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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평 반의 우주 - 솔직당당 90년생의 웃프지만 현실적인 독립 에세이
김슬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개미똥만 한 월급일지라도 나만의 세계는 필요하니까.”
나를 닮은 방, 그 한 뼘 공간에서 펼쳐지는 내 인생의 재발견
매거진 〈대학내일〉에서 특유의 섬세하고 위트 넘치는 필치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은 저자의 첫 독립 에세이다.
기숙사와 사택을 전전하다 상경한 지 7년 만에 비로소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처음 겪게 된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았다.
첫눈에 반해 덜컥 계약부터 해버린 첫 집에서 독립의 로망이 깨지고 본격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이를테면 웃풍과 곰팡이라는 ‘환장의 콜라보’부터 한겨울 동파로 이구아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보일러 물줄기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던 서러운 시간을 홀로 견뎌야 했다.
초보 자취러에서 독립 4년 차가 되기까지, 물리적 독립뿐 아니라
정신적 독립을 거치면서 취향은 분명해지고 현실을 바라보는 시야는 더 넓어졌다.
녹록지 않은 어른의 길에서, 취향과 욕망 사이에서 단단히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독립을 꿈꾸거나 현재 자기만의 우주를 만들어가고 있는 동시대 모든 ‘혼자’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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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독립에세이들은 뭔가 읽으면 신선한 느낌도 있지만
혼자 그렇게 독립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을까 싶어서 짠한 마음도 덩달아 든다.
서울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자는 굉장히 소심한 편으로...
어릴 적 부터 옷 하나를 사더라도 부모님이 원하는 옷을 골라야 했으니 ㅠㅠ
자신이 생각했던 가구, 침구류와 같은 소품들을 하나씩 채워넣을 때마다 얼마나 뿌듯했을지 !
( 물론 그러기까지 부모님에게 계속 설득을 해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
그리고 늘 혼자 독립해서 사는 여성들의 글에 빠질 수 없는 불안감에 관련된 이야기도 들어있다.
배달음식을 문열고 받지 않는 이유와,
( 너무 싫음......싫기도 싫은데 또 배달원은 집주소와 연락처 다 안다는것도 너무 소름 ㅠㅠ )
집 밖에 내놓았던 물건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을때의
묘한 소름돋음............ ㅠㅠ
진짜 이런 불안한 이야기를 듣거나 읽을 때 마다 너무 공포스러워서 ㅠㅠ 독립을 꿈꾸지도 못하고 있다 ㅠㅠ
혼자 사는 여성은 너무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되곤 하니 말이다 ㅠㅠ
휴...
아, 그리고 나름대로 저자의 팁이 들어가 있는 내용이 좋았다.
물론 역세권이나 대로변에 집이 있으면 출퇴근하기는 용이하겠지만
분명 소음이 들어올 것이라는거!!! 그리고 방세도 비싼 편이고...
언덕이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해서 자신의 집에 애착도 있고 힐세권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내심 대단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ㅎㅎ
나같으면 언덕 오르면서 맨날 욕했을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면 자신의 주거환경에 대해서 갖고 있는 기준들의 우선순위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지만ㅋ
도보로 많이 걸어야 하는 단점도 있지만,
가격도 싸면서 소음없이 조용한 자신의 집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집을 많이 보러다녀야 집 보는 눈도 생기고,
망한 집(?)에서 살아봐야 다음 집은 그것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약할 수 있으니
어떻게 생각하면 교훈과도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ㅋㅋ
아마 단 한번이라도 자취를 해본 적이 있거나, 아니면 이미 독립해서 혼자 잘 해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격한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잔잔하고 느긋하게 읽기 좋았던 책.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