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공감의 두 얼굴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두행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6월
평점 :

긍정적이고 호감을 표현하는 공감 능력이
폭력과 비뚤어진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공감한다’는 말 뒤에 숨어 있는 놀라운 사실들, 다양한 사례와 논리로 밝히는 인간 심리의 뒷모습들을 담은 책이다.
인간에게 공감은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이다. 특히 인터넷, SNS 등으로
관계보다 개인의 삶 위주로 변화하는 시대에
다른 사람들 속으로 파고드는 공감 능력은 성공과 행복의 필수 요건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공감 능력이 늘 도덕적인 행동의 근간이자 호의적인 반응으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공감은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비하하면서 잔인해지는 전제 조건으로 드러나거나,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이 책은 더 나은 사회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공감이라는 긍정적인 이면 뒤에
도사린 문제점과 실체도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
상당히 흥미로운 구절이 눈에 들어와서 기대했던 도서였다.
우리는 대부분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할때,' 공감'을 얻기를 바라며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감을 해주지 않으면 굉장히 서운해한다던가
자신과는 맞지않는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공감이라는 게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지 놀랍기도 했다.
오히려 공감능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비인간적인 일들이 벌어진다니...
잘못된 연민과 지속적인 억압도 공감에 의한 행동에 포함된다.
공감은 곧바로 행동에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공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공감해서 참혹한 행동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2015년 12월 어느 공개포럼에서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 극단적으로 잔인한 행동들은 고도의 공감을 요구한다. "
나는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군가를 쳐다보면서 사디즘적인 상상을 시작할때면,
그가 무슨 일을 겪으며 어떤 고통과 불안을 품게 되는지 이해하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흥분됩니다. 그에게 가해지는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나의 상상이
강해질수록 내가 체험하는 만족감도 강해집니다. ]
이 글을 쓴 사람은 자신이 정신병자가 아니라 그냥 임의의 남자 라면서,
공감적인 이해를 다른 사람이 겪는 ( 고통이나 공포) 극단적인 정서와 결부시키고 있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고 그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이 자극과 만족이 되는 것이다.
언뜻보면 그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느낀다는 고통은 바로 그가 꾸며낸 고통이기 때문에 가학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그들을 이해하고 또 공감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일들은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와 수많은 현상들에서도 일어난다.
이 책은 본질적인 이유에서 공감을 비판한다.
즉 우리가 저지르는 끔찍한 일들이 바로 공감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감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공감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기 떼문이다.
물론 인간적인 것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고, 모든 형태의 공감이 환영할 만한 것도 아니다.
오랜 진화 과정에서 어떻게 공감 능력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요소가 되었을까?
공감이 인간의 진화, 더 나아가 모든 종의 진화에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일까?
저자는 공감을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마음 이론과의 관련성 아래서 공감을 파헤치고,
최신의 뇌 영상 기법을 활용한 공감 연구도 소개하며, 현상학적인 접근법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감능력이 인간 존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고
'공감능력을 지닌 인간' 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즉 공감능력이 반드시 다른사람을 위한 개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감의 위험성을 자아상실, 흑백사고, 동일시, 사디즘, 흡혈귀행위 등 다섯가지 경향으로 나누어 이이야기한다.
공감의 어두운 면에 대해 단순히 도덕적으로 경계를 그으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런 어두운 면도 공감의 일부인지, 더 나아가 인간적인 것인지에 대해 추적해보기 위한 책이다.
공감이 메말라가는 시대에 우리에게 어떤 공감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공감'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어버리는 책,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