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유재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전통장례명장 1호인 저자는 동국대학교에서 단체장으로 석사학위를,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국가장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동국대학교에서 장례 비즈니스 아카데미(F.B.A) 과정 외래 강사 및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전직 대통령과 큰스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 

이매방 무용가, 여운계 배우, 이경해 열사 등 대한민국 유명 인사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그가 느낀 것을 <대통령의 염장이>에서 보겠습니다.



장례지도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친구의 장례는 그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요양원에 있던 친구가 전화를 걸어 

도신스님을 아느냐고 물어봅니다. 

자신은 천주교 신자인데 TV에서 도신스님이 부르는 '님의 향기'를 듣고 

큰 울림을 받았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보면서 투병 생활에 큰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저자는 차로 친구 부부를 태워 스님이 계신 절에 도착해 뵈었답니다. 

친구는 잠을 자는 게 두렵다고 하니, 스님이 무서워 말라며 

태어난 세상도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이고, 가야 할 저 너머 세상도 

경험한 바 없는 세상이랍니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이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너무나 기피해서 생각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은 함께 가는 것이기에 

미리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대통령의 염장이로 참여한 것은 최규하 전 대통령의 장례식부터입니다. 

부고를 접한 후 종묘사직의 제사를 맡고 있는 인간문화재 이건웅 선생님과 

유학자이자 풍수가로 영친왕의 아들 이구 님의 왕실 장례를 진행한 

이홍경 선생님을 모시고 장례식장에 갔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유지를 남겼고, 

뜻을 받들고 장례의 격을 높이면서 염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배우 여운계 씨의 장례를 맡고 입관이 거의 끝나갈 무렵,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직원들과 함께 봉하 마을로 향했답니다. 

내려가는 중에 행안부 의정팀으로 전화를 받고 도착했고 

조문객이 너무 많아 제대로 애도를 표하지 못하자 절의 소원지가 생각나 

노란 리본을 떠올려 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게 했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담당했고 

큰 스님들의 다비를 맡으며 항상 예를 다하는 마음으로 염을 했다고 합니다.


시체는 무섭다는 생각에 시신을 만지는 장례지도사를 꺼리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한 집안의 어른이 돌아가시면 자식들이 직접 염습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아들은 물론 딸에게도 염습을 가르치는 집안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전염병이 돌아 사람이 갑자기 많이 죽거나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시신을 발견했을 때, 

이를 처리하기 위해 다리 밑의 걸인을 불러다가 돈 몇 푼 쥐여주고 염습을 시켰습니다. 

돈 때문에 하는 것이기에 그들은 술 한 잔 들이켜고 마구잡이로 했을 것입니다. 

그런 이들을 귀하게 대접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뻔하고, 

그래서 그 시절에는 염사를 천하게 여겼고, 염하는 것을 천박한 일로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염습은 절대 천한 일이 아닙니다. 

산파가 한 인생을 두 손으로 받아줬다면, 

염사는 한 인생을 갈무리하여 두 손으로 보내주는 사람입니다. 

인생사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보통 우리들은 잘 먹고 잘 사는 것만이 복인 줄 알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모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누릴까를 고민합니다. 

물론 이것도 복이지만 잘 떠나는 것도 큰 복입니다. 

편안히 죽음을 맞는 것, 많은 이의 애도 속에서 세상을 떠나는 것, 

물 흐르듯 순탄하게 장례를 마치는 것도 고인의 복입니다. 

<대통령의 염장이>를 읽을수록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살아 있을 때, 나의 엔딩노트를 써야겠습니다. 

다음 해에 또 고치더라도 정신이 온전할 때, 사지 건강할 때, 

나의 죽음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자 한 자 적어야겠습니다. 

나는 어떤 죽음을 맞고 싶은지, 나의 마지막 모습은 어떻길 바라는지, 

죽음 직전까지 어떻게 살아야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겠습니다. 

이것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니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