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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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필명으로 본명과 신원은 알려진 바 없습니다. 그럼 저자마저 베일에 가려진 <그 환자>를 보겠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주인공 나는 정신과 의사로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이 글에 언급된 일들은 모두 사실이지만, 의사 경력에 흠이 생기지 않고 독자들도 지키기 위해 모두 가명을 사용했답니다.


2000년대 초 나는 약혼녀 조슬린이 논문을 완성하고 졸업할 때까지 함께 있고 싶어, 그녀의 집 근처에 있는 병원만 면접을 보기로 했고, 코네티컷 주의 작은 주립 정신병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주립 병원의 환자들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호소하는 단기 치료 환자나 외래 환자입니다. 주로 약물 남용과 중독, 기분 장애, 특히 우울증과 불안 관련 문제들이었고, 조현병과 정신병을 비롯해 식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도 몇 있습니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보험회사 측에서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립 병원을 찾습니다. 이곳에도 장기 치료 병동이 있고, 이상한 환자들이 있지만 우리 병원에 있던 '그 환자'는 유독 특이합니다. 어릴 때 병원에 입원해 병명도 모르고, 30년 넘게 수용돼 있었으며, '조'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조는 병실에서 나오는 법이 없고, 모든 직원이 조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새로 부임한 나는 조의 진료 기록부와 처방전을 열람해 보았지만 환자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난 야심만만한 젊은 의사답게 조에게 흥미가 생겼고, 그의 진료 기록을 찾아냈습니다. 조의 이름은 조셉 E.M으로 1973년 여섯 살일 때 이 병원에 왔는데, 두 번 진단을 했지만 조의 증상이 예측할 수 없게 돌변한 듯 보입니다. 서류에는 당시 의사가 기록한 메모가 남아 있었고, 4년 동안 기록이 없다가 1977년에 다시 시작됩니다. 항목마다 삭제된 부분이 있었는데 원문을 확인하려면 지금의 병원장 로즈를 찾아가라는 글이 앞에 적혀 있습니다. 당시 병원장 토머스의 편지 뒤에는 앞으로 조에 대한 모든 치료가 중단될 거라는 공문만 남아 있고, 선별된 소수 조무사만 병실 출입이 허용됐고, 가장 노련한 간호사가 그의 투약 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또한 전 직원에게는 조의 곁에 가지 말라는 권고가 내려졌고, 그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더라도 기록을 찾을 수 없도록 그의 이름은 약칭으로만 부를 것이 명시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내가 이 병원에 온 뒤로 지금까지 목격한 그 자체입니다.


나는 조를 담당하기 위해 병원장 로즈를 찾아가 말했고, 로즈는 4년의 공백 기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줍니다. 로즈는 조를 치료한 지 4개월 만에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고, 그다음 조를 담당한 의사는 1년 동안 치료를 시도했으나 갑자기 사라져 집으로 가보니 정신 착란 증세를 일으켰고, 다음 의사는 6개월 후 긴장병을 일으켜 이 병원에 수용되다가 한 달 전 자살했고, 다음 의사는 18개월간 조를 치료하다 사직서를 남기고 총으로 자살했답니다. 결국 당시 병원장 토머스가 그를 직접 치료했으나 8개월 만에 치료를 중단하고 다시는 그를 상대하지 않았답니다. 몇 년 후 토머스는 병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이사회에 참석해 후임 병원장들이 임명되면 서약서에 서명하도록 했습니다. 병원장이 직접 면접을 봐서 적합 여부를 검증한 사람에게만 조의 치료를 맡기겠다는 내용입니다. 조의 광기에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난 조의 담당의가 될 자격을 얻었고, 로즈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뭔지를 물어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망상형 조현병을 앓은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하는 거라고 대답합니다.


조의 병실에 들어올 때만 해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가 농담을 던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조는 로즈가 돌팔이며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 환자로 몰아 30년 동안 가둬놓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내가 이 병원에 새로 온 가장 똑똑한 의사라는 걸 알고 있다며, 이곳에 로즈가 사람을 보내는 이유는 딱 하나랍니다. 나를 핑계로 조의 부모에게 보고할 거리를 만들어 돈을 뜯어내고, 덤으로 로즈를 위협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의사를 제거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하는 동안 조는 원망과 불만에 차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의식이 또렷해 보였습니다. 더군다나 조의 지적은 꽤 그럴듯해서,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을 의심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말을 할수록 미심쩍기는 했지만 웬일인지 조가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이후 45분 동안 조가 잠재적으로 심각한 정신 질환 징후를 보이는지 살펴보기 위해 대화를 이끌었으나 그는 가벼운 우울증과 광장 공포증 외에는 아무런 정신 질환 징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충격적인 조와의 첫 상담 이후 나는 어떤 변화를 느꼈고, 행동했는지, 그 환자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 환자>에서 확인하세요.




의사마저도 꺼리는 정신병원의 <그 환자>는 정해진 직원이 약을 주고, 병실을 정리하기 위해 들립니다. 새로 부임한 의사는 그 사실에 호기심이 생기고, 그의 진료기록을 보며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정의감에 불탑니다. 그 환자는 정서적 공감 능력이 거의 없지만, 상대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인 인지적 공감 능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 그와 접촉하면 상대방의 가장 무서운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챕니다. 결국 의사는 그 환자와 대면 상담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전 병원장과 지금의 병원장과 그의 증세를 의논하고, 그 환자의 부모와 만나 그의 병명을 알아가고자 노력하며 점차 그의 정체를 알아가는데요. 과연 그 끝엔 어떤 진실이 있을지, 그는 무슨 이유로 이 글을 남겼을지, 특히 마지막까지 읽으면 섬뜩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새로운 공포 장르가 만들어졌다는 리뷰에 공감하며, 영화로 만들어질 영상도 기대됩니다.




인스타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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