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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 인류의 역사에 스며든 수학적 통찰의 힘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4
김민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 세계 최초로 영국 워릭대학교 '수학 대중화 석좌교수'를 역임한 저자는 현재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 연구소장, 에든버러대학교 수리과학 석좌교수, 그리고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를 지내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대중을 수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강의를 진행하며 역사 속에서 수학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려주는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에서 보여줍니다.

피카고라스의 여러 발견 가운데 우리가 볼 것은 '화음 이론'입니다. 피카고라스의 화음 이론의 근간을 현대적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음의 높낮이를 주파스와 연관 짓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직접적으로 듣는 것은 그 소리를 듣는 귀 앞의 공기 압력이 변하는 주파수인데, 압력이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면서 변하는 패턴이 소리로 인식됩니다. 고로 1초에 몇 번 오르내리는지를 측정하는 주파수가 우리에게 음의 높낮이가 되는 것입니다. 피카고라스의 화음 이론은 음악뿐만 아니라 우주와 자연의 모든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합니다 .음을 생성할 때 소리의 주파수가 기본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소리가 주파수의 합성으로 만들어집니다. 원자로부터 혹은 기본 입자로부터 큰 물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기본 주파수를 합쳐 복잡한 음이 되고 화음도 되고 소리도 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원자 이론의 창시자'를 일반적으로 데모크리토스라고 대답하지만 저자의 관점에서만큼은 피타고라스의 화음 이론이 진정한 원자 이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해낸 공식들은 가장 기초적인 과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학교에서 주로 배우는 많은 공식들을 처음으로 발견한 인물인데, 대표적으로 원의 면적, 구의 표면적, 구의 부피 같은 기하학적 측량값들을 알아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물리학 업적으로 정지해 있는 유체에 작용하는 힘과 압력을 연구하는 학문인 유체정역학의 발견도 있고, 여러 가지 유용한 기계들을 발명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인생 역시 피타고라스 경우처럼 그가 죽고 한참 지나서야 그의 이야기가 글로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사이어 월러드 기브스는 20세기 이전 원자의 역사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19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학자 중 한 명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미국이 낳은 첫 번째 세계적인 과학자로 칭송합니다. 그가 제시한 열역학의 근간으로 인해 경험적 추론 위주였던 물리화학이 연역적 이론으로 크게 바뀌었고 벡터, 대수학의 기초를 정립해 물리학의 수학적 언어에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1903년 기브스가 발표한 논문 '통계역학의 기초 원리'는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통계역학의 근간을 이룹니다. 이 대단한 과학자의 첫 번째 전기를 쓴 사람은 놀랍게도 좌파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입니다. 시인 루카이저는 왜 기브스의 전기를 쓰고자 했을까요. 루카이저는 과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은유가 필요하며, 시인은 은유의 전문가라고 책 시작 부분에서 설명합니다. '시인의 세상은 과학자의 세상이다'라며 루카이저는 기브스의 인생과 함께 그의 과학 세계 자체, 그리고 그의 미국적 과학 사상을 시인의 언어로 설명하는 책을 계획한 것입니다.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는 여뎗 번에 걸쳐 진행한 강의의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수학은 인간 문화유산의 일부입니다. 객관적인 사실을 다루는 자연과학과의 연관성은 문화로서의 수학의 가치를 잊게 만들지만, 그 때문에 엄밀한 사고 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와 문학의 틀 속에서 수학을 논함으로써 딱딱한 수학을 조금은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인류 역사의 근간이 된 피타고라스의 정리, 아르키메데스의 발명, 바빌로니아 알고리즘과 루트의 발견, 방정식과 르네상스를 만든 수학, 과학자들에게서 발견한 수학, 천재 시인 소르 후아나, 통계물리와 시와 수학까지 다양한 분야와 역사에서 이 책은 수학을 발견하고 말합니다. 아름다운 수학을 역사, 과학, 문화에서 발견하고 함께할 수 있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