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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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16년째 검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대구에 살고, 대구 인근 지역 근무를 한 검사입니다. 

소위 잘나가는 업무를 맡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 차에 

국민 참여 재판 전문 검사로 자신의 재능인 이야기꾼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검사로 지낸 저자의 이야기를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로 보겠습니다.



일반인인 우리가 보기에 검사는 정말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검사는 아무나 될 수 없고,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도 아니고 

엄청 잘 해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이지요. 

그렇게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은 다른 방면으로는 얼마나 어리숙한지, 

처음부터 알려줍니다. 그 어리숙함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요.


봉사점수를 채우기 위해 간 봉사활동에서 

정원의 잡초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예비 법조인들, 

그들의 눈엔 뭐가 잡초고 뭐가 풀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그나마 저자는 느낌으로 구분해서 작업하고 있으니 한 연수생이 다가와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기준을 물어봅니다. 

느낌이라고 말하기 그래서 두 풀 잎을 보면 한쪽은 털이 있다고 말했더니 

다른 사람에게 털 있는 것들을 모조리 뽑으라고 외칩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연수생들도 열심히 털 있는 풀들은 죄다 뽑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확고한 기준을 세워 

정말 그 기준이 맞는지에 대한 의심은 지운 채 일을 수행합니다. 

그 모습을 본 저자는 법조인이 무언가에 대한 확고한 기준을 갖는다는 것이 

어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털이 있지만 잡초가 아닌 것들도 모조리 뽑혀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사람에게 적용되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될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소주 다섯 병을 비워버리는 삶을 사는 자와, 

그런 삶을 상상해본 적이 없는 판사 사이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각각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그릇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각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계에서 조금, 반 발짝이나 한 반짝 정도, 

'세상 어딘가에는 이상한 일이 있기 마련이니까' 하는 정도만큼만 

상상의 범위가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민원인들을 만날 때 그들의 상상은 어떤 벽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어느 직업이나 그렇겠지만 검사도 한 가지 타입, 

한 가지 성향만으로 이루어진 직업은 아닙니다. 

결국 자신 안에 있는 여러 다층적인 요소들 중에 

이 일을 직업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부분을 기어이 발굴해내고, 

거기에서 기쁨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결국 적성에 맞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세상에 살던지 중심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설정한 표준 높이가 뭐든 간에 

사람들은 자신만의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높이는 살피지 않고 남들 하는 대로 맞추다 보면 

어느 순간 맞지 않아 절뚝거립니다. 

자기가 절뚝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요. 

남들 기준, 세상의 기준보다 자신의 생각과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에 보람을 느끼는지, 무엇을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추상적으로 말고 구체적으로요.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스스로 형태를 갖추는 한, 많은 사람들이 어디를 중심이라고 하든,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방대를 나온, 집안적·사회적 배경이 없는, 체력이 다소 떨어지는, 

여성인 저자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여러 로펌에 원서를 넣었지만 번번이 탈락했습니다. 

이제까지 성적만 받으면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리얼 세상으로 마주한 저자는 노력하면 받을 수 있는 

성적만으로 채용해 주는 곳인 검찰에 응시를 했습니다. 

그렇게 간신히 검사가 되었고, 지방의 작은 지청에 배치를 받아 

지금까지 검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검사들이 하는 일이 다양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검사들은 

민원인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서비스직입니다. 

민원인들과의 관계, 동료와 선후배와의 관계, 사무실 직원들과의 관계, 

그런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한 검사의 이야기를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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