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ㅣ 수상한 서재 4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평점 :

이중인격이라는 어쩌면 흔한 소재이지만 그 내용은 절대 흔하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19년의 기억을 찾기 위한 지아의 기억 여행,
자신이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를 밝히기 위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의 첫 시작입니다.
"누군가 무덤을 파고 있다. 어둠 속에서, 묵묵히.
젖은 흙에 삽을 꽂아 한 덩이를 떼내고,
한 삽. 다시 한 삽.
지아는 눈을 떴다." (p7)
바로 등장하는 지아는 무덤에 파묻혀 겨우 살아난 피해자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반전, 젊은 여자를 구덩이에 파묻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디선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을
혜수 보고 나와서 설명하라고 하죠.
언제 혜수가 다시 몸을 차지하고
지아를 더 큰 절망으로 밀어 넣을지 모르기에 지아는 한시가 급합니다.
언제나 혜수의 저지른 일을 처리하기 급급한 지아,
이번에도 혜수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수습하고, 서울로 갑니다.

염지아는 100kg이 넘는 20대 중반의 간병사입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의 비리를 자는 환자에게 말했는데,
그것이 어쩐 일인지 수간호사에게 들어가서 동료가 알게 됩니다.
그 일로 지아를 추궁하는 동료에게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다른 무언가가 나타납니다.
정신을 차린 것은 20분 후, 동료 손바닥이 연필로 뚫려져 있고,
그것은 바로 지아의 또 다른 자아인 혜수가 한 짓입니다.
그길로 나와 재필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집에 갑니다.
지아가 5,6살 때 전라남도 촌 동네에서 엄마와 아빠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멀리서 알 수 없는 소음이 메아리치고,
젊은 청년이 지아 집에 뛰어들어와 군인들이 총을 쏜다며 숨겨달라고 하죠.
지아 엄마는 지아와 그 청년을 장롱에 숨겨줬어요.
바로 들이닥친 군인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지아 엄마를 곤봉으로 때리며 화풀이를 합니다.
지아는 코끝이 간질 해서 갑자기 재치기가 나고,
그 소리를 들은 군인은 장롱으로 다가갑니다.
지아 엄마는 막았지만 결국 권총에 죽고, 그 모습을 지아가 봅니다.
그때부터 정신이 깨지고,
머릿속에 작은 벌레 한 마리가 들어와 헤집습니다.
그렇게 살아난 젊은 청년 재필은 지아와 지아 엄마에게
목숨 빚을 졌다며 지아 집에 머물며 무엇이든 돕습니다.
그러다 함께 서울로 올라가 지아 아빠와 부동산 일을 시작합니다.
91년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보도된 그날,
지아는 뉴스를 보며 사과를 깎다가 실수로 피가 났는데,
그때 정신을 잃었습니다.
정신이 들었을 땐 아빠가 지아의 어깨를 쥐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지아가 미친년처럼 춤을 추다가 과도를 쥐고는 손목을 그었답니다.
아빠는 기가 허해서 그런 거라며 약을 지어준다고 했지만,
지아는 이상한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고 환청이 말을 건다고 고백합니다.
재필은 지아의 증상이 뭔지 수소문을 하고 다녀 이중인격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인격이 나온 것 같으면 다른 사람 취급하며
걔만 혼내는 식으로 하자면서요.
그 다른 인격을 혜수라 이름하고 아빠는 훈육이라며 지아건 혜수건 때립니다.
혜수는 은밀한 악, 어둠, 구역질 나는 뒷골목,
선한 사람의 등을 처먹는 일에 거리낌을 느끼지 않는 사기꾼,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범죄자의 영역에 속해 있고,
지아는 먹고사는 일에 집중하느라 다른 일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소시민,
당하는 일에 무감각해져 누가 옆구리를 찔러도 실실 쪼개며
간을 내주는 피해자의 삶을 삽니다.
집에 있다 밖에 나온 지아는 손바닥이 뚫린 동료의 남편을 만납니다.
그는 화가 나서 지아를 일방적으로 때리고,
지아는 주머니에서 주머니칼을 잡고 자해를 합니다.
피를 보거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혜수가 나오기 때문이죠.
네가 원한 거라며 깔깔대는 웃음소리를 끝으로 지아를 집어삼켰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땅을 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지요.
그곳은 강원도 묵진 근처 오대산으로 서울까지 걸어서 도착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집에선 아빠가 지아를 맞이합니다. 무려 19년 만에 돌아온 딸을요.

지아의 아빠는 10년 전 지금의 새엄마와 같이 살고,
그녀의 20대 아들 병준은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입니다.
지아의 아빠는 그동안 지아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고,
이사도 가지 않은 채로 기다렸는데, 드디어 그녀가 돌아온 것이죠.
1999년 12월 31일 이후로 기억이 끊겼다가
보름 전 다시 돌아온 그녀는 21세기 문물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녀는 아빠 집에 있다가 어떤 여자가 지아를 보고 혜수라고 부르며
빨간 수염을 보러 가자고 달려듭니다.
물고 때리고 머리로 박는 여자에게 프라이팬을 휘둘러 기절시킨 병준,
지아는 혜수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보러 강원도 묵진으로 내려갑니다. 병준도 함께요.
조대산에 있는 법산사 별채에 사는 관훈은 딸 진희가
서울을 따라가 혜수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녀가 묵진에 왔다는 진희의 말에 자신이 이뤄놓은 것을 생각하고,
빼앗긴 것들을 생각하며 그걸 돌려받아야 할 때라고 합니다. 그
러면서 윤혜수가 온전히 돌아와야 한다고요.
지아가 간병인으로 벌인 사건을 맡은 경찰 규식은
퇴직해서 기자로 지내는데, 실종된 지 19년 만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동안 무엇을 했었는지 기억을 못 한다는 말에
무언가 있음을 짐작하며 염지아를 따라갑니다.
시작부터 몰입감 강한 장르소설을 읽었습니다.
앞의 이야기는 내용의 절반 정도입니다.
이 절반의 내용만 봐도 도대체 무슨 사건일까, 어떤 짓을 한 걸까,
어떤 관계일까 궁금합니다.
그만큼 흡입력이 대단한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입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읽어보길 바랍니다.
이제까지 외국의 장르소설을 주로 읽었던 제게
작가 하승민이라는 이름을 분명하게 인식시킨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그의 전작도 읽고, 그의 다음 작품까지 기대하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