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탄생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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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목재 딜러, 목재 컨설턴트로 일한 저자는 내촌목공소의 대표입니다. 

나무일로 세계를 다닌 여정만큼 다양한 풍경과 공간과 삶을 모습을 

보고 읽은 이야기가 담긴 <집의 탄생>을 보겠습니다.



대부분 집이라는 기억 속에 어머니가 함께 합니다. 

원초의 집, 어머니의 자궁, 하늘 아래 어머니의 몸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백 칸이 넘는 저택이든, 어두운 불빛 식탁 위에 감자 접시밖에 없었던 집이든 

집은 그냥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우린 house보다 home으로 집을 느낍니다. 

저자는 자신의 생활을 확보할 최소한의 공간인 8평 집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42평이고, 그곳에서 자신의 동선은 12평에 지나지 않습니다. 

12평에서 8평으로 주거 공간을 줄이면 생활양식도 이에 맞춰야 합니다. 

모든 것을 줄여야 하지요. 옷과 책은 너무 많고 가구는 너무 큽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번다합니다. 

그래서 작은 공간, 작은 삶을 상상하게 됩니다.


시선이 미치기도 전에 좋은 공간은 몸이 먼저 압니다. 

건축 내부로 미처 발을 딛기 전, 바깥에서 보는 조형과 색이 바랜 벽, 

안정된 지붕이 전달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디테일 없이도 다가오는 힘을 가진 건축이 있습니다. 

눈이 보고 이성이 판단하기 전 오감이 먼저 느끼는 공간, 다정하고 고요합니다.


공간의 배치는 비슷해도, 그 안을 꾸미는 사람이 달라 느낌이 다르듯 

집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산시성 교가대원에서는 누대에 걸쳐 중국 대륙에서 유통으로 축적한 

진씨 가문의 엄청난 부를 읽을 수 있고, 

버지니아 출신 조지 워싱턴의 저택과 토머스 제퍼슨의 콜로니얼양식 저택을 보면 

미국 독립전쟁은 식민지 유력 가문들의 재산을 

본국 영국으로부터 지키려는 운동이 아니었나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합니다. 

이렇게 남겨진 건축은 그들 생전의 모습을 세세히 설명합니다. 

세기의 사상가가 머물렀던 윌슨 호숫가 작은 집과 

법정 스님의 수류산방을 보며 부질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집의 탄생>은 저자가 직접 보고 그린 세계의 집들을 설명과 함께 실었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건축물도 있고, 저자의 지인이 살던 집도 있습니다. 

집 구조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해 

집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기억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합니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 개성 있는 집 모양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마저 개성 없진 않습니다. 

나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래의 집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할 수 없지만, 

세상에 내 집 같은 곳은 없다는 생각은 변함없을 겁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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