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여행을 생활 같이, 생활을 여행 같이
배지영 지음 / 시공사 / 2021년 5월
평점 :

언제부터 슬로라이프를 내건 천천히 문화가
우리 삶 속에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빨리빨리 경제를 이끌어 온 대한민국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며 외국 문화를 접하면서 그곳의 슬로라이프를 보고
느낀 게 많아진 것이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전까지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과 배낭여행이 주를 이뤘다면
조금씩 한곳에 머물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한 달 살기'가
언론에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 달 살기를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지요.
<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를 통해 여행을 생활같이,
생활을 여행같이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다른 곳에서 한 달 살면서 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프리랜서나 출판사, 작곡가 등의 예술 분야의 사람들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출판사 대표 안유정 씨는 강릉에서, 작곡가 김민경 씨는
완주에서 한 달을 살았습니다.
지자체나 예술가를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월세는 무료였고,
먹는 것과 돌아다니는 것만 해결하면 됩니다.
일반 숙박비 걱정은 덜었으니 걱정의 반은 줄은 셈입니다.
강릉에서 한 달을 산 안유정 씨는 그곳의 공유 사무실과
숙소를 제공받으며 개인 작업에 매진했습니다.
한 달로 모자라 한 달을 더 살았고,
그건 작곡가 김민경 씨도 마찬가지였어요.
완주문화재단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김민경 씨는
결과물보다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기를 바란 재단측 생각에 따라
마을 어르신과 정을 나누며 지내다 옆 동네로 옮겨 두 계절을 더 지내고 있습니다.

두 아이와 함께 한 달 살기를 한 초등학교 교사 김 현씨는 지리산에서,
우울증을 극복하고자 32개월 된 큰 아이만 데리고
김경래 씨는 속초에서 한 달을 보냈습니다.
매일 뭐 하냐며 물어보는 아이들의 질문에 김 현씨는
처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곧 동네분들과 지인들이 놀러 오고,
자신들의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하러 온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며
심심함과 외로움을 잊을 수 있었대요.
차를 몰고 근처 박물관 등도 다니고,
주민들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소개해 줘서 어떨 땐 참석하며
알차게 보내서 그런지 4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도
지리산에서의 한 달을 좋았다고 합니다.
우울증으로 마음을 다스리고자 어린 둘째와 부인은 놔두고
큰 아이만 데리고 속초로 한 달을 산 김경래 씨는
숙소 앞 바닷가에서 놀고, 거닐고, 시장 나들이 가고,
일주일에 한두 번 자동차로 야외로 나가 보러 다녔답니다.
그렇게 일상을 보내면서 마음도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직장 생활 25년 차로 연년생을 대학교에 보내고
생애 첫 일탈로 제주도로 온 중학교 교사 이은영 씨는
제주 올레길을 그렇게 걸었습니다.
친정 식구가 놀러 오기도 하고, 딸도 놀러 오고, 아들도 놀러 와서
오롯이 혼자 지내는 느낌보다 같이 지내는 생활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보며 힐링했대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시간이 나면 금요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가서 걷고 쉬고 다시 걷다가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고 있답니다.
결혼 2년 차부터 주말부부로 살다가 32년 만에 떠나
제주도로 한 달을 산 부부 박정선과 홍성우 씨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떠날 때 제주에서의 한 달은 짧았다며 은퇴 후에는
국내 동해안이나 깊은 산골에서 한 달씩 살아보자고 다짐했대요.
정년퇴임 후 아내와 도시별 한 달 살기를 하고 싶었지만
아내의 은퇴를 더 기다려야 해서 재취업을 하고 3년 후
혼자서라도 한 달 살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제주에 온 이희복 씨는
제주도 지도를 펼쳐 전날 밤에 가고 싶은 길을 표시하고
다음날 새벽에 자동차를 몰고 가서 달린답니다.
그렇게 달리면서 제주 구석구석을 제대로 본 이희복 씨.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매달 자동차 주행 거리는 10,000km.
가고 싶은 곳에 주저하지 않고 도착했던 제주의 삶은 그의 활력을 넘치게 만들었습니다.

직장인으로 일하다 프리랜서 강사의 기반을 다진 다음
퇴사를 하고 군산 한길문고의 강연 프로그램을 참가하고자
한 달 살기를 시작한 권나윤 씨.
그녀의 두 번째 도시가 된 군산을 지금도 틈날 때마다 오고 있답니다.
한 달 살기 100번, 100개의 도시에서 살아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 이한웅 씨는 이미 10군데에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넘게 살고 있는 한 달 살기 전문가입니다.
아산 한 달 살기 프로그램에 참가해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아산을 느꼈대요.
도시의 고유한 매력을 알고 싶다면 여행보다는 살아보아야 하죠.
자기 시간을 들여야 사랑스러운 공간과 다정한 사람들을 알아보게 되니깐요.
그렇게 자신의 삶을 고민하는 시간도 가지는 한 달 살기,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산에서 만족스러운 한 달을 산 대학생 박혜린 씨.
한 달 동안 책방 투어와 부산만의 매력을 찾아다니며 부산을 느끼고 왔습니다.
'한 달 살기 TMI 질문과 대답'에서 한 달 살기에 궁금한 질문과 답변을 실었습니다.
"한 달은 한 도시를 알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p.144)
단체로 모여 가이드의 해설을 한 쪽 귀로 듣고,
두 손으론 사진 찍기에 바쁘고, 혹시 일행들이 벌써 갔나 싶어
슬쩍슬쩍 일행을 확인하는 그런 단체여행.
그렇게 갔다 온 여행은 이름처럼 정말 사진만 남고,
몇 가지의 추억만 남지, 다른 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좋다던 관광명소에 가도 제대로 느낄 시간도 없이
훅 왔다 훅 가기 일쑤죠.
그렇기에 가고 싶은 곳을 느끼려면 살아야 합니다.
오랫동안 살면 좋겠지만 경제사정상 쉽지 않기에
보름이나 한 달을 살면 어느 정도, 살짝 그 도시의 맛은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런 한 달 살기를 여러 곳에서,
가족, 부부, 또는 혼자서 살고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에 담았습니다.
저도 한 달 살기를 꿈꾸고 있는 터라 경험자들의 이야기와
'영수증 살펴보기'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행은 떠난 뒤보다 떠나기 전 계획을 세울 때가 더 좋다고 하지요.
그런 것처럼 어떤 곳으로 떠날지 설레는 마음으로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즐거운 일상을 보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