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위한 레시피 - 펜 대신 팬을 들다
조영학 지음 / 틈새의시간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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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아내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등교하는 아이들 가방도 챙겨주고

나는 부엌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하면서 저녁 반찬은 무얼 할까 살짝 고민한다

20년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신세계다,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우리나라 최고의 번역가인 조영학 선생이 우연히 살림을 접수한 날부터

이제까지의 이야기를 글로 담은 찐 에세이.

1부에는 아내를 위한 밥상 차리기의 이야기가, 2부에는 텃밭을 가꾸며 삶을 음미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밥을 차리고 밭을 가꾸는 이야기가 단지 음식을 하고 장을 보는 이야기가 아니고,

흙을 만지고 씨앗을 뿌리는 이야기가 아님을 몸소 보여주는 조영학 선생의

“이렇게 살아야 제맛이다”를 함께 경험해볼 수 있는 담백하되 여운이 남는 글이다.

*

책 제목만 봐서는 그냥 아내를 위해서 요리를 해주나보다~ 했었는데

읽다보니까 아예 본인이 번역가 + 전업주부가 되어버린 ㅋㅋ 이야기였는데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일단 새벽3시에 일어난다는 것 부터가 ㄷㄷㄷㄷㄷ

3시에 일어나서 5시 50분까지 번역일을 하고

6시부터 아내 출근준비할 동안 아침을 만들고 차린 다음

다들 출근이다 등교다 하고 나가면 다시 번역일 하다가

저녁차릴 준비를 한다고 한다. 정말 부지런 해야 할 듯 ㅠㅠ

그런데 사실 자신이 살림을 맡기 시작하면서부터 주변 지인들이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하냐 라고들 하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어머니들이 도맡아 했으며

현재는 거의 모든 아내들은 항상 그렇게 해주고 있는데

그게 왜 대단한거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뒤쪽 에피소드에는, 남자들이 흔히 술자리에서

" 나 정도면 잘해주는거 아니냐?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는데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다 "

라고 하는 친구들을 종종 본다는데, 저자의 생각에는

이 지점이 바로 부부의 불화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한다.

남편은 나름대로 아내에게 잘해준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자기 처지에서 자기가 양보할 수 있는 것들만 양보하는 셈이라고 한다.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기란 영원히 불가능하다라고.

남자가 이해할 것은 여성의 마음이 아니라 세상이 여성들에게 편치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하면서

정말로 배우자에게 잘해주고 싶다면

상대가 동반자이자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부터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꽤 놀랐는데 이정도로 깨어있는 남자들이 별로 없.....다... ㅎㅎㅎ

남성들이 항상 우위인 사회를 살아왔기 때문에 그들은

한국이 얼마나 남성위주로 치우쳐져 있는지 잘 못 느낀다고 한다.

해외에 가봐야 안다고 하던데.. 뭐 아무튼! 이런 이야기도 재미있고

뒤쪽에 리틀포레스트 마냥 텃밭가꾸기 이야기도 재밌게 읽었다.

그 ㅋㅋㅋㅋㅋ 계속 툴툴거리는 마름씨 ㅋㅋㅋㅋㅋㅋ약간 묘한 매력이 있음

상당한 츤데레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ㅋㅋ말은 쫌 밉게 하는데 여튼

텃밭 가꾸는데에 도움은 주니까...ㅋㅋㅋㅋ

에세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미있고 잔잔하게 읽을 도서다!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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