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 - 유튜브 채널 괴담실록의 기묘한 조선환담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괴담실록 지음 / 북스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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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야사와 전설, 괴담을 들려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저자는 

괴담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와 과하지 않은 효과음, 

묵직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역사적 인물들이 겪은 기이한 이야기부터 

괴이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모두 들려줍니다. 

그 내용을 담은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을 보겠습니다.



조선의 선조가 다스리던 때 무관 김외천이 전라도 영광 땅 군수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마을에 있는 큰 못은 가을 시작쯤에 큰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나 

가까운 바다와 이 못이 이어지는데, 그때 바닷고기들이 뚫린 물길을 따라 들어온답니다. 

군수는 못 전체에 그물을 풀어 바닷고기들을 잡았고, 

시간이 지나자 더 큰 욕심이 생겼습니다. 

한꺼번에 바닷고기들을 죽여 떠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자 

한 관리가 쓴맛의 열매가 빠진 물의 고기들이 죽는 것을 봤다고 고합니다. 

김외천은 그 열매들을 잘게 부수어 못 상류에 뿌리라 명령했고, 

어부들을 대기시킨 후 큰 잔치를 벌였습니다. 

고을의 선비들은 이를 말렸으나 김외천은 도리어 그들을 크게 꾸짖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열매의 즙이 퍼지면서 물고기들이 하나 둘 배를 뒤집은 채 떠오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떠오르는 고기의 크기는 점점 커졌고, 

나중엔 수레만한 고기까지 떠올랐습니다. 

고기의 시체는 점점 불어나 못 전체를 메우기에 이르렀고 

마지막으로 떠오른 고기의 생김새가 다른 것들과는 달리 기이했습니다. 

그것은 눈처럼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털을 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벌거벗은 여자와도 같았습니다. 

그때 한차례 큰 천둥이 치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못은 검게 변했습니다. 

불길함을 느낀 김외천은 관아로 도망쳤으며 비는 계속 내렸고, 

그 소식을 들은 김외천은 불안에 떨며 집에 틀어박혀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집안사람들이 방으로 들어가 보니 그는 이미 죽었습니다. 

비는 수십 일이나 계속된 후에야 멈췄고 김외천의 아들은 

그제야 아버지의 시신을 고향으로 옮기기 위해 관을 가지고 영남의 땅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도 날씨가 험해 겨우 개령 땅에 도착했는데, 

관이 가벼운 것을 이상하게 여겨 열어 보니 그 안에 있던 시신이 없습니다. 

그의 시신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이 이야기 외에도 조선시대 야담집 "어우야담"에도 

조선 중기 김빙령이라는 현령이 인어를 보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보통 인어라 하면 대부분 서양의 인어를 떠올리지만 

인어에 대한 이야기는 동아시아에서도 존재해 왔습니다. 

중국의 고서 "태평광기"에도 있으며 인어의 외모는 조금씩 다르지만 

인어에게서 얻는 기름이 매우 귀하다는 부분은 공통적으로 언급됩니다.


조광조가 혼자 촛불을 켜고 책을 읽는데 

열린 문 쪽에 웬 아이 하나가 말없이 서 있습니다. 

비에 흠뻑 젖은 더벅머리 아이는 사색이 다 되어 가는 낯빛으로 다가와 

자신은 가뭄을 일으키는 귀신인데 벽력이 찾아와 죽게 되었으니 도와 달라고 합니다. 

그 귀신이 애처롭게 빌자 마음이 약해진 조광조는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아이 귀신은 눈을 감고 입을 벌리고 있으면 된다고 했고, 

그는 말한 대로 했더니 무언가가 바람처럼 목구멍을 지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바로 그때 천둥이 크게 치며 웬 거구의 무사가 나타나 아이 귀신을 찾습니다. 

조광조가 모른다고 하자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가뭄 귀신이 뱃속에 있으니 배를 갈라 잡아오라고 합니다. 

그러자 거구의 무사가 난색을 표하며 이 선비는 하늘이 내린 분이라면 

차마 죽일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 조광조에게 계속 귀신을 내놓을 것을 재촉했고, 그는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원통해하며 갑자기 사라졌고 선비의 목구멍에서 귀신이 빠져나왔습니다. 

가뭄 귀신은 은혜를 꼭 갚겠다며 절을 하고 사라집니다. 

조광조는 과거에 급제해 관리를 하다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기묘사화로 실각해 유배를 가게 됩니다. 

유배길에 오른 그가 배에 올라 바다를 보는데 

갑자기 풍랑이 일기 시작했고 점점 거세집니다. 

그때 가뭄 귀신이 뱃머리에 앉자 풍랑은 거짓말처럼 가라앉습니다. 

조광조가 다시 뱃머리를 보니 가뭄 귀신은 이미 떠나고 없습니다. 

과거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가뭄의 귀신이라 하여 도와줄지 망설였지만 

그 귀신은 풍랑을 잠재워 조광조를 살려 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조광조는 무사히 유배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에는 소개한 이야기 외에도 

30여 개가 넘는 이야기와 외전이 있습니다. 

역사 속 비범한 인물들 이야기와 믿기 힘든 기묘한 이야기에 

조선 귀신 이야기도 있고, 귀신보다 더 잔인하고 무서운 

인간의 욕심이 나타나는 이야기도 함께 실었습니다. 

이 책은 전해 내려오는 야담집의 내용을 각색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원전의 줄거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매끄럽게 했고 

그 안에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녹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사나 야담집 원전의 내용과는 다른 점을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시대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듯이 

이 책도 조선시대의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수백 년간 사람들의 입과 기록으로 전해내리는, 재미있고 기묘한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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