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거는 영화들 - '조커'에서 '미나리'까지 생각을 넓히는 영화 읽기 생각하는 10대
라제기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9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이후 영화 담당 기자로 10년 넘게 일한 저자는 

덕분에 하루 두 편꼴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답니다. 

영화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영국 서식스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뒤에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런 저자의 열정이 담긴 <말을 거는 영화들>, 내용을 보겠습니다.



<말을 거는 영화들>의 첫 번째 영화는 "아이 엠 우먼(2019)"입니다. 

영화는 실존 인물인 호주 출신 가수 헬렌 레디의 삶을 그립니다. 

1966년, 노래로 성공하기 위해 미국에 온 그녀의 앞엔 장애물이 많습니다. 

이혼녀라서 안 된답니다. 

앨범 녹음을 거절당한 헬렌은 생계를 위해 클럽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지만 

자신의 출연료가 남성 밴드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항의하자, 

남자는 부양가족이 있어서 그렇답니다. 

헬렌도 허름한 호텔에 투숙하며 딸아이를 기르는 건 마찬가지인데 현실은 부당합니다. 

젊은 음악 프로듀서 제프와 결혼해 LA로 가서 겨우겨우 앨범을 내고 인기를 얻지만 

헬렌을 대하는 제프의 태도는 변함이 없습니다.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기획사 역시 남편에게만 헬렌의 다음 앨범 의견을 묻습니다. 

이런 영화 내용은 1970년 미국 사회의 시대적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나는 여성이다/나의 포효를 들으라'로 시작하는 헬렌 레디의 대표곡 

"아이 엠 우먼"은 이런 시대정신을 담은 곡입니다. 

남녀평등을 주창하는 시기에 여성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합니다.


"미나리(2021)"의 배경은 1980년입니다.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이주한 제이콥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제이콥은 원대한 꿈, 현명한 머리, 성실한 자세까지 가지고 있어 

성공할 자격이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현실에 발목을 잡힙니다. 

제이콥의 꿈은 가족의 뜻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하면 가족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내 모니카는 남편의 독단적인 행동에 불만을 품습니다. 

이렇게 위태로워 보이던 가족에게 희망의 싹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뜻밖의 문제가 생기고 이를 해결하며 서로가 하나가 됩니다.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가족은 함께 모여 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함께 꿈을 꿔야 한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2021)"는 1960년 미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베트남 전쟁, 흑인 민권 운동으로 첨예한 갈등의 시기였던 이때, 

마틴 루서 킹, 맬컴 엑스가 암살되었습니다. 

이들과 더불어 미국 흑인 인권을 대표하는 프레드 햄프턴은 

21살의 나이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진실은 관련자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그 이야기를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 배후엔 미국 정부가 있었으며 공권력이 미국 시민에게 총알 세례를 퍼부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미국과 비교하면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지 생각하게 합니다.


<말을 거는 영화들>의 마지막 영화는 "승리호(2021)"입니다. 

2092년 미래는 상위 5%의 사람들만 오염된 지구를 떠나 우주로 이주합니다. 

나머진 지구에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운이 좋아 우주에 머문다고 해도 상위 계층이 아니면 

비시민권자 취급을 받으며 불이익을 감내해야 합니다. 

영화에서 우주 거주 시설은 초거대 기업 UTS의 소유입니다. 

UTS의 수장은 설리번으로 우주의 시설물을 통제하고 전투 부대까지 가져 

정부보다 더 큰 존재가 됩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아끼며 살아도 돈 한 푼 남기지 않는 우주 청소부 승리호 선원들은 

현시대의 청춘과 닮았습니다. 

먼 미래에도 세상이 크게 바뀌지 않을 수 있음을 영화는 암시합니다.




영화는 우리가 세상을 만나는 창입니다. 

영화를 통해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고, 

알지 못했던 그때의 상황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가 대중적인 매체라 해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면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 영화의 경우, 이야기의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알지 못해 

영화감독의 숨은 의도를 알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말을 거는 영화들>에서 소개한 24편의 영화는 

몰랐던 역사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참고 자료가 됩니다. 

책을 읽으며 몰랐던 그 시대 상황을 더 알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저만은 아닐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