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
황민구.이도연 지음 / 부크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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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고 있을거라 믿고 있었던 후배 선희.

그런데 그녀가 죽었다. 아니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의 이야기를 그녀가 남겨둔

사진과 영상으로 역 추적해본다.

그녀가 하고싶었던 말을 찾는여정이 시작된다.

..

..

법 영상 분석가 황민구 박사님의 이야기가

이도연 작가님을 만나 소설로 탄생했다.

녹픽션과 픽션이 어우러져 슬프지만

덤덤하게 화나지만 속시원하게 담아냈다.

서평을 좀더 잘 써보고 싶은 책들이 있다.

너무좋은책이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멋지게

소개해주고 싶은책. 이 책이 그렇다.

그런데 멋진말 꽤나 그럴싸한 문장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도 현실이기에 어떻게

포장을 할 수가 없다. 권력과 돈에 움직이는

이 사회의 부조리는 너무도 현실이다보니

이 소설 참 재미있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말은 와닿는다. 아직은 불의에 맞서는,

거짓에 동조하지 않는 대아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래도 숨쉬고 살만하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재판과정에서 영상 분석관을

증인으로 세우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평범한 우리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들은 찾아내고 분석을 하고 실제로 사건을

풀어낼수 있는 열쇠를 찿기도한다.

바로 증거 말이다. 그렇게 그들은 거짓과 진실을

가려낸다. 때론 돈에 양심을 팔아먹기도 하지만

분명 누군가는 억울한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는다. 실제 사건이 시작과 끝에 들어가있는

이 소설은 정말 생생하다. 영상과 사진을 분석하는

섬세한 묘사도 책속에 빠져들게하는데 한몫한다.

살아 숨쉬는 소설을 찾는이들에게 추천한다.

-밑줄 긋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알잖아. 이 사진 속에 구름이 다녀간걸.

이 사진을 보면, 난 이날의 구름을 떠올릴 거야. 물론 내 옆에 있는

선배도 떠오르겠지. 그리고 우리가 이 애길 나눈 순간도 기억할 거야.

사진은 그러려고 찍는 거 아니야? 기억하려고.

47쪽

영상 분석가로 일하면서 사람의 기억은 종종 실수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아는 기억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기억은 이따금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과 점점 멀어져 왜곡되고 비틀어진다.

그렇게 변형된 기억은 점점 강해져 몸집을 불리고 그 사람의 신념으로 자리 잡는다.

객관적 증거도, 진실도 소용없어진다. 하지만 영상이나 사진은 다르다.

왜곡되지 않으며 자체 편집되지 않는다. 해석하는 사람이 악의적으로 편집할 수는 있어도,

영상 증거는 그저 사실만을 기록할 뿐이다.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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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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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친구 정우가 죽었다.

가족같은 친구였기에 도훈의 일상은 무너져내린다.

그깟 수명측정기가 뭐라고...수명 측정기로인해

정우는 빠르게 시들어갔다. 도훈도 삶의 의미를

잊었다. 하지만 정우의 죽음으로 오래전에

헤어졌던 세희가 찾아오고 도훈은 다시

일어난다. 그런데 세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결혼한지 일년이 지난 어느순간에

갓난아이와 도훈만을 남긴채 사라져버렸다.

도훈의 수명을 나눔받고서 말이다.

..

..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중에 가장 큰 선물은

미래를 알수없는것 이라는 말이 있다.

미래를 알면 뭐든 다 해결되고 좋을것 같지만

꿈도 희망도 모두 사라지는것이 미래를 아는것

이기에 내일을 모르는것이 선물임은 틀림없는것 같다.

정말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트릭이 숨겨져있고

반전의 반전은 계속 터진다.

선과악의 충돌은 계속 바뀌고 혼돈이온다.

가족에게는 수명을 나눠줄수가 있다.

하지만 증여자가 수명이 길지 않을때는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불법으로 수명이 거래되기도 한다.

내가 더 살고싶어서 혹은 내 아이를 살리고싶어서

무슨짓이든 다 하는 부모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과연 몇이나 될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만약 내가 세희라면?

도훈이라면? 가연이라면? 그리고 태영이라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얽히고 설켜버린 이들의 관계와 오해로 뭉친

복수전은 정말 화가날만큼 그 시작은 어이없다.

작은 오해의 불씨가 점점커져버려 온 마을을

그리고 도시를 불태우며 집어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희망은있다.

가족이니까. 정말 소중한 가족이니까.

타인의 수명이라고 쓰고

가족의 피같은 수명이라고 읽히른 소설이다.

내 남은 시간을 알수있는 장치.

죽음을 미리 준비할수 있는 시간일까?

매일이 초조함에 시들어가는 시간이될까?

깊은 딜레마에 빠질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드라마를 보는듯한 소설이다.

계속 터지는 반전에 정신차리기 힘든소설이다.

독특한 소재에 미친반전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본다.

-밑줄 긋기-

결혼후 잠시나마 느꼈던 그 행복이 진짜이길 바랐지만

애초에 거짓이 담긴 진심은 진까가 될수 없는 법이었다. 149쪽

나는 악연이라고 생각했던 관계를 은유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치며 통곡했다.

꼭 만나야 할 인연이면 어떻게든 만나진다는 말이 비로소 실감이 나자 속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을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은유야..... 아빠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잘 모르겠어."

인연과 악연 사이, 우리는 대체 어디까지 얽혀 있는 걸까. 234쪽

이 모든 비극이 한 사람의 알량한 말 한마디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비참하고 애통했다.

깊은 절망 속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문득 경찰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사소한 오해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부딪히면 상대에게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려고 하지 않아요.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충동적으로 더 최악의 사건을 일으키곤 하죠.> 마치 과거의 세희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에게 알려 주듯이..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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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아드 -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안나 콤니니 지음, 장인식 외 옮김 / 히스토리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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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침묵 속에 잠기거나

시간의 흐름에 휩쓸려 망각의 바다로 쓸려가서는

안 될 내 아버지의 위업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그가 황제로서 이룬 업적뿐 아니라, 제위에 오르기 전

다른 이들을 섬기면서 한 일들까지도..

이를 기록함으로써 작가로서의 내 기량을 과시하려는

의도는 없다. 오히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너무나도 찬란했던 그의 일생이 미래 세대를 위해

기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위대한 공적이라

할지라도 역사라는 기록을 통해 보존되고 보호받지

못한다면, 싸늘한 침묵 속으로 사라질 테니 말이다

내 아버지의 행적은 그 자체로 지도자의 능력을 증명

하며, 나아가 정당한 권위에 따를 준비도 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의 말 중에서 발췌-

..

..

동로마 제국의 황녀인 안나. 이 책은

안나가 기록해놓은 아버지를 위한 역사서다.

총15권에 걸쳐 서술한 역사서는 문학사적인

가치또한 있다고 한다.

작가의 말을 읽는것 만으로도 황제인 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며 사랑했는지 알수 있는 이 책은

정말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화려한 황제의 일생을

맛볼수가 있다.

젊어서부터 군사적인 재능을 보인 젊은 장군이기도 했던

알렉시오스. 하지만 알렉시오스 1세가 장군으로 활약하던

시기는 동로마 제국의 대표적인 몰락기였다.

그렇게 제국의 쇠퇴기에 황제가 되었다.

어디까지나 황제의 딸인 안나의 시선이다.

아버지의 업적을 후대에 남기고픈 그녀의 마음은

곳곳에서 들어난다. 동로마 제국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을테니 말이다.

동로마제국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참 반가운 책일거 같다. 그 시대에 일어났던

수많은 전쟁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해놓은

이 책은 한편의 거대한 전쟁영화같다.

특히 십자군의 전쟁사가 그렇다.

즉위하자마자 외적의 침입에 맞서야만 했던

알렉시아르. 이탈리아 남부에서 활동하던 노르만

세력의 침공을 시작으로 십자군전쟁기까지

파란만장했던 황제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각에서는 딸의 시선이기에 황제의 문제가 되는

모습은 살짝 암시만하거나 들어내지 않았다고도

얘기한다. 그렇지만아버지를위한 딸이 남겨놓은

이 역사서는 특별한 책임은 틀림없다.

동로마제국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참 반가운 책일거 같다. 역사적인 전쟁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책일것이다.

한편의 역사소설같은 알렉시아드.

너무 무겁지 않게 읽어도 좋을 책이다.

-밑줄긋기-

그는 황후에게 단호하고 남자 다운 조언을 몇 마디

했으니,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왜 내 죽음에 그토록 슬퍼하여 스스로를 내던지고,

빠르게 달려오는 끝을 예견해보려고 억지를 쓰시오?

스스로를 생각하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왜 슬품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오?"

그가 이렇게 말했으나, 황후가 느끼는 슬픔의 상처를

더욱 깊이 벌려놓았을 뿐이었다. 5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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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데리러 갈게
서석하 지음 / 인생첫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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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쌍둥이들과 함께하는 육아 고수 할아버지의

힐링 육아 에세이.

..

..

..

동화 같은 에세이다.

책을 읽다 보면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모습이

어느새 눈앞에 생생히 펼쳐진다.

쌍둥이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담았지만

글 속에는 쌍둥이들을 카 우느라 고생하는 딸을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아버지의 사랑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너무 포근한 에세이다.

우리는 흔히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라면 버릇이

없어진다고 말을 한다.

솔직히 오늘 나도 어떤 할머니와 5살 손자 아이의 행동을

보고 신랑과 얘기했었다.

"저래서 할머니가 애들 키우면 안 돼"라고..

잘못한 일을 다 받아주고 '오냐오냐' 하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다. 그런데

우리 육아 고수 할아버지는 달라도 정말 다르다.

세상에 이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몇이나 될까?

아이들과의 일상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내 모습도 다시 되돌아 보기도 했다.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신 분들이라면

그리고 미래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실 분들이라면

이 에세이를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사랑하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밑줄 긋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배합 비율이다. 사람과 사이사이의

관계도 이런 비율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오래전부터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레시피가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가족관계를 위한 훌륭한 레시피는 만들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할배도 가장 이상적인 관계의 배합 비율을 찾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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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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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한통을 전달받은 소설작가.

저희 셋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줄수 있는지

묻는편지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저희 셋의 이야기라는

내용에 호기심을 일었고 편지를 보낸이를 만나기로

얘속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지만 낯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꼭 꼭 숨겨놓았던 그녀들의

삶이 이제 베일을 벗었다.

..

..

..

유리 ,사토코,마호

어린이였던 그리고 학생이었고 성인이 된

그녀들의 숨겨진 진실.

왜 어린 사토코가 그렇게 위험에 노출되어야 했을까?

'여자는 할아버지랑 자는거야' 라는 이 끔찍한말이

다섯살인 사토코 입에서 왜 당연하듯 나왔으며

아이의 부모는 왜 그렇게 가르치고 방치했을까?

유리 부모님은 그 사실을 알고 왜 가만히 있었을까?

납치 당할뻔한 위험한 순간을 경험한 피해자가

왜 숨어야 하고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하는걸까?

학생이었던 그들을 손가락질 할수있을까?

이 아이들에게 죄를 물을수 있을까?

성인이 된 그녀들에게 돌을 던질수 있을까?

그녀의 살인은 용서받을수 없는 죄일까?

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책을 읽었다.

그럼에도 살인은 정당화 될수없기에 답답했다.

서로가 서로를 옭아매는듯한 그녀들의 줄다리기는

끝나지 않을것 처럼 끝임없이 밀고 당기지만

어쩌면 서로를 너무 아끼고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어른들이 지켜주지 않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위해 그렇게 처절하게 몸부림 쳤을것이다.

어디에든 존재하는 학교폭력, 아동학대,

성범죄. 그리고 그것들을 지켜보는 사회시선과

어른들이 대처하는 모습의 민낯을 볼수있는 소설이다.

어디에도 기댈곳없고 의지할곳 없는 아이들의

투쟁이 애처로운 소설이다. 그러기에 그 아이들의

그리고 그녀들의 살인은 용서해주고 싶어진다.

20년에 걸친 세여자으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는

섬뜩하지만 너무 애처롭다. 서로가 서로를

믿는것같지만 또 의심하고 옭아매는 심리적묘사가

집중력있게 끌어당긴다. 심리소설,범죄소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밑줄 긋기-

이것과 저것 사이에 선을 긋고, 때로는 나 자신을 배제하기위해 선을 긋는다.

나는 저들과 달리 가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손에 닿지 않는 아름다운 것들과

스스로를 분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의 무자비함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42쪽

손을 뻗어서 무언가를 갖게 된다 한들 어차피 모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애써 손에넣을 필요 따위 없지 않은가. 내 손은 더럽혀졌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러워질 것이다. 99쪽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때 묻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는 걸까.

아예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까. 124쪽

쓸쓸하다거나 안타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돌보지않고 내버려 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내버렸을 뿐이니까. 사라진 것을 아쉬워할 권리가 있는 건

내버리지 않은 사람뿐이다. 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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