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 살인 - 사이버 범죄 전담 형사의 리얼 범죄 추적기
박중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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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연천경찰서에서 경찰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2019년 2월, 모든 수사를 중단하고 사이버 범죄 예방교육 전담 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더 이상 사이버 범죄로 목숨을 버리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예방 교육에 힘쓰며, <인격 살인>을 썼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야간 당직 근무를 하던 날, 여중생 실종 신고가 들어왔는데 

신고자는 서울에 사는 대학생이었고 실종자의 남자친구라고 합니다. 

미성년자의 실종 신고는 단순 가출로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먼저 현장 도착 후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당직 중인 형사팀 직원들과 함께 실종자의 집으로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실종됐다던 여학생은 계속 집에 있었다고 합니다. 

신고자와 어떤 관계인지 확인이 필요해 보였지만 

야간 주점을 운영하던 여중생의 어머니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듯 

계속 괜찮다고만 합니다. 

여중생의 오른팔에 수건이 둘러져 치워서 확인해 보니 자해 흔적이 많이 보였습니다. 

여기서 더 관여하면 악성 민원인으로 돌변할 수 있어서 돌아갔는데, 

며칠 뒤 학생의 어머니가 딸과 경찰서로 왔습니다. 

여중생은 신고자를 랜덤 채팅으로 만났고 

오프라인 교제를 하면서 연인 관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남자와의 톡 대화 내용을 본 남자친구는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고, 

원할 때 만나 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여중생은 두려움에 손목에 자해를 했고, 

여중생이 연락을 받지 않을 때마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며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와의 대화 내용을 기록물로, 통화 녹음 파일을 녹취록으로 만들고 

휴대전화 실시간 위치 허가서와 체포영장을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그렇게 피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고, 

그가 사는 곳으로 데리고 가 나머지 증거물도 찾았습니다.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 미성년자의 동의가 있었는지는 

범죄가 성립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란 용어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바뀐 이유입니다. 

음란물 이용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자발적인 참여 의사가 

반영될 수 있다는 해석을 지우고, 철저하게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것은 잘 된 일이긴 한데, 음란물과 관련된 질병 분류는 없다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피의자를 심문해 보면 자극적인 영상을 보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답니다. 

비슷한 질병 코드가 있지만 오랫동안 자극적인 음란물에 노출된 피의자들은 

병들어 있습니다.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정립된 자신들의 성적 이상을 실행한 희생자들을 늘 찾고 있습니다.


인터넷 직거래 사기는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지, 

자금 흐름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계좌 흐름을 얼마나 잘 비트는지, 

자신들의 위치를 얼마나 잘 숨기는지에 그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어떤 피의자는 인터넷 도박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고 

부모님에게 돈 달라는 말을 하지 못해 티켓 양도 사기를 도모했다고 합니다. 

그는 지옥에서 꺼내줘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몇 년 뒤 다시 도박을 했습니다. 

도박은 이처럼 중독성이 강해 전문기관의 도움 없이는 결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회사를 상대로 하는 사기 중 하나는 중간자 공격으로 피해를 입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교신하는 상대방의 이메일 주소를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도록 위조해 

잠입하는 방식인 중간자 공격의 공격자를 '이브'라고 부릅니다. 

이제 막 수출을 시작하면서 해외 판로 개척을 준비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구매 국가의 자사 제품에 대한 관심은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 간에 이메일로 내용을 공유하는 경우, 

특히 업무용과 개인용 이메일을 분리하지 않고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세심한 보안의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기 집단은 복잡하게 범죄를 꾸미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커지고 

수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5개국, 6개국으로 조직이 그물망처럼 퍼져나갈지도 모릅니다. 

당장의 현실적인 대안은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 예방 교육을 하는 것뿐입니다.




경찰은 수사기법을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비밀이지만 

사이버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은 만큼 

왜 사이버 범죄에 예방이 필수인지를 알리고 싶어 

사이버 범죄 전단 형사 저자는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예고 없이 찾아왔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를 고스란히 목격하면서 

견디기 힘든 트라우마가 생겼답니다.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었답니다. 

담당자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와 가족들이 

상처 입거나 자살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사이버 범죄는 남은 사람들의 인격마저 죽이는 살인자입니다. 

사이버 범죄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래서 남은 사람들에게 더욱 예방이 중요합니다. 

유해 정보를 삭제·차단·폐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참여도 물론 절실합니다. 

그렇게 여러 방면에서 대응책을 찾는 저자의 노력이 

핫라인 구축과 피해자 지원과 예방 교육까지 확대되었답니다. 

하지만 더 많은 기관과 사람들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신이 사는 지역에 예방교육을 듣거나 요청하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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