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전시관
설혜원 지음 / 델피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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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모퉁이'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클린 코드'로 2017년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에 신인 추천을 받았고, 2019년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허구의 전시관>은 7개의 단편을 모았습니다.



'미녀 병동의 콜라 도난 사건'은 종합병원 3병동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3병동은 다른 병동에 비해 오르락내리락하는 높이에 있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노출이 잦았고, 중환자들이 모여 있지만 심각한 상황이 일어난 적은 없었으며 간호사 9명이 전부 예뻐서 다른 병동 간호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립니다. 3병동 스테이션의 냉장고에서 어느 날부터 콜라가 없어집니다. 콜라 마니아인 미주가 아침에 사놓으면 점심 지나서 1.5L의 콜라 한 병이 사라집니다. 그런 일이 몇 번 생기고, 스테이션에 침입자가 들린다는 소리입니다. 이곳엔 냉장고만 있는 게 아니라 혈액, 주사약들이 보관되어 있기에 심각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식당에서 3병동의 도난 사건이 입에 오르내리고, 하루빨리 이 사건을 해결해야겠다는 미주의 결단에 다른 간호사들도 힘을 모아 잠복근무를 합니다. 그렇게 범인은 잡혔는데, 그분은 생각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빈한승빈전'은 옛날 옛적에 나무꾼 빈한과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승빈의 모습을 모니터 하는 인생행정소의 견자인 나의 이야기입니다. 인류의 모든 삶이 수신되고 동영상으로 출력되는 이곳에서 인생을 조절하고 분류하는데, 난 삼 개월 계약을 맺고 일합니다. 빈한과 승빈은 같은 사람으로 두 개의 삶 속에서 특기할 만한 일이 생기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 최종 보고를 할 때 난 승빈의 친구였지만 그를 이용하고 악한 행동을 했던 우호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다시 승빈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1500년 전 한국 시대 사람이 쓴 이야기로 21세기를 끝으로 인간이라는 종은 폐기됩니다. 인생행정소 직원들은 악과 선의 레벨을 집계해 그 행동의 대가를 삶으로 치르게 했더니 점점 악이 많아지며 결국 1000년 전 인간종은 폐기되고, 노쇠한 인간 개체들은 지구라는 상자에 가두어졌고 구슬만 한 크기로 압축되어 보관되고 있습니다.


'남우 공방'은 홈쇼핑을 보다가 자신도 소파를 파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가구점을 전전하다 외진 곳의 남우 공방에 일하게 됩니다. 그곳의 사장님인 할아버지는 장인 정신으로 수가구를 제작하지만 주문이 없고, 귀가 먹어 손님과 소통이 안 돼 장사가 힘듭니다. 내가 손님 응대도 하고, 잡일도 시키며 일하는데, 베란다 공방 사장 윤성원이 할아버지를 찾아와 스승이라 부르며 함께 하자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수가구가 아니고 가짜를 팔 수 없고 아들 이름도 팔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할머니가 당뇨병으로 치료를 해야 해서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남우 공방이란 이름을 팔며 홈쇼핑에 나가 그렇게 욕했던 수가구를 만듭니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후로 가게 문을 닫아 부모님 치킨집에서 다시 알바를 하는데, 남우 공방의 의자가 집으로 배송됩니다.




때론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같은 적 있습니다. <허구의 전시관>도 허구란 여백에 현실로 쓰인 우리 삶의 이야기를 뒤집어 현실을 여백 삼아 허구로 우리 삶의 이야기를 서술함으로써 우리에게 도대체 허구란 현실은 무엇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인생의 어떤 구간은 미로처럼 복잡하고, 벗어나려 할수록 끝이 보이지 않아 자꾸 빠져들게 됩니다. 발버둥 칠수록 더 옮아내는 덫처럼요. 그럴 때는 발버둥 치지 말고 가만히 있거나 걷는 것이 낫습니다. 벗어나려 조바심치지 말고 계속 걷다 보면 어느새 그 미로를 벗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허구의 전시관>에 수록된 7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앨리스와 같은 환상적인 모험을 느껴보세요.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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