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와 모라
김선재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디에도 뿌리 내리지 못한 두 여자가 재회하며 자신만의 세계에서 걸어 나오게 되는 이야기이다. 

심리적 결핍과 관계맺음의 공백 때문에 자신을 철저히 감춰야만 했던 인물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엄마가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침묵을 선택한 노라는 좀처럼 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그런 노라에게 20년 만에 의붓자매인 모라가 연락을 한다. 

모라 역시 친엄마를 떠나보낸 뒤 외부에 자신을 철저히 맞추며 살아왔다.


모라는 사업 실패와 계모와의 이혼 후 정처 없이 떠돌던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노라를 떠올린다. 

이름도 생일도 비슷하지만 살기 위해 서로 다른 방법을 선택했던 두 자매가 

기억과 경험의 편차를 넘어 어떻게 서로의 삶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건 책의 내용이 전부 초록색잉크로 인쇄되었다는 것이다.


초반에만 이럴려나. 하고 읽다보니 뒤에 내용은 검은색이다.


즉, 노라는 초록색이고 모라는 검은색의 글자로 말하고 있다는 것이라는걸 중반을 읽고 나서 알았다!


( 그도 그럴 것이 중반부터 모라가 말하고 있었기에...! ) 





 뭐 의붓자매의 이야기라고 해봐야


하도 아침 막장드라마 내용만 생각해서 썩 달갑게 받아들여지진 않았는데 


책 소개를 읽어보니 좀 서글픈 내용이라서, 덩달아 슬픈 느낌으로 읽었다.


특히나 이 소설은 대사부분 또한 지문처럼 쓰여있어서 


( " 표시가 없다 ) 


조금만 정신 안 차리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 때문에 조금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 속독습관 때문인지 막 한줄한줄 읽기보단 빠르게 사선으로 읽는 편. ) 




노라의 엄마는, 왜 아빠랑 결혼했냐는 질문에 너만 없었어도 라는 말을 한다.


난 이게 참 너무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ㅠㅠ 


물론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임신으로 인해서 원치 않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애초에 억울함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결혼 이 3단 콤보를


아이 하나로 인해 진행되었을테니 말이다. 


그래도 그걸 굳이 그렇게 당사자 앞에서 당사자의 존재를 부정하듯 말해야 할까... ㅠㅠ


이 책이 소설이니 사실인지 허구인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저런 대사를 하는 엄마들이 많기 때문에 급 감정몰입이 되었다;;; ㅠㅠ 




자식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황당하지 않을까.


낳아놓고 기껏 길러놓고 한다는 소리가 저것이라니, 좀 더 유하게 표현할 수도 있을텐데.


아니면 너 때문에 결혼한건 맞지만 너가 밉거나 원망스럽지는 않다. 라던가 


혹은 그럼에도 어쨌든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라던가 하는 말이라던가.



 툭하면 엄마가 너만 없었으면, 너만 아니었으면 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러니 노라가 엄마가 자신을 정말로 미워했다고 강조하면서 말하니... ㅠㅠ 


정말로 엄마는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노라를 미워했나보다.


아마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되어서 그런가. 그래도 노라 입장에서는 너무 슬프다.


자신을 미워하는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조용히 살았어야 하니까. 





그리고 모라에게도 상처가 있다. 


그냥 한 마디 말로도 쉽게 상처받을 수 있는, 어울리지 말라고 했지 라는 말. 


아이들이 들으면 평생의 상처가 되는 말일텐데, 아무렇지 않게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 아이를 보기 보단 그 아이의 배경부터 먼저 보곤 하니 말이다. 



물론 가끔은, 정말 위험한 아이가 나의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서 그럴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냥, 선입견부터 생겨서 아무 힘도 없는 아이에게 모질게 군다. 


이런 장면들은 뭐 우리 어렸을 적부터 많이 봐왔고, 지금도 여전하다는 기사를 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노라와 모라,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쩐지 마음이 답답해지는 느낌이다. 


약자와 약자가 만나면 강자가 되는게 아니라 그냥 약자가 둘이 된다. 


장편 소설이지만 훌훌 읽게 되어서 단편처럼 느껴지는 소설. 


그리고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것들이 슬펐던 소설이다.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