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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2. 에티켓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ㅣ 오리진 시리즈 2
윤태호 지음, 김현경 교양 글, 더미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백 권짜리 고양 만화를 기획하고 있는 저자 윤태호는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내세워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파헤칩니다. 1권에 이어 2권에는 에티켓을 다루는데, 내용을 보겠습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미래 세계에서 인류는 더 이상 힘들게 살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AI에게 맡겨둔 채 삶의 의미를 잃고 멸종의 길로 들어선 인류를 보며 깊은 회의를 느낀 과학자들은 삶을 향한 에너지가 가장 뜨거웠던 21세기로 지적 유산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보냅니다.
로봇이 도착한 곳은 21세기 서울의 망한 벤처회사 사무실, 로봇은 자신을 보낸 과학자의 조상 '동구리'에게 미션을 전달합니다. 이때 날린 투자금 대신 뭐든 챙기겠다며 '봉황'이 사무실로 쳐들어오고, 로봇은 봉황이 챙겨 자신의 집인 '햇살타운'에 데려갑니다. 오갈 곳 없던 동구리와 동료들도 햇살타운에 입주합니다. 로봇은 새로운 이름 '봉투'를 부여받고 봉황의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되고 생존의 필수조건인 '보온'을 배웁니다.
이제 봉투의 두 번째 과제는 '에티켓'입니다. 이곳 햇살타운 1층엔 분식집 '김밥천재'가 있고 주인 부부와 딸, 아들 네 가족이 있습니다. 2층은 봉황과 부인 나선녀, 딸 봉원과 로봇 봉투가 살고, 과학자 하숙집은 동구리와 동료 3명이 함께 삽니다. 그리고 주인집 할머니 유고맹과 집주인 노어진, 그녀의 딸 방과후수업 교사 김다정과 대학교 휴학 중인 아들 김다감이 삽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특히 주인집 할머니는 참견하길 좋아해서 봉원이네 집에 불쑥 들어와 살펴보고 가고, 아무리 주인집이라도 함부로 들어오는 것이 싫은 나선녀는 화가 납니다. 그런데다가 심부름으로 분식집에 떡볶이를 사러 간 봉원은 봉투가 냉장고 코드를 뽑고 충전합니다. 이를 모른 채 올라온 다음 날, 냉장고의 음식들을 다 썩고 이를 변상해야 합니다. 게다가 봉투가 쓴 전기가 보름 만에 150만 원이 나옵니다. 생활이 빠듯한 나선녀는 말썽만 부리는 봉투에게 떨어지라고 합니다.
사람과의 거리에 대해 잘 모르는 봉투는 나선녀를 어려워하고 얼마만큼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합니다. 전기비가 많이 나오는 봉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다음 권이 기대됩니다.
현대 사회처럼 사람이 자주 옮겨 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일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도움이 되는 행동 규범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집니다. 모르는 사람과 있는 시간을 피할 수 없다면 이 시간을 최대한 불쾌하지 않게 보낼 방법을 찾아야 하고, 사람들이 언제 어떤 식으로 만나 관계를 맺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공간을 침범당합니다. 우리가 선택해서 건 강요당해서 건 말이죠.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만큼 약속도 많아졌습니다. 약속을 지킨다는 건 에티켓을 지키는 일이고, 에티켓을 지킨다는 건 나에게도 그렇게 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우리가 서로 허용한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를 보호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입니다. 고로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