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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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이 여수에서 바다를 마주한 채 쓰고 그린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 ‘슈필라움’에 대해 언급한다. 

독일어에만 있는 단어인 슈필라움(Spielraum)은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주체적 공간’을 뜻하는데 ‘물리적 공간’은 물론 ‘심리적 여유’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자기만의 슈필라움이 있어야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과 매력을 만들고

 품격을 지키며 제한된 삶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우리가 밀집 장소에서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려 하고,

 ‘내 공간’을 어떻게든 마련하여 정성껏 가꾸며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이유이다. 

이는 현대인이 나만의 ‘케렌시아’를 추구하는 트렌드를 해석하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김정운은 여수에서 자신이 꿈꾸던 바닷가 작업실 ‘미역창고(美力創考)’를 찾기까지의 여정을 들려준다. 

그리고 24개의 키워드(‘시선’과 ‘마음’, ‘물때’와 ‘의식의 흐름’, ‘미역창고’와 ‘바닷가 우체국’, 

‘불안’과 ‘탈맥락화’, ‘열등감’과 ‘욱하기’, ‘삶은 달걀’과 ‘귀한 것’, ‘기억’과 ‘나쁜 이야기’, 

‘감정 혁명’과 ‘리스펙트’, ‘민족’과 ‘멜랑콜리’, ‘아저씨’와 ‘자기만의 방’, ‘저녁노을’과 ‘올려다보기’,

 ‘관대함’과 ‘첼로’)를 통해 그 슈필라움이 현대인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하여 우리는 어떤 삶을 새롭게 꿈꿀 수 있는지에 대해 통찰한다.





*






저자가 쓰고 그린다는 말에 궁금해져서 읽게된 책이다.


바닷가 작업실이라는 단어로 그 곳이 어떤 모습일까 상상도 해보며.


저자가 심리학도 전공해서 그런지 심리와 관련된 글들이 꽤나 좋았다.


예를 들면 초반에 인상깊게 읽었던 이 구절.






[타인에 대한 믿음은 타인의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를 전제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는 것은 신뢰가 아니다. 강요다.


'엄마는 믿는다, 아빠는 믿는다' 고 이야기할때 자녀의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를 전제하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부모 자식관계만이 아니다.


'타인은 언제나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를 되뇌어야 배신당하지 않는다.


타인의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은 항상 자기 생각만을 강요한다.
그리고 나중에 꼭 그런다.

 '정말 믿었던 이가 등에 칼을 꽂았다'고. ]


- 본문중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어쩐지 나도 조금 뜨끔-해서인지 어라? 싶었다.


항상 상대방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거니-


하는 마음에서 말을 했던거 같은데, 이게 강요구나.


나는 강요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_-; 어쩐지 놀랍다.





역시 이렇게 오래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도 나를 가장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이 만약 나와 다른 견해를 내놓았을때


나는 어떻게 반응하던가. 배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당황스러워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에피소드 하나하나 읽는 재미가 있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등장하는 그림들도 그렇고,


저자가 어떤 생활을 하면서 사는지 사진으로 담겨있는 것도 그렇고. 





큰 소리로 기차에서 통화하는 옆사람을 물리치기 위해 


" 정말 죄송합니다만, 본의 아니게 자꾸 엿듣게 되네요! " 하고 


우렁차게 외친 것도 너무 인상깊고 웃겼다 ㅋㅋㅋ


저자 스스로도 올해 했던 발언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치켜세우기도 하지만, 


듣는 사람도 기분나쁘지 않으면서 적당히 할말은 하는 대사 같아서 더 좋았다 ㅋㅋ 





그림과 사진을 감상하면서 저자가 어떻게 하루하루 작업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가 말해주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매력적인 에세이.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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