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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냉장고 -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의 차이로 우주를 설명하다
폴 센 지음, 박병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과학 TV 프로그램 제작자인 폴 센은
대학교에서 열역학을 처음 접한 뒤 그 매력에 빠졌답니다.
과학을 대중화하겠다는 생각으로 방송국에 입사해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되었지요.
그가 제작한 BBC 과학 다큐멘터리 중 "참나무: 자연의 위대한 생존자"는
2016년 최고의 자연사 프로그램에 수여하는 왕립TV협회상과
최고의 과학 다큐멘터리에 수여하는 그리어슨상을 받았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중 사디 카르노의 '불의 동력에 관한 소고'를 접하고
<아인슈타인의 냉장고>를 집필했습니다.
과학의 역사가 모든 역사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이 담긴 책 속을 살펴보겠습니다.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프랑스 혁명 정부의 공약에 따라
파리에 설립된 국립 미술공예학교는
'수학은 미신을 잠재우고 귀족의 특권을 압도하는 최상의 무기'라는 기치 아래
심도 있는 과학 교육과 많은 자원을 투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프랑스 과학자들은 다양한 과학 지식을 개발했는데,
이 학교에 다녔던 사디 카르노는 열역학의 과학적 기초를 세우게 됩니다.
카르노에게 증기기관은 학문적 탐구 대상이 아니라
효율을 높여 자국의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영국을 앞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최대한의 동력을 얻기 위해 '흐르는 열의 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물이 아무리 많아도 아래로 흐르지 못하면 수차를 돌릴 수 없듯이,
열이 아무리 많이 발생해도 '차가운 곳으로' 흐르지 않으면 동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증기기관도 마찬가지로, 열은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추진력을 발휘할 수 없으며 냉기도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는 열역학 역사에 첫발을 내딛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전부터 정설처럼 믿고 있던 칼로릭 이론에 오류가 있음을 직감한 줄은
발전기가 작동될 때 전선이 따뜻해짐을 확인하고,
열을 생산하는 전류의 능력을 설명합니다.
더불어 일과 열이 서로 호환 가능한 양이라 생각하고 구체적인 값을 계산했습니다.
그의 글은 에너지 보존 법칙(또는 열역학 제1법칙)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톰슨은 카르노의 이론과 줄의 실험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 둘 사이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톰슨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개의 퍼즐은 제대로 맞춰지지 못했습니다.
독일의 과학자 헬름홀츠는 에너지의 개념을 정의했고,
줄의 실험에서 영감을 얻어 '열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클라우지우스는 줄의 실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엔진에서는 열의 일부가 일로 바뀐다'는 과감한 가정을 세우고
두 이론이 상충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의 논문에 실린 두 개의 법칙이 오늘날 '열역학 제1, 제2법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톰슨은 식어가는 쇠막대에서 우주의 섭리를 발견했고, 절대온도의 개념을 세웠습니다.
클라우지우스는 엔트로피의 개념을 정립했고,
열은 공기 입자들의 '속도의 차이' 현상에서 기인한다는 베르누이의 논리는
과학의 역사를 바꿀 만한 대발견이었습니다.
클라우지우스는 기체의 입자론에 기초한 베르누이의 이론을
액체와 고체까지 확장 적용해
'모든 물질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여러 개(수조 개)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맥스웰은 클라우지우스의 이론에 수정을 가해 통계역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습니다.

열은 왜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는지를 풀기 위해
볼츠만과 기브스는 연구했습니다.
볼츠만은 원자 단계에서 열의 거동을 설명하다가
톰슨이 말했던 '시간의 화살(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의 특성)'의 수수께끼를 해결했고,
기브스는 가열, 냉각, 압축, 인장 등에 따른 물질의 변화를 보여주는 '열역학 지도'를 통해
열역학 법칙이 물질계에 적용되는 방식을 한눈에 보여주었습니다.
기브스의 업적은 발전소를 넘어 냉장고에 이르릅니다.
두 개의 열역학 법칙으로 모든 화학반응을 설명한 기브스의 법칙을 발표했고,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맥스웰은 전구의 필라멘트가 빛을 발하는 원리를 밝혔고,
플랑크는 열역학에서 통계를 적용해 전자기파의 분포를 설명했습니다.
플랑크는 이 내용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해 양자물리학의 서막을 열였습니다.
원자론을 믿지 않았던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논문을 접한 후로는
원자의 존재를 인정했으며, 원자의 거동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열역학 제2법칙이 성립하는 이유까지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양자'의 개념을 아인슈타인의 논문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이 되었습니다.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열역학을 파고들어,
냉장고를 설계해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새로운 냉매인 프레온을 개발해
그가 만든 냉장고는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하지만 그가 벌어들인 돈으로 나치 박해로부터 유태인 학자들의 탈출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정보와 에너지의 관계를 밝힌 섀넌,
진공관과 트랜지스터의 발명, 생명체의 형성 과정을 수학적 논리로 설명한 최초의 과학자 튜링,
블랙홀이라는 특이점을 발견한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 열역학의 관계를 밝혀낸 호킹의 과학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열역학의 법칙은 만물의 기본 단위인 원자와 살아 있는 세포부터
문명 세계에 동력을 공급하는 각종 엔진과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거동 방식을 결정합니다.
우리는 왜 숨을 쉬어야 하는가? 왜 먹어야 하는가?
빛은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우주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의 답이 열역학에 들어 있습니다.
또한 하수 펌프와 제트엔진, 안전한 전기 공급망과 생명을 살리는 생화학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대 문명의 모든 기술은
열역학의 핵심인 에너지와 엔트로피 그리고 온도를 이해했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냉장고>에서 열역학의 법칙이 탄생하기까지와
수정 보완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열역학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이 열역학의 역사는 인간이 과학적 지식을 획득해 온 역사임과 동시에
지식과 사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해 온 변천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이 밝혀내고자 하는 진리를 향한 열정을 확인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인류의 삶에 끊임없이 영향을 준 자연의 진리를 밝히고자 했던
과학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