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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평점 :

1947년 도쿄에서 태어나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60세에 은퇴 후 집필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2010년 "귀축의 집"으로
제3회 '바라노마치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당시 심사를 맡은 '신본격 미스터리의 아버지' 시마다 소지는
'추리의 정밀기계가 쓴 것 같은 작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만의 살의>는 출간 후 연말 미스터리 랭킹 상위권을 휩쓸었고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1966년은 일본에서 의미 있는 해입니다.
주민 등록상 일본 전체 인구가 1억 명을 넘겼고
미터법의 완전 시행으로 척관법이 법적으로 금지했으며
TV가 급속도로 보급되어 일본 최대 광고 회사가 매해 발표하는
일본의 광고비 부분에서 TV 광고비가 처음으로 신문 광고비를 앞선 해이기도 합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니스커트가 크게 유행했고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국민 상품들이 처음 세상에 나온 해였으며,
엔카와 대중가요의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서구 자유주의 진영과 동구 사회주의 진영의 냉전이 이어졌고
베트남 전쟁이 벌어졌으며 마오쩌둥이 문화 대혁명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련의 무인 달 탐사기가 달에 첫 연착륙을 했습니다.
그런 1966년 7월, Q현 후쿠미시에 있는 니레 가문 저택에서 기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니레 저택 살인 사건으로 명명된 이 일은
이름난 명문가로 니레 저택 안에서 일어났을 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집안사람으로 집안 내 갈등이 초래한 사건임을 암시했습니다.
가문의 당주였던 니레 이이치로의 오칠일(사람이 죽은 지 35일째 되는 날 치르는 재)이라
새로운 당주 니레 하루시게를 비롯한 가족과
친분이 두터운 일부 관계자들이 모여 법요식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식당에 모여 커피나 보리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중
큰딸 사와코와 손주 요시오가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가고, 독살 판정을 받습니다.
범인은 새 당주이자 이 집의 데릴사위인 니레 하루시게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직계도 아니고, 의지할 아내까지도 죽은 마당에
가족 중 그를 편들어 줄 사람은 없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륜 의혹이 터졌고,
죽기 직전 큰딸이나 용의자의 아내가 "살려 주세요. 절 죽이려고 해요."라고 말한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하루시게는 범행을 인정하고 경찰서에 출두합니다.
그는 동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고 1심에서 무기 징역이 확정되었습니다.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니레 가문을 지키고 있는 둘째 딸 도코에게 편지가 옵니다.
얼마 전 가석방된 하루시게로부터지요. 자신은 죄가 없고
도쿄도 무죄임을 알고 있을 거라고 쓰여 있습니다.
사건이 터지기 전 도쿄와 미래를 상의한 적이 있었고,
앞으로 어떤 난관이 닥치든 서로를 지켜 나가자며 다짐한 자신이
아내와 양아들을 죽일 이유가 없다면서요.
감옥에 있는 동안 누가 범인일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고
법 관련 책들과 판례집, 추리소설을 읽으며 여러 가지 가설을 도출할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나온 자신의 추리를 도쿄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그 편지를 받은 도쿄는 하루시게에게 자신의 추리 내용을 보내지요.
그렇게 주고받은 편지들.
40년이 지난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요. <기만의 살의>에서 확인하세요.
5통의 서신으로 이뤄진 <기만의 살의>. 그리고 서신에서 밝혀진 40여 년 전 진범의 정체.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이후로 이어진 이야기에서 살인범으로 몰린 피해자의 복수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내용이어서 어떻게 결말이 날지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습니다.
'추리의 정밀기계'라는 수식어가 정확히 어울리는 미키 아키코의 <기만의 살의>.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던 이유를
책을 읽다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화 저택을 무대로 한 독살 사건과 편지로 오가는 등장인물들의 추리 대결까지,
정통 미스터리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