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아프지 마라 -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삶의 순간들에게
나태주 지음 / 시공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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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제목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라는 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시인인 나태주 님의 산문집이 

2020년 여름에 출간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렵고, 정치와 경제도 혼란스러워 

마음도 안개가 낀 듯 어지러운 이때, 

그의 간결한 글을 읽고 있으니 제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우선 당장 필요한 것은 밥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오직 밥만 해결하기 위해 산다고 하면 

너무나 슬프고 쓸쓸한 이야기가 된대요.

저자는 밥과 함께 흰 구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밥은 당장은 생명을 주지만 그 너머의 세상은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죠. 

그것으로 끝입니다.

반면 흰 구름은 당장 고달프고 효용성이 없어 보이지만 

먼 그리움과 함께 대지에 비를 내려주고 축복을 약속합니다.

인생은 의외로 지루하고 깁니다. 당장 눈앞에 주어진 밥만 보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지금 여기에 없는 것, 보다 멀리 있는 것들을 소망하면서 사는 삶도 좋은 것입니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도 지나치게 목전의 밥만 염두에 두며 살지 말고 

자기가 꿈꾸는 먼 하늘의 흰 구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대략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되는 대로 살아가는 유형이고 또 하나는 

억지로라도 애쓰면서 살아가는 유형입니다.

앞의 유형은 살아지는 대로 사는 삶이라면 뒤의 유형은 살아가는 대로 사는 삶입니다.

살아가는 대로 사는 삶은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이며, 

세상에 부림을 당하지 않은 삶이고 일이 잘 안되었을 때에도 

자기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여기며 기다릴 줄 아는 삶입니다.

억지로라도 해본다는 것.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다는 것. 

그것은 인생살이에서 필요한 덕목이고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방향성이고 목표입니다. 

자기에게 맞는 방향을 정하고 자기에게 알맞은 목표를 세우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끝까지 그 일을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저자의 말입니다.



예전엔 4월 중순에 개나리꽃이 한창이었는데 4월 초순에 만발 피어납니다. 

40년 사이에 개나리꽃 철이 보름쯤 앞당겨진 것입니다.

이는 꽃뿐만 아니라 바닷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름쯤 빨라진 지구의 숨결, 보름쯤 가빠진 지구의 발걸음이 걱정입니다.

자연이 성급해진 탓이고, 난폭해진 탓이며 근본적으로 질서가 무너진 탓입니다.

이를 따라 우리 인간들도 성급해지고 난폭해졌습니다.

사람의 마음 쓰임, 사람의 사는 일까지 덩달아 거칠어지고 

뒤죽박죽이 되는 건 아닌지 저자는 걱정합니다.


언제입니까?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문제요 물음입니다.

나의 시간은 언제입니까? 나의 끝 시간은 과연 언제입니까?

때때로 물어야 하고 어물거리지 말고 대답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늘 그 대답을 준비하면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 시간을 향해 씩씩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엄마가 된 분들은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당부합니다.

자기는 그냥 그대로 한 사람의 여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엄마란 사실을 깨달아 알아야 합니다.

엄마가 아니었을 때는 자기한테 자기가 함부로 할 수도 있지만, 

엄마가 된 뒤에는 자기한테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한테 함부로 하지 말고, 자기를 보다 아끼고 사랑하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자신은 누군가의 엄마이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자녀들한테 엄마를 빼앗지 말라고,

그것은 가장 나쁜 일이고 용서받지 못할 일이고 가장 무서운 죄악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은 긴 것 같으면서도 짧습니다.

어릴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고, 막상 어른이 되면 뭐 하느라 바쁜지 시간이

훅 지나갔으며,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니 아이는 어느새 훌쩍 커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순간이 영원이고 영원이 또 순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걸 자주 놓치면서 삽니다.

나태주 님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 분이라는 것을 글에서 느끼게 됩니다.

오늘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까진 아니더라도 

내일이면 돌아오지 않는 '오늘'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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