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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1977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만화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1998년 서울문화사 신인만화공모전으로 데뷔했습니다.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 단편상,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 부천만화대상 대상, 한국출판문화상 아동청소년 부문 대상, 오늘의 우리만화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대단함이 돋보이는 <송곳>. 1권부터 보겠습니다.

경기도 부진시에서 부진 노동상담소를 운영 중인 구고신은 체불, 산재, 부당 해고, 노동조합에 관한 일들을 상담하고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말발이 있는 사람으로 많은 노동조합인들이 그를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던 아버지 인생의 유일한 자부심인 할 말은 하는 것과 지렁이라도 다칠까 괭이질조차 조심스럽던 엄마의 예민함을 닮은 이수인은 학년 초부터 담임 선생님에게 찍혀 매 타작을 받으면서 자신은 '누군가의 걸림돌'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대놓고 자민당을 찍으라고 하는 말을 듣고 동기생들을 모아 정치개입에 대해 안건을 내자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말이 새었는지 높은 분들이 그들의 회의에 참관하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이수인이 손을 들고나가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말을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후로 보이지 않게 그를 갈구지만, 버텨서 장교로 가서 일을 합니다. 그곳이 한동안 편했지만 결국 비리를 알게 된 이수인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정의를 외칠 뿐 정의를 실현시킬 수는 없는 인간이 됩니다. 그렇게 10년의 복무가 끝나고 외국회사라면 조금은 나을 것 같아 식품회사에 취직해서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비리는 있습니다. 관리직들에게 일하는 직원들을 구박해서 그만두게 만들라고 합니다. 이수인은 그 말에 못 하겠다고 했고, 다른 관리직들은 처음엔 눈치를 보다가 자신도 살아야겠다며 사람들을 더 심하게 다룹니다. 그러면서 같이 동조하지 않는 이수인을 눈엣가시처럼 여기죠. 사장도 그런 이수인을 사람들 앞에 세워 이 사람 때문에 당신들에게 승진도, 보너스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 공공의 적이 된 이수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수인의 직장으로 명함을 돌린 구고신을 찾아가 도움을 구합니다. 처음에 거절하던 구고신도 이수인의 생각에 동참해 일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1800년대 유럽에서 노동자 두 명이 술집에 모이는 것도 불법이던 시절,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일곱 살짜리한테 하루 열네 시간씩일을 시켜도 계약의 자유이던 시절, 그런 시절부터 피 흘려가며 만든 법이 바로 '노동법'이랍니다. '제 스스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기어이 한걸음 내딛고 마는 송곳 같은 인간이' 이렇게 세상을 바꿨습니다. 독일은 초등학교에서 모의 노사 교섭을 1년에 6번 하고, 프랑스는 고등학교 사회 수업 1/3이 교섭 전략 짜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나라들에는 판사, 교수, 경찰, 소방관 등도 노조를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노조란 이름이 빨갱이로 치부되어 이런 말 하기가 겁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라도 바꿔야 합니다. 사람은 대부분 그래도 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됩니다. 노동운동 10년 해도 사장되면 노조 깰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것이 인간입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듯이 인간의 나약함을 <송곳 1>에서 꾸밈없이, 그래서 신랄하게 보여줍니다. 2권이 기대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있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