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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3 - 새 잡이 사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으로 21세기 소설을 발명해 냈다."란
'뉴욕 타임스'의 북 리뷰를 보면 어떤 내용의 소설이기에
이런 극찬을 받을까 궁금해지죠.
21세기 소설은 무엇이고 이 소설에 어떤 요소가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1권과 2권에 이어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마지막 권인 <새 잡이 사내>를 읽었습니다.

1권에서 고양이가 집을 나가고, 아내도 집을 나갔습니다.
2권에서 아내의 편지에서 다른 남자가 생겼다고 내용을 읽습니다.
아내의 오빠 와타야 노보루가 이혼하라고 말을 하고,
고양이 일로 인연을 맺은 가노 크레타가
자신과 함께 크레타섬에 가자고 합니다.
나는 이웃의 빈 집의 우물에 들어가 잠이 들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오른쪽 볼에 검푸른 얼룩이 생깁니다.
3권은 삼촌의 충고대로 신주쿠로 가서 사람들을 보기 시작합니다.
말을 건넨 넛메그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일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넛메그는 부부 디자이너로 잘나가는 사람이었는데
남편이 살해를 당한 이후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식으며 집안에만 있다가,
지인의 부탁으로만 옷을 가끔씩 만들었습니다.
그 지인이 가봉을 하러 왔다가 머리가 아프다며 쓰러지자
머리에 손을 댔는데 지인의 머리에서 이상한 생명체를 느꼈고,
머리에 손을 대자 그 지인은 상태가 나아졌답니다.
그 이후로 다른 사람을 소개하며 그 같은 일을 해왔지요.
그렇게 그 일을 하면서 힘이 부친 넛메그가
신주쿠 어느 빌딩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고 후계자임을 알았답니다.
가사하라 메이는 기숙학교에 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 있다가 가발공장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먹고 자며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적어 태엽 감는 새 아저씨인 내게 보냅니다.

정체 모를 소년이 등장합니다.
만 7살을 앞둔 그 소년이 자다가 깨서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는데
어떤 남자 두 명이 있었답니다.
한 사람은 나무 위로 올라가고 남은 한 사람이 삽으로 땅을 파내더니
무언가를 천에 싸서 그 구덩이에 넣고 다시 묻습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 소년은 두 사람이 사라진 후에
그곳에 가서 땅을 파서 살펴보니 사람의 심장이었습니다.
소년은 다시 묻었는데 잠을 깨니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1,2권에 나온 새 석상과 마른 우물이 있던 집이 오랫동안 빈집으로 있었는데,
어느 회사가 사들여서 높은 담장을 세우고 저택을 짓기 시작합니다.
공사가 끝나고 이웃 사람들은 소문이 안 좋은 그 집에
누가 사나 궁금했지만 차만 왔다 갔다 할 뿐이지
사람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기자도 취재를 하지만
이른바 페이퍼 회사가 인수했다는 사실만 확인될 뿐
더 이상 추적이 힘들지요.
그 저택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새 잡이 사내>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마지막 권입니다.
이 이야기는 나와 아내 구미코가 키우던 고양이가
집을 나가면서 일이 시작됩니다.
별거 아닌 고양이의 가출이
의식에 관계된 일을 하는 가노 크레타와 가노 마르타 자매와 인연을 맺게 하고,
아내의 오빠인 와타야 노보루와도 오랜만에 만납니다.
그러다 아내마저 집을 나가고, 혼자가 된 나는
마미야 중위와 삼촌의 충고대로
우물 안에 들어가고, 시내에서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그러다 넛메그와 시나몬을 만나며 자신도 의식과 관계된 일을 합니다.
아내는 지금 있는 곳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기 때문에,
나는 이웃집에 있는 마른 우물 속에 들어가서 집중하고 있으면
아내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시도하다가 결국 해내고, 현실과 의식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꼼짝할 수 없는 아내에게 다가갑니다.
아내를 속박한 그를 죽이고 아내를 구출하려는 순간
다시 의식과 현실이 분리되며 나는 엉망진창이 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중문화를 이용해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활동했으나, "태엽 감는 새 연대기"를 통해
그의 작품성에 진지한 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합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생각이
당시 일본인들의 황폐하고 공허한 내면을 반영했다고 느낍니다.
지나온 자신의 흔적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소설입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선물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