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는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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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고등학생인 아영은 늘 꿈을 꾼다.

꿈속에서 보이는 일곱 색깔 나라와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해바라기

그리고 이상한 비. 노래하는 슬픈 여인.

꿈을 꾸고 나면 기분이 그리 상쾌하지는 않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꿈과 현실이 뒤섞인다.

아영이는 진짜 자신을 찾아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여행하듯 다른 세계를 떠돈다.

.

.

.

작가님만의 세계관이 뚜렷한 소설이다.

전작과 살짝 이어지지만 전작을 읽지 않았대도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조금도 어려움은 없다.

아영이가 어릴 때부터 함께 살던 이웃 지담이네

그리고 아영이 옆집으로 이사 온 건우네.

아영이의 절친 세라까지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사랑이 그렇듯 정말 단순하다. 하지만

이 단순한 관계들이 다른 세게 와 겹치면서 혼돈을 만들고

관계에 금이 생긴다.

그럼에도 아영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찾고

결국은 자신의 사랑을 돌려놓는다.

일기장이라는 하나의 소품이 극의 흐름을 질서 있게

잡아주다니 정말 감탄하며 읽었다.

아영의 선택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차피 같은 사람이라면 밝은 사람을 선택하며 살아가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아영은 그렇지 않는다.

서툴고 아프고 어두운 면이 있다 할지라도 자신만을 향해

웃어주는 그리고 아영 자신이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끊임없이 찾는다.

조금은 서툴지만 아름다운 이들의 사랑은

충분히 설렘하고 충분히 빛이 난다.

아름다운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정말 딱이다.

머릿속으로 이들의 세계를 그리며 읽어 내려가는 재미도 두 배다.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계를 그리며 읽어보길 추천해 본다.

-밑줄 긋기-

실제로 이 세상은 수없이 많은 가능성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어

그 가능성의 세계들을 평행 세계라고 불러도 좋아. 잠깐 꿈꾼다고 생각해.

꿈속에서 다른 평행세계의 너를 보고 있다고 말이야.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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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황제
셀마 라겔뢰프 지음, 안종현 옮김 / 다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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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가난한 일꾼 얀은 아내의 임신과 출산이 달갑지 않았다.

아이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이 더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한 얀은

아내의 출산이 못마땅했지만 막상 자신의 아이를 본 얀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세상 그 무엇보다 딸을 사랑하게 되고

얀의 모든 삶은 이제 딸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 얀에게 시련이 닥친다. 절대 품에서 떼어놓고 싶지 않았던

딸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얀.

그리고 그는 점점 변해간다.

.

.

.

단순히 딸을 그리워하며 정신줄을 놓아버린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소설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울림으로 우리를 울린다.

흔히 말하는 딸바보 아빠.

얀이 그렇다. 가난해서 넉넉하지 못한 삶이었지만

딸을 보고 사랑에 빠져버린 아버지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부자이고 행복한 남자였다.

소설은 마치 아버지가 써 내려간 아이의 성장일기를 보는듯하다.

세례를 받은 날, 예방접종을 한 날, 그리고 첫 생일날 등

클라라의 성장을 따뜻하게 담아 놓았다.

그렇게 어여쁘게 자란 10대의 클라라.

그리고 찾아온 얀의 시련.

돈을 벌러 떠나야만 했던 딸을 기다리는 아빠.

그리고 점점 지쳐가는 아빠.

그렇게 딸을 위해 스스로 황제가 된 아빠.

여전히 소식이 없는 사랑하는 딸 클라라.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거 같은 얀은 클라라와 자신을 지키는 방법으로

스스로 황제가 돼버린 거 같다.

어느 누구도 클라라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클라라를 여황으로

상상하며 멋진 마차를 타고 돌아올 클라라를 기다리는 얀의 모습은

너무도 아프고 슬프다.

끝까지 딸을 사랑하며 딸의 앞날만 걱정했던 얀의 모습은

끝내 눈물이 나게 만든다.

딸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그리움과 진심이 가득 담긴 이 소설은

그저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소설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한다.

-밑줄 긋기-

얀은 밝게 빛나던 태양을 딸아이의 대모로 삼겠다는 결심은 정말 멋진

발상이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렇다 이 작은 아기가 그의 품으로

들어왔던 순간부터 얀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27쪽

"아저씨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린날트야! 정말로 못 봤어? 여황이 이 길을 지나쳐 갈때

주변 어둠 속에서 스며들어 그녀를 노리는 자들을? 그것은 바로 오만과 냉혹함이자

탐욕과 욕망이야 포르투갈 제국에서 여황이 끝없이 싸워야 할 존재들이지' "

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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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마녀 메어린트와 공룡 이고르 발도르프 그림책 19
다니엘라 드레셔 지음, 한미경 옮김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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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깊어진 가을에 꼬마마녀 메어린트와 공룡 이고르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가을걷이를 해야 하거든요. 가을걷이를 하고 겨울을 준비하며

이것저것 할 일이 너무 많답니다.

사과잼을 만들고 배즙도 짜고 배추와 무를 소금에 절이기도 했어요.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일이 벌어진답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

.

.

가을은 숲속 마을이 바빠지는 계절입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하거든요.

꼬마 마녀 메어린트와 공룡 이고르도 열심히 일을 했어요.

그리고 이제 호박만 거두면 모든 일이 끝이 난답니다.

그런데 공룡 이고르가 호박을 따다가 발을 다쳤어요.

날카로운 가시가 발에 박혀버렸답니다.

메어린트는 자신의 마술로 이고르를 낫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주문을 외우며 마술을 부렸지만

아직 꼬마인 메어린트는 엉뚱한 마술만 부렸답니다.

이 와중에 이고르는 이웃집에서 나눠준 고추를 보았어요,

빨간 고추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한입에 쏙 넣고 씹었어요.

이고르는 이제 발만이 아닌 입속에서도 난리가 났어요

너무너무 매워서 불이 막 나왔거든요.

과연 우리 이고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꼬마마녀와 공룡을 통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바로바로

할 수 있는 부지런함을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함께하는 모습에서 멋진 우정도 배울 수 있답니다.

어려운 일이 생겨도 포기하지 않으면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일이 풀리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잘할 수 있음을 알게 돼요.

다니엘라 드레셔 작가님의 그림은 정말 아름다워요.

색감도 너무 이쁘고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그림책입니다.

아마 어른들의 눈도 즐거울 겁니다.

아이에게 선물하기 좋은 그림책이니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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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 문체부 제작지원 선정작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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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어머님 두 분을 찾았습니다"

윤주의 달이 그렇게 지고 있었다.

.

.

.

사람은 추억을 파먹으며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추억 속의 기억이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그리고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물론 그 기억이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윤주의 기억은 아버지로부터 시작이 된다.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끝내 윤주를 놓아주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그 무섭도록 슬픈 기억이 윤주를 자유롭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저수지에서 져버린 하나의 달이

결국은 두 개의 달로 떠오른다.

그렇게 윤주는 서글프지만 숨통이 틔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시어머니.

이 둘의 사랑의 표현 방식은 극과 극이었지만

결국은 사랑이다.

자식을 위해 끝내 희생하는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의 기억을 양분 삼아 살아가는 윤주와 예린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이나 멈췄다는 작가님의 마음이 와닿았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몇 번이나 책을 내려놓았다.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했다.

숨 막히는 윤주의 삶이 내가 아는 이와 겹쳤고

지쳐버린 예린이의 마음이 내가 아는 아이와 겹쳤다.

참 아프다. 그런데 현실이다. 그래도 살아간다.

윤주의 엄마와 시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를 본다,

그리고 운주와 예린이에게서도 우리 모습을 본다.

결국은 나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나와 당신이 되길.

.

.

누구나 겪는 죽음 그리고 치매환자 돌봄.

그 속에서 살고자 하는 치열한 몸부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며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해 본다.

-밑줄 긋기-

윤주는 흐느끼는 엄마를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오래전 어린 시절 엄마 품에

안겨 잠들던 기억이 꿈처럼 되살아 났다. 세상 모든 두려움이

녹아내리던 그 온기까지도. 그 순간 윤주는 오랜 세월 굳어 있던

마음의 벽이 조용히 허물어지는 걸 느꼈다. 그녀는 아이처럼 엄마를 불렀다

'엄마......."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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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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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소설가 쓰노다는

자신의 병실에서 유령을 보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 충격적인 병실의 이야기.

그곳에는 동반자살을 시도한 이들이 입원해있었고

결국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 후로 유령을 봤다는 목격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쓰노다가 입원하기 전에 있던 환자도

병실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쓰노다는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일었고

소문의 진상을 파헤쳐 보기로 하는데...

.

.

.

유령을 쫓는 추리소설.

알 수 없는 존재를 쫓는 일이 섬뜩하기도 하지만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던 그들은 회삿돈 팔천만 엔을 횡령하고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한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오점투성이고 온통 수수께끼투성이다.

팔천만 엔이라는 돈의 출처도 오리무중이지만

이 사건은 동반자살로 쉽게 마무리가 되어버렸다.

추리소설가인 쓰노다는 그곳에서 일어났던 죽음들이

단순한 자살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몸이라 경찰로 재직 중인 친구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사건을 하나씩 파헤쳐 나가기 시작한다.

사라져 버린 팔천만 엔.

온갖 소문들. 그리고 유령.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시게 경감과 쓰노다에게 온 협박편지까지.

더욱 기괴한 것은 유령이 쓰노다의 아내를 닮았다는 것.

그리고 다시 시작된 죽음. 이제는 쓰노다도 위험하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매력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엉뚱한 곳에서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이다.

이 소설도 동반자살한 이들에게서 시작해서 오히려 이들의

죽음은 그저 억울한 죽음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유령 소동도 알 수 없었던 죽음도 그리고 쓰노다의 위험도

더 큰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사건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죽음이 뒤따른다.

그렇게 쓰노다와 이시게 경감은 언제 살해를 당할지 모른다.

서로 우스갯소리로 놀려대기도 하지만 두려움은 스멀스멀 올라온다.

늘 이들보다 한반 앞선 유령, 아니 그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집념으로 단서를 쫓던 이시게 경감.

비리를 감추기 위해 시작한 죽음은 도미노처럼 또 다른 죽음을 불렀다.

그렇게 끝도 없이 넘어지는 도미노도 끝은 있는 법.

그 끝에 다다랐을 때는 허탈함마저 든다.

추리의 끝이 시시해서가 아닌 인간의 탈을 쓰고 저질렀던

그들의 만행이 너무 소름이 돋아 말을 잃은 허탈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들의 만행의 끝을 독자에게 남겨준다.

우리 마음껏 이들을 단죄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내 판결은 사형이다.

치밀한 트릭이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인다.

보기 좋게 속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또 이런 것에 있으니 말이다.

스릴 넘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밑줄 굿기-

"죽는다는 소리 입에 달고 사는 놈이 죽은 적 없고 죽인다는 놈도

입만 살아있는 법이야"

253쪽

그곳에는 살아있는 시체가 있었다.

"여기, 제 여동생 가가야 아야코입니다. 이렇게 비참한 모습이 됐어요"

고사쿠 도미코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세평 남짓한 다다미방

한가운데에 요가 깔려있고 그 위에 아야코가 누워있었다

뼈와 가죽만 앙상한 모습 이게 정말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건 결코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3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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