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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평점 :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22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고요한 작가,
2021년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권여름 작가,
2010년 장편소설 "제리"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혜나 작가,
201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나나"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류시은 작가,
2005년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17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박생강 작가,
2007년 문학수첩작가상을 받고 같은 해 제1회 창비 장편소설상을 받은 서유미 작가,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젤리피시"가 당선되어 등단한 조수경 작가,
7명의 작가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를 말합니다. <2의 세계>를 보겠습니다.

7명의 작가가 쓴 7편의 이야기 중에서 2편을 소개하겠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시험의 미래'는 구은열 교수가
기밀이라는 출장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출장 제안을 받을 대도 이곳에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출제 본부에 도착하기 전에는 그 어떤 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지도 교수인 최리사가 종종 학기 중 사라졌고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다른 사람들이 서둘러 강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녀는 한 달도 넘는 시간이 지난 뒤
당당하게 돌아오는 것을 보고 짐작은 했습니다.
구은열 교수는 이를 수락했고 출제 본부에서 자신의 역할을 들었습니다.
파이널 점독관으로 문제에 오탈자나 오류가 있지 않도록
문제 전체를 읽어야 합니다.
출제 팀에서도, 검토와 교정 팀에서도 점독을 수없이 하지만,
파이널 검토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출제 위원들이 긴장이 풀어져 실수가 나온답니다.
그래서 존재를 숨긴 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출제 팀의 시험지가 도착했고 오류가 발견되면
그 문제는 사라진다며 어떤 흠결도 없도록 그에게 신신당부를 합니다.
5초면 넉넉히 읽을 수 있는 문장도 점독을 하니 50초가 걸립니다.
단순히 낭독만 하는 게 아니라 문두와 지문, 선택지 등에 오류가 없는지
정신을 곤두세우며 점독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엄청났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자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 오류는 도무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류가 발견되지 않자 점독의 시간은 더 지루해졌고 도망갈 수 있다면
이곳을 떠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습니다.
점독을 할 시험지의 마지막 장, 마지막 문제에서 드디어 뭔가 보였습니다.
이제 시험지의 맨 끝 수고했습니다의 문장이 남았는데
누가 거세게 문을 두드립니다.
청소 아주머니가 건물 바루 뒷산에 산불이 났다며 얼른 대피하라고 합니다.
구은열은 마무리를 하고 녹화 완료 버튼을 눌렀습니다.
붉은색 교정 표시가 있는 시험지를 겨우 찾아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주차장 공터에 대피한 사람들 사이에 최리사가 보입니다.
구은열은 건물의 층수를 세어봅니다.
자신이 있는 8층이 끝이 아니라 10층까지 있습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다음이 있다면'은 구조조정으로 퇴사를 앞둔 시점에
미진은 사촌을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본 사촌은 몇 달 전 횡단보도에서 세게 넘어졌고 잠시 기절을 했답니다.
다행히 살아났고 반년 동안 그날의 사건을 돌아보며
지금의 시간이 덤으로 주어진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다시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에 새롭게 시작한 일과 그만둔 것,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합니다.
다음에 보자는 말을 남기고 일주일 뒤 사촌이 출근하던 길에
갑자기 쓰러졌고 죽었다고 합니다.
사촌의 부모와 가족들도 자기 자리에서 사촌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데,
정작 미진은 사망 소식을 듣던 순간에 멈췄습니다.
회사에서 나온 후로 방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습니다.
가족들의 잔소리도 지쳐서 포기할 때쯤, 맥주가 먹고 싶어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 나갔는데 그때 발견한 카페 구인광고를 보고 들어갔더니
사장이 석 달만 일하면 된다고 합니다.
카페를 접을 예정이고 손님도 몇 명 되지 않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요.
미진은 그날부터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카페에서 일을 합니다.
사장 말대로 손님은 몇 명,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원해 매장은 항상 혼자입니다.
하지만 카운터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카페에서 지내는 건 침대 위의 시간과는 다릅니다.
이루어지지 않는 두 사람의 모노레일이 돌고 돌아도 그 자리에 머문다는 '모노레일 찾기',
지금 현실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시험의 미래',
링에서 싸우듯이 살아가지만 그 사람을 위해 잠깐씩 앉아 쉬어갈 구석자리가 되고픈 '코너스툴',
최애와 차애가 등장하는 2차 세계를 상상하는 '2차 세계의 최애',
현실의 1의 세계에서 2% 부족한 도플갱어 2명으로 이루어진 '2의 감옥',
죽기 전 반년의 시간이 더 주어진 이유를 알고픈 '다음이 있다면',
미래가 자신을 만난 '이야기 둘'까지 <2의 세계>엔 7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2'라는 주제로 글을 쓴 일곱 작가들은 저마다 다른 의미의 2를 부여했습니다.
현실을 1로 다른 세계를 2로, 혹은 첫 번째를 1로 두 번째를 2로,
2% 부족할 때의 음료 광고에서 도플갱어를, 다음 생이란 의미로 2를.
저마다 다른 의미의 2이지만 이런 1과 2가 모여 모든 것이 되면,
1과 2 사이엔 어떤 차이도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나에겐 어떤 '2'가 있을지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