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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를 응원할 수밖에 - 멋대로지만 제대로 사는 중입니다
김수민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컵 아티스트란 직업을 처음 접해서 검색을 했습니다.
매일 보는 종이컵에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직업이었어요.
컵 아티스트의 작품을 보니까 기발한 발상에 놀라고
잠시 쓰다 버리는 종이컵을 계속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물건의 정의가 변화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살아가는 컵 아티스트 김수민 씨의 에세이,
<그렇다면 나를 응원할 수밖에>의 내용을 보겠습니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 회사원으로 일한 저자가
갑자기 배운 적도 없는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운다고 그만두었답니다.
그렇게 프리랜서의 길로 들어선 저자는
남들보다 부족한 그림 실력을 만회하고자 색다른 재료를 찾기 시작했대요.
1회용 도시락 용기, 튜브 용기, 돌멩이 등에 그려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두고, 그렇게 발견한 종이컵.
그전까지 일회용 커피를 담는 소모품이었지만
이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캔버스가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여기에 그림을 그려도 된다고 한 적은 없지요.
그렇다면 여기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어떤 펜과 물감을 선택해야 할지,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궁금증이 떠올랐답니다.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꿨을 뿐인데,
지금껏 떠오른 적 없던 수많은 물음과 미션이 머릿속에 떠올랐지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일단 시작하면 작고 사소한 무엇이든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누구나 압니다. 다르다와 틀리다가 다른 것을요.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잣대로 남을 평가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폰의 미확인 숫자가 생기는 것을 못 참는 사람은 아닌 사람이 이해되지 않고,
컴퓨터 바탕화면을 몇 개 이하로 정리한 사람은 가득 찬 사람이 이해되지 않을 것이며,
깔끔한 사람은 어지럽게 되어 있는 공간이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타인이 나를 지적할 땐 '다르다'를 말하면서,
또 다른 타인의 다름은 '틀리다'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이중적인 잣대를 지닌 인간이 된 것이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걸 잊지 맙시다.

중고란 것에는 사연이 담기기 마련입니다,
중고책, 중고 옷, 중고 제품들. 요즘은 물건 교체주기가 짧아져
그렇게 긴 사연이 없겠지만, 그래도 그 안엔 나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집에도 결혼 때 산 신혼가구가 아직 있습니다.
대부분 교체해서 남는 물건은 장롱과 부부 침대고, 1년 뒤에 산 에어컨입니다.
이사 갈 때마다 버릴까 말까 고민하던 것들이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서 계속 함께 살고 있는 중이죠.
결혼한 지 올해 20년이 되었는데,
이번에 이사 갈 땐 어떻게 될지 저도 장담하진 못하지만
오래된 물건들을 보고 있으면 그 추억들이 함께 있습니다.
이번엔 중고서점에 들러서 책 추억을 낚아야겠습니다.
저자처럼 일만 하고 잠만 자다 끝나 버리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경험이라는 밥을 먹고 이 태엽을 감아야 하듯이,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여러 상황에 마주해야 합니다.
매일 똑같은 생활을 사니 단조로운 것도 단조롭지만,
이 경험이라는 것이 쌓이지 않아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약속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 집에만 있지 말고,
나 자신과 약속을 해서 새로움을 느끼는 소소함 경험을 통해
내 삶의 태엽을 녹슬지 않게 한 번씩 감아야겠습니다.
주변의 사소한 것에서 삶의 '밥'이 될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내가 되길,
저자의 바람처럼 저도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