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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평점 :
하나밖에 없는 친구 정우가 죽었다.
가족같은 친구였기에 도훈의 일상은 무너져내린다.
그깟 수명측정기가 뭐라고...수명 측정기로인해
정우는 빠르게 시들어갔다. 도훈도 삶의 의미를
잊었다. 하지만 정우의 죽음으로 오래전에
헤어졌던 세희가 찾아오고 도훈은 다시
일어난다. 그런데 세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결혼한지 일년이 지난 어느순간에
갓난아이와 도훈만을 남긴채 사라져버렸다.
도훈의 수명을 나눔받고서 말이다.
..
..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중에 가장 큰 선물은
미래를 알수없는것 이라는 말이 있다.
미래를 알면 뭐든 다 해결되고 좋을것 같지만
꿈도 희망도 모두 사라지는것이 미래를 아는것
이기에 내일을 모르는것이 선물임은 틀림없는것 같다.
정말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트릭이 숨겨져있고
반전의 반전은 계속 터진다.
선과악의 충돌은 계속 바뀌고 혼돈이온다.
가족에게는 수명을 나눠줄수가 있다.
하지만 증여자가 수명이 길지 않을때는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불법으로 수명이 거래되기도 한다.
내가 더 살고싶어서 혹은 내 아이를 살리고싶어서
무슨짓이든 다 하는 부모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과연 몇이나 될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만약 내가 세희라면?
도훈이라면? 가연이라면? 그리고 태영이라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얽히고 설켜버린 이들의 관계와 오해로 뭉친
복수전은 정말 화가날만큼 그 시작은 어이없다.
작은 오해의 불씨가 점점커져버려 온 마을을
그리고 도시를 불태우며 집어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희망은있다.
가족이니까. 정말 소중한 가족이니까.
타인의 수명이라고 쓰고
가족의 피같은 수명이라고 읽히른 소설이다.
내 남은 시간을 알수있는 장치.
죽음을 미리 준비할수 있는 시간일까?
매일이 초조함에 시들어가는 시간이될까?
깊은 딜레마에 빠질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드라마를 보는듯한 소설이다.
계속 터지는 반전에 정신차리기 힘든소설이다.
독특한 소재에 미친반전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본다.
-밑줄 긋기-
결혼후 잠시나마 느꼈던 그 행복이 진짜이길 바랐지만
애초에 거짓이 담긴 진심은 진까가 될수 없는 법이었다. 149쪽
나는 악연이라고 생각했던 관계를 은유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치며 통곡했다.
꼭 만나야 할 인연이면 어떻게든 만나진다는 말이 비로소 실감이 나자 속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을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은유야..... 아빠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잘 모르겠어."
인연과 악연 사이, 우리는 대체 어디까지 얽혀 있는 걸까. 234쪽
이 모든 비극이 한 사람의 알량한 말 한마디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비참하고 애통했다.
깊은 절망 속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문득 경찰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사소한 오해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부딪히면 상대에게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려고 하지 않아요.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충동적으로 더 최악의 사건을 일으키곤 하죠.> 마치 과거의 세희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에게 알려 주듯이.. 29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