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 20세기 한국사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이름들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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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띠며 은은하게 빛나던 자들

많은 이에게 힘겨웠던 시기로 기억되는 20세기 한국,

능력을 한껏 발휘해 크고 높은 업적을 남긴 이른바 영웅들이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들은 성장과 발전 이데올로기가 지배했던 지난 세기에 큰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그들만이 역사에 족적을 남긴 게 아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띠며 은은하게 빛난 자들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은 경쟁주의에 매몰되고 황금만능주의로 혼탁했던 20세기 한국을 맑게 정화시켰다.

공의로운 이상과 진취적인 사상을 품고 출세와 성공, 부와 명예보다 자유와 해방을 선택했다.

사회, 문화, 예술, 교육 방면에서 활동하며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감정이 피어오르게 했다.

많은 이가 그들에게 의존했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다.

*

사실 마냥 근현대사 이야기만 들어가 있었더라면 서평단을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뭔가 어?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데 하는 이야기가 많았고,

또 그 이야기들이 굉장히 인상깊게 다가왔기 때문에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인물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에게 좀 더 와닿았던 인물은

약자들의 편에 선 늦깎이 인권변호사 조영래씨가 있다.

법치의 근간은 누구나 억울하고 분한 일이 없도록 법률이 사회와 그 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사회적 약자들에게 법은 무섭고 어렵고 멀리 있는 것이기만 했던 시절이였다.

당시 전태일씨의 분신 이후 한국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고, 노동자들의 엄혹한 조건과

열악한 처지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조영래씨는 당시 경찰 수배중이였지만 그 위험을 무릅쓰고 전태일씨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뤄주고

숨어 지내며 '전태일 평전' 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망원동 수재사건,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 여성 조기 정년제 철폐사건,

보도지침 사건, 상봉동 연탄공장 진폐증 보상 사건, 대우어패럴 노조 사건 등 다양한 사건들을 맡았으며

올바르게 사는 이에게도 곁과 편이 있다는걸 보여준 법조인이였다고 한다.

그가 활동할 1970~80 년대 당시에는 인권변호사라는 말이 생소했고

인권의 개념이 확립된 때도 아니었지만, 이런 사람이 진정한 인권변호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훈맹정음을 만들어낸 박두성씨에 대해서 읽는데

이런 내용은 처음 알았던 거여서 신기하게 다가왔다.

점자는 그냥 정부에서 만들었겠거니-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시작을 개인이 만들었었다니...

박두성씨는 앞 못 보는 사람에게 모국어를 안 가르치면 이중의 불구가 되어 생활을 못한다.

눈 밝은 사람들은 자기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읽고 쓸 수 있지만

실명한 이들에게 조선말까지 빼앗는다면 눈먼 데다 벙어리까지 되란 말이냐며

조선어 점자를 만들어야 겠다! 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 조선어 점자를 만든다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점자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너무 많은 연구 때문인지 , 몸이 쇠약해진 것 때문인지

말년에는 자신의 시력까지도 잃게 되었다는데,

그는 그냥 이것이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라고 덤덤히 말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 덕분에 계속 계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가 발전하고

그 영향으로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웅들이 나오는데, 한국사나 근현대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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