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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묵골 구조대 사람들
김강윤 지음 / 그늘 / 2024년 9월
평점 :
세상 무서울거 없고 두려움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독불장군 김태우 팀장. 대형사건 현장에
그는 어김없이 제일먼저 도착하고 빠르게 판단한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한다. 그렇게 실적이 쌓여갈수록
동료들은 불만이 쌓여간다. 그의 극단적인 표현방식과 언어는
동료들에게 상처가되고 그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 그리고 터져버렸다. 능력있는 태우를
징계할수는 없어서 잠시 시골로 인사이동을 하게되고
그곳 거묵골에서 태우의 숨겨진모습이 서서히
들어난다. 한남자의 찐한 이야기가 진짜 시작이다.
.
.
.
결론부터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은 살아움직인다.
꼭 드라마로 만나고싶은 소설이다.
독불장군, 갑질,금품갈취,막말,인신공격...
김태우 팀장에게 어울리는 단어들이다.
살아야하기에 살아남아야 하기에 자신을
그리고 동료들을 무섭게 압박했던 그다. 이렇게
한면만 보면 태우는 분명 문제투성이인 상사다
문제를 껴안고있는 불편한 남편이고 아빠다.
그런 태우에게 새로운 인생 2막이 열린다.
촌구석이라 비웃었던 거묵골에서 말이다.
대형사고 현장에서만 뛰었던 태우에게
이곳 거묵골 현장은 시시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현장에서 태우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자신을 돌아본다.
오직 자신만 정답이고 자신만 믿었던 태우에게
동료들이 보인다. 자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두려운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혼자가아닌 함께다. 그들이 자신에게 목숨을
맡기고 자신또한 그들에게 목숨을 맡긴다.
신뢰와 믿음을 태우는 이제야 경험하고 깨닫는다.
동료들 한명 한명이 각별하다고 작가님은 말한다.
내 목숨을 맡길만큼 신뢰하는 사람이 과연 나에게
우리에게 있기는 할까? 말로는 할수있다고 하겠지만
과연 그런 상황에 닥치면 온전히 맡길수 있을까?
그리고 나를 희생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을 살릴
용기가 있을까? 단언컨데 쉽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그렇기에
각별할수밖에 없을것이다.
여느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윗대가리들의 비리는
꿈틀꿈틀 기어나온다. 그리고 대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악덕업주의 사이다는 한방 있지만
진짜 한방 먹이고픈 저기 저 윗대가리는 멀쩡하다.
그래서인지 더 현실감있다. 씁쓸하지만 그렇다.
너무 현실적이여서 더 화가나고 더 긴장이 된다.
소설이니 그냥 시원하게 한방 먹여줬음 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권선징악이 아니다.
한 남자의 담백하지만 사람냄새가 찐하게 나는
진짜 삶의 이야기다. 작가님의 이야기고 그의
동료들이야기며 우리 이웃,가족의 이야기다.
작가님이 현직 소방관이기에 문장 한줄한줄이
살아 움직인다. 생생한 현장을 눈앞에서
보고있는듯 하고 내 눈앞에 커다란 소방차가
시원하게 물을 뽑아내는듯 하다.
삶과죽음의 현장에서 그들은 아낌없이 제 몸을 던진다.
이 세상 모든 소방관님들이 모든 현장속에서
안전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밑줄 긋기-
'진짜구나. 내가 진짜 그런 사람이구나.'
태우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갈 곳 없이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소신이라 여겼다.
이기고 버터야 하는 삶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다른 이도 아닌 딸의
입에서 들은 말이 태우의 가슴을 밤새 후벼 팠다.
135쪽
구조 현장에서 시간은 삶이 아니라 죽음의 편에 있다.
149쪽
태풍의 아내가 짧게 탄식했고 모두가 일순간 말을
잃었다. 그리고 태우는 느꼈다. 무엇일까? 거묵골에
와서 처음으로 팀원들의 실력을 인정했던 출동이었다.
사력을 다했고 구조 과정도 좋았다. 하지만 구했던
사람은 결국 살아나지 못했다.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이
솟구쳤다. 살려야 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구조대원의
일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닿지 않는 또 다른 영역
이라고만 느꼈던 지난날이었다. 죽고 사는 문제, 특히
현장 활동만 잘하면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구조대원
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것이 태우의 평소 생각이었
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라 여기며 관심 두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팀원들이 얼마나 일산 분란하게구조 활동을 잘했느냐는 것만이 태우의 최대 관심사였다. 168쪽
태우는 설한국의 말에 힘겹게 대답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정말 바보가 된 것일까?
아니면 이제껏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이게 된 것일까?
태우는 자신에게 묻는 말에 답하지 못했다 옆자리에
앉은 설한국의 타박이 멈추지 계속되고 있었지만,
태우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270쪽
기어이 둘은 진오수와 함께 계단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둘은 그저 구조대원으로서의 일을 해야 했다.
축 처진 신오수의 늙은 몸을 들고나가야 했다.만수의
말처럼 죽었든 살있든 말이다. 태풍은 그러면서도
겨우 정신을 가다들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무전기에
입을 갖다 냈다 '거묵 -. 거묵 구조 하나!! 여기. 둘... 도와주십시오!' 3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