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탈북 소년이 중국 은신처에서 적어 내려간
한국판 ‘안네의 일기’!
길수 가족은 매일 소원을 적은 종이학을 접었다.
그림 솜씨가 좋았던 길수 형제는 북한의 실상을 크레용으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열다섯 살 길수 소년이 스스로 ‘문제 기록장’이라고 일컬은 이 일기장에는
생존 문제 못지않게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으로 괴로워하던
질풍노도 시기 사춘기 소년의 감수성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품으려 노력하는 길수 군이
분에 못 이겨 일기를 써 내려갔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열다섯 살이었다.
대한민국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평화통일을 염원하던 때에,
중국의 은신처에서는 길수가족이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 속에 대한민국으로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목숨처럼 자유를 갈망하는 한 탈북 소년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 밖이었다.
큰아버지 입에서는 좀처럼 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의견이 분분해져 서로 갈라져 싸우는가 하면,
큰어머니의 딸인 이 선생님은 은신처 식구들을 보살피며 심각한 마음의 병을 얻기도 했다.
장마당 할머니와 은신처의 보호자, 그리고 길수가족 모두가 피를 말리는 나날들을 보냈다.
좁고 갑갑한 은신처 안에서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다가도 이내 못마땅해 하는 날들이 사정없이 흘러갔다.
의심을 살까봐 물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한국에서 큰어머니가 사다주시는 신발을 신어보는 게 소원이었던 길수는,
은신처 밖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해 휘파람을 불었다가 일가족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기도 했다.
*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이 책을 아무렇지 않게 출간할 수 있고,
또 이 내용을 읽으면서 '에이 지금은 안그러겠지~ ' 라고 생각을 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민족인건 맞지만 정말 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내가 다 알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책이 씌여진, 그러니까 이 일기를 작성했을 때에는
북한의 사정이 정말 안 좋았구나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서 평양에서 7살 어린이가 지방에 가면 당 간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일이였다.
그런데 그정도로 평양과 다른 지방의 빈부격차가 어마무시했다고 하니 뭐...
지방은 정말 원시사회라고 한다.
대화가 안 될 수준이라고 하니 말 다했지 뭐...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라고 활동에 제약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이 마저도 답답해서 스트레스를 쌓아가고 있는 반면,
탈북자라는 이유로 이렇게 숨어지내면서 산다는게
얼마나 갑갑할지 감이 안온다.
안네의 일기를 읽었을때에도 그 부분에 포인트가 맞춰져서
꽤나 과몰입을 했던 기억이 있다.
발소리도 내면 안되고, 말소리도 정말 소근소근하게.
근데 집 밖으로 나가면 안되고 오로지 모든 활동은 집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심지어 모든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ㅜ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는가...
어머니가 갑갑하다고 나가지 않았더라면 함께할 수 있었을텐데,
답답하다고 연길에 갔다가 붙잡혀서 북송이 되어버렸다니
길수씨의 마음이 여러모로 불편하고 안 좋았을 거 같다.
전화통화 내용만 봐서는 글쎄.. 과연 살아계실까 싶기도 하고 ㅠㅠ 잘 모르겠다..
생사만이라도 알려달라 했는데 뉴스를 찾아보니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걸로 보아
그냥 모르는 척 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또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신건지...
약간 인상깊었던 건 소년 장길수씨가 김일성, 김정일을 욕하는 부분인데
분노가 가득차서 넘쳐오르는 화를 주제못하는 느낌이였다.
아무리 10대소년이라 해도 이렇게 분노가 느껴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그만큼 세뇌교육도 심했고 ( 물론 대강의 뉴스를 살펴보면 아직까지도 세뇌를 시키는 거 같은 느낌.. )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만 나라를 이끌어가니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먹을게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도 많고...
그런 부분들을 읽으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에 감사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12세때 장길수씨가 부르던 노래를 첨부하며 서평을 마무리한다.
김일성 없어도 나는 살아요
김정일 없어도 나는 살아요
거리와 마을은 나의 집이고
햇빛과 먼지는 나의 길동무
아 아 나는 탈북자
그 사회 떠나니 마음 편해요
자유란 무엇인가 나는 느꼈죠
교회와 시장에서 빌며 살아도
그래도 그곳보다 훨씬 나아요
아 아 나는 탈북자
15세 꽃제비 장길수가 부르던 ‘꽃제비 노래'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