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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 선생님이 들려주는 학교자치 실천 이야기
김경희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11월
평점 :

'학교자치, 학생자치, 교사자치'를 한번 들어보셨나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고3인 지금까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건데,
기억에 남지 않는 걸 보면 저랑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흘려 넘겼나 봐요.
지금까지 학교자치는 학교가, 교사자치는 선생님이,
학생자치는 학생회의 임원들이 주도하는 거라 생각해서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자치를 주제로 탐구하면서
관련 책을 같이 찾아보던 중에 한두 가지를 듣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자치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교에서
자치활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게 된 일들과 방법 등을 알려줍니다.

먼저 학생자치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봅니다.
그에 따른 학급에서의 활동 'Tip'도 제목마다 실려있습니다.
학생자치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학생인권에서 출발하고, 인간의 존엄성에서 시작합니다.
학교의 주인은 학교의 발전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조언과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고
학생 스스로가 학교의 주인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면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되고, 해결 방법까지
함께 이야기하면서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선생님과 부모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을 해석하고,
그 관점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느라
당사자인 학생들을 외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학생들의 자치역량을 키우게 되면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
한 발짝 물러나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야도 생기게 됩니다.

원 모양 좌석 배치 하나로 수업 분위기가 바뀌고,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학생자치는 자신들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이므로,
쉬는 시간 놀이로 인해 다툼이 벌어질 경우 어떻게 규칙을 세울지,
학급문고나 청소 등 학생들이 접하는 학교생활 곳곳의 문제를 토의해서
규칙을 세우고 지키면서 수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들이 세운 규칙을 스스로 지키는 결심도 하고,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감정에 빠지지 않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연습도 하게 됩니다.
저자는 교과와 연계해 학년 자치활동으로 '상바시
(상무초를 시작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팀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5학년 때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학년 내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
6학년 때는 최고 학년으로 학년을 넘어 학교가 변화될 수 있도록
후배와의 직접적인 소통과 연결 속에서 주도적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합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매주 회의 후 기록해야 하는 팀별 성찰 일지를 확인해
진행 상황을 점검했고, 팀 회의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팀들은
교사들이 사용하는 교재연구실 한쪽에서 정기적으로
회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이 스스로 회의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한 후에 팀별 주제 탐구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원인을 해결하는
별도의 연구활동이 추가된 것이죠.
최종 발표회 전 중간발표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과정을 간략히 발표해
학생들 간에 질문을 통해 앞으로 이루어질 활동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최종 발표는 축제로 기획해 부모님과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합니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장단점과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협동의 중요성까지 깨닫고
입으로 말하는 학생들을 보면 저자는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1년 전보다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답니다.

전교 학생자치회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공약을 만드는 과정도 교육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회의 안건, 건의사항, 학생 참여예산제, 캠페인 활동, 동아리 발표회 등
학교생활을 통해 학생들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학생자치 역량을 키움으로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학생자치는 학생들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도 함께 성장합니다.
그리고 학생자치는 교사자치에서 시작됩니다.
교직원 간의 소통과 탐구 공동체, 학교 공개 워크숍 등을 통해
어떻게 학생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알려줍니다.
더불어 학사력에 자치활동 1년 계획을 세우고,
학생자치역량 강화 워크숍과 교사 연수를 함께 한다면
학생자치가 특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보편화될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 학부모 자치도 발맞추면 더욱 아름다운 학교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학생자치'는 학급, 학교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학교의 주인이 되어 공동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따라 협의하며, 역할을 분담하여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활동이라고 이해하고
학교 현장에서 이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자치활동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이 개념을 보면 자치가 반장, 부반장의 임원들만 하는 게 아니고,
학급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 출발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 관심이 없고, 자신의 일임에도
친구들끼리 혹은 집에서 불만을 털어놓는 선에서 그칩니다.
문제는 인식하지만 거기에서 끝나는 거죠.
자치를 알게 되면 그 문제를 학급의 안건으로 올려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선생님이 이끌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물론 가정에서도 함께 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가 더할 것입니다.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를 통해 부모인 저도 깨어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