면서 탐사선 연료를 주고 떠났습니다. 지구는 탐사선을 만들었고, 유전자 조작을 거친 갖가지 동물과 식물의 종자들을 넣어 대원들과 함께 우주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10년이 되기 일주일 전에 대원들은 냉동 수면실 안에서 깬 후 외계인을 만나려고 계획했으나, 성식은 5년 만에 깼고, 다른 대원들은 이미 죽은 상태입니다. 이제 타이탄에 도착할 때까지 생존해야 합니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아바타 학대와 반란을 이야기하는 '수정궁의 유령', 연예인 팬의 애정을 그리는 '우세계는 희망',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외계인을 만나러 가는 대원과 탑승객의 이야기 '치킨 게임', 투견과 학교폭력의 이야기를 그린 '송곳니'까지 <빌런>에는 5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행복이 영구적이면 그것이 행복인지, 고통스러운 기억은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느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인간의 욕망을 푸는 가상의 존재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지구의 대표가 당연히 인간이라고, 지구인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오만과 편견이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런지, 무엇이 정답이고 오답인지 딱 나눌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이제까지 악당이라고 생각한 악당들이 정말 악당이 맞는 건지 되묻게 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