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호박
필라르 세라노 지음, 카리나 콕 그림, 유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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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오두막집에서 살고있는

아니야아니씨 가족과

그래요 그래씨 가족.

두가족은 길을 지나가던 할머니를 도운후

특변한 선물을 똑같이 받았답니다.

과연 이 두가족은 그 특별한 선물을

어떻게 사용할까요?

.

.

모든것이 늘 부정적인 아니야아니씨가족.

그리고 가난하지만 늘 희망이 넘치는

그래요그래씨 가족.

아니씨 가족을 보면 늘 우중충한 비가오는거

같아요. 가끔은 앞이 안보일만큼 안개도 낀거

같구요. 하지만 그래씨 가족은 햇님이 방긋

웃는거 같고 바람이 솔솔 부는거 같아요.

그래도 두가족 모두 사람을 돕는일에는

인색하지 않아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날

힘겹게 걸어가는 할머니를 기꺼이 초대해

따뜻한차를 대접하거든요.

할머니는 너무 고마운 마음에 마법의 호박을

선물 한답니다. 그리고 중요한 말을하고

떠났어요. 그 말은 슬기롭게 잘 이용해야 마법을

맛볼수 있다는 말이었지요.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다 예상하는 결말이 있을겁니다.

맞아요. 아니씨가족과 그래씨 가족중에

정말 슬기롭게 호박을 잘 사용해서 놀라운

일을 맛본 가족이 있답니다.

하지만 그렇게 뻔하게 끝나지 않아요.

더 큰 놀라운 반전이 있어요.

아니씨 가족과 그래씨 가족의 마법이 궁금하시죠?

지금 이 책을 꼭 만나보세요. 아마 당신에게도

마법이 일어날겁니다.


...

....

아이와 대화하면서 즐겁게 읽을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결말보다

더 알차고 행복한 결말이 담겨 있답니다.

아이에게 베품의 아름다움과 긍정적인 생각의

기쁨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줄수 있어요.

어른인 우리도 우리 주위를 다시한번 되돌아볼수

있게해주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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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귀라도 빌려드릴까요? - 악마의 심리 상담소에서 당신의 천국행을 도와드립니다
야초툰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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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왜이리 나쁜사람들이 많이 있는걸까?

천국으로 가는 사람은 적은데

지옥에 오는 사람은 많아도 너무 많다.

일손은 부족한데 밀려오는 사람들때문에

악마들은 야근까지 불사한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된다.

그렇게 악마 베스탄은 인간세계로 온다.

지옥에 갈 나쁜 사람들을 천국으로 보내기위해..

.

.

뭔가 코믹스러운 설정이다.

지옥으로 떨어질수밖에 없는 나쁜 사람들을

천국으로 갈수있도록 도와주는 악마라니.

베스탄이 인간세계로 쫓기듯 올라온 이유도

기막히다. 바로 천사를 꼬셔서 지옥에서

일을하게 했기때문이다. 천사에게 가장 큰

힘이되는 사랑을 이용해서 말이다.

그렇게 베스탄은 인간세계에서 상담사로

일을하며 인간들을 만난다.

그것도 나쁜 인간들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꾸 웃음이 난다.

기막힌 설정탓에 나오는 웃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참 씁쓸하기도 한다.

세상엔 참 나쁜 사람들 투성이다.

자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않는.

그래서 지옥에가서도 악마가 되는 사람들.

베스탄의 활약은 정말 미미하다.

악마가 맞나 싶을만큼 하찮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세 베스탄에게도 온기가 깃든다.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인물을 통해서 말이다.

반전을 거듭하며 흘러가는 스토리는

악마의 일상치곤 따듯하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 사람들이 머문다.

지옥의 이인자 악마치곤 꽤 귀여운 구석이

있는 베스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분들은

이 소설을 읽어보시길~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밑줄 긋기-

"거봐요. 인간은 모든 바뀔 수 있어요.

독한 마음만 먹으면 말이에요. 이제 원장님

아니 베스탄 님도 원래 있던곳으로 돌아가요.

저도 원래 있어야 할장소로 돌아갈테니..."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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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묵골 구조대 사람들
김강윤 지음 / 그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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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무서울거 없고 두려움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독불장군 김태우 팀장. 대형사건 현장에

그는 어김없이 제일먼저 도착하고 빠르게 판단한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한다. 그렇게 실적이 쌓여갈수록

동료들은 불만이 쌓여간다. 그의 극단적인 표현방식과 언어는

동료들에게 상처가되고 그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 그리고 터져버렸다. 능력있는 태우를

징계할수는 없어서 잠시 시골로 인사이동을 하게되고

그곳 거묵골에서 태우의 숨겨진모습이 서서히

들어난다. 한남자의 찐한 이야기가 진짜 시작이다.

.

.

.

결론부터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은 살아움직인다.

꼭 드라마로 만나고싶은 소설이다.

독불장군, 갑질,금품갈취,막말,인신공격...

김태우 팀장에게 어울리는 단어들이다.

살아야하기에 살아남아야 하기에 자신을

그리고 동료들을 무섭게 압박했던 그다. 이렇게

한면만 보면 태우는 분명 문제투성이인 상사다

문제를 껴안고있는 불편한 남편이고 아빠다.

그런 태우에게 새로운 인생 2막이 열린다.

촌구석이라 비웃었던 거묵골에서 말이다.

대형사고 현장에서만 뛰었던 태우에게

이곳 거묵골 현장은 시시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현장에서 태우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자신을 돌아본다.

오직 자신만 정답이고 자신만 믿었던 태우에게

동료들이 보인다. 자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두려운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혼자가아닌 함께다. 그들이 자신에게 목숨을

맡기고 자신또한 그들에게 목숨을 맡긴다.

신뢰와 믿음을 태우는 이제야 경험하고 깨닫는다.

동료들 한명 한명이 각별하다고 작가님은 말한다.

내 목숨을 맡길만큼 신뢰하는 사람이 과연 나에게

우리에게 있기는 할까? 말로는 할수있다고 하겠지만

과연 그런 상황에 닥치면 온전히 맡길수 있을까?

그리고 나를 희생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을 살릴

용기가 있을까? 단언컨데 쉽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그렇기에

각별할수밖에 없을것이다.

여느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윗대가리들의 비리는

꿈틀꿈틀 기어나온다. 그리고 대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악덕업주의 사이다는 한방 있지만

진짜 한방 먹이고픈 저기 저 윗대가리는 멀쩡하다.

그래서인지 더 현실감있다. 씁쓸하지만 그렇다.

너무 현실적이여서 더 화가나고 더 긴장이 된다.

소설이니 그냥 시원하게 한방 먹여줬음 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권선징악이 아니다.

한 남자의 담백하지만 사람냄새가 찐하게 나는

진짜 삶의 이야기다. 작가님의 이야기고 그의

동료들이야기며 우리 이웃,가족의 이야기다.


작가님이 현직 소방관이기에 문장 한줄한줄이

살아 움직인다. 생생한 현장을 눈앞에서

보고있는듯 하고 내 눈앞에 커다란 소방차가

시원하게 물을 뽑아내는듯 하다.

삶과죽음의 현장에서 그들은 아낌없이 제 몸을 던진다.

이 세상 모든 소방관님들이 모든 현장속에서

안전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밑줄 긋기-

'진짜구나. 내가 진짜 그런 사람이구나.'

태우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갈 곳 없이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소신이라 여겼다.

이기고 버터야 하는 삶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다른 이도 아닌 딸의

입에서 들은 말이 태우의 가슴을 밤새 후벼 팠다.

135쪽

구조 현장에서 시간은 삶이 아니라 죽음의 편에 있다.

149쪽

태풍의 아내가 짧게 탄식했고 모두가 일순간 말을

잃었다. 그리고 태우는 느꼈다. 무엇일까? 거묵골에

와서 처음으로 팀원들의 실력을 인정했던 출동이었다.

사력을 다했고 구조 과정도 좋았다. 하지만 구했던

사람은 결국 살아나지 못했다.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이

솟구쳤다. 살려야 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구조대원의

일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닿지 않는 또 다른 영역

이라고만 느꼈던 지난날이었다. 죽고 사는 문제, 특히

현장 활동만 잘하면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구조대원

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것이 태우의 평소 생각이었

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라 여기며 관심 두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팀원들이 얼마나 일산 분란하게구조 활동을 잘했느냐는 것만이 태우의 최대 관심사였다. 168쪽

태우는 설한국의 말에 힘겹게 대답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정말 바보가 된 것일까?

아니면 이제껏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이게 된 것일까?

태우는 자신에게 묻는 말에 답하지 못했다 옆자리에

앉은 설한국의 타박이 멈추지 계속되고 있었지만,

태우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270쪽

기어이 둘은 진오수와 함께 계단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둘은 그저 구조대원으로서의 일을 해야 했다.

축 처진 신오수의 늙은 몸을 들고나가야 했다.만수의

말처럼 죽었든 살있든 말이다. 태풍은 그러면서도

겨우 정신을 가다들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무전기에

입을 갖다 냈다 '거묵 -. 거묵 구조 하나!! 여기. 둘... 도와주십시오!'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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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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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멸망할지 모를지구.

미국,호주,일본에 실험용 지하도시를 건설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10년동안 살면서 실험에 참가할

일반인을 모았다. 이제 실험종료 3개월을 앞두고

지하도시 폐쇄를 준비하는데 일본 지하도시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

그들은 계속해서 지하도시에 남고싶어한다.

그들이 믿는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

인간의 이중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다.

파괴되길 원하는자들과 지키고싶어하는 자들

그리고 그저 순리대로 받아들이는자들까지..

소행성 충돌. 지구멸망.

무거운 소재답게 등장하는이들의 심리적인

상태는 왔다갔다 심하게 요동한다.

3부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두세대를 넘어서

계속 이어진다. 첫 지구멸망위기때 지어진

지하도시이야기 그리고 그듵의 가족이야기

다시한번 세대를 뛰어넘어 다시 소행성이

지구에 접근한다. 그렇게 3세대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나는 그 첫번째 이야기가 계속 맴돈다.

모든것이 그것으로 부터 시작됐으니 말이다.

지하도시에서 멘탈케어를 담당했던 세라 와타루.

그가 그곳에 왜 남았을까? 지하도시에서 2년을

더 연장했던 그들은 왜 갑자기 모든 연락망을

끊어 버렸을까?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모두

죽었다고 생각하고 잊혀지는 그들. 그후 7년만에

신호가 잡힌 지하도시. 도대체 17년동안

그곳 헤르메스 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들이 봤던 환상은 그저 환각에 불과한건가?

도대체 헤르메스에서 태어난 루키는 17년동안

그곳에서 어떻게 살았던걸까? 이모든 것들이

정말 그들이 추측했던일로 다 설명이 될까싶다.

책을 읽고 있지만 머리속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의 이야기를 만들게 되는 소설이다.

세라 와타루 와 곤노 유카리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뒷이야기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

SF소설을 좋아하는분들, 심리소설을 좋아하는분들

그리고 끝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며 책을

읽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밑줄 긋기-

내가 하려는 건 실효성 없는 위로에 불과할지도 몰라 그렇다 해도

아무 행동도 일으키지 않고 그날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저항조차 안하고 운명을 받아들이다니 그런거 못 참아. 333쪽

세상에 불만이 있으면 세상을 바꿀 노력을 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건 개인 수준에서 해날수 있는 일이 아니야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려면

수많은 힘을 한데 모을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지 세상을 바꿔줄것 같은.

모두에게 그런 꿈을 꾸게 하는 리다가 말이야.

그렇지만 지금 사회 그 어디를 봐도 그런 리다는 존재하지 않아. 395쪽

아아 그렇구나 하고 사토는 마침내 깨달았다

나는 부러운 거구나 아직도 살아갈 희망을 잃지 않은 그들이.

이럴 때마저도 설령 환상이라고 해도 불태울 생명을 가진것이.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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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멜리아 싸롱
고수리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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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리면 열리고 동백꽃이 피면 닫는 곳.

세계와 시간 그리고 공간이 뒤틀린곳

그곳은 까멜리아 싸롱이다.

그곳엔 마담 여 순자와 사서 지원우 그리고

객실장 마두열 ,매니저 유이수, 고양이 바리가있다.

그들은 중천의 안내자로 49일동안 그곳에

온 이들을 보살핀다. 그렇게 첫눈이 내린날

까멜리아 싸롱은 문을연다.

..

..

.

(이 책의 환상적인 반전을 맛볼 이들을 위해

스포금지...)

책을 읽는 순간 오래전에 방송했던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살짝 실망할뻔했다.

워낙 유명했던 드라마라서 머리속에서

책과 드라마가 겹쳤기에 아쉬움을 안고

책을 읽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드라마는

지워진다. 그리고 오롯이 까멜리아 싸롱만

남는다. 책을 읽을수록 전혀 예상할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가고 스토리 흐름을

놓치지 않기위해 집중해서 읽어진다.

분명히 열차를 타고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있다고 생각했던 진아,복희,청수,지호.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곳은 처음들어보는

동백역.그리고 자신들을 마중나온

낯설은 사람들...

삶과 죽음의 중간지점인 까멜리아 싸롱.

그곳에서 49일간 머무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단순히 잠시 머무르는 호텔로

오해할수 있지만 이곳은 아주 특별하다.

그리고 더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까멜리아 싸롱을 지키는 사람들.

그리고 만월, 붉은달이 떠오르고 그곳에

첫눈이 내렸을때 도착한 사람들.

이들의 인연은 소름돋도록 슬프고 애틋하다.

죽었지만 아직 죽지않은 그들.

그리고 그들을 다시한번 구하고 싶은이들.

25살의 백화점 직원인 설진아

53세의 청소부 박복희

75세경비원인 구창수

16세 안지호

이들의 눈물겨운 삶의 흔적들...

죽은자와 기억을 안고 다시 남는자.

이 소설의 매력은 끝날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판타지,로맨스,휴먼드라마, 다양한 맛을 즐길수

있는 뷔페같은 소설이다. 고급진 뷔페집이다.

실망하지많을 ..다시 가고싶은 그런맛집.

골고루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은이들에게

이소설을 추천한다.

-밑줄 긋기-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산타클로스가 됩니다. 더럽고 무섭고 아프고 힘들고 슬픈, 우리 사는 세계의 진실을 알게 된 후에도. 시치미를 뚝 떼고 간절히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우린 누군갈 사랑합니다. 지켜주려고 합니다. 설혹 단 한 번 마주친 타인이라 할지라도.' 112쪽

아무리 긴 밤이라도 아침은 온다. 죽음 같은 밤을 지나온 우리는 지금 어디쯤 어떤 존재로 머물러 있는 걸까. 살아 있는 걸까,죽어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할까. 해와 달, 아침과 밤,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선을 그어 가르는 일에 더 이상 어떤 힘이 있을까. 여리디여린 아침에 우리 영혼은, 무얼 할 수 있을까. 마주하는 얼굴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단순한 진심, 그뿐. 249쪽

순자가 사람들을 돌아보며 독백하듯 말했다

"부지런히 움직였잖니. 그걸로 충분하단다. 얼어죽을 만큼 춥다고 해도 순순히 움츠려 있지 말아라. 너는 부지런히 움직이며살아라.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단다." 280쪽

고요했다. 잠시 아무도 말이 없는 고요하고 기묘한 침묵

"천사가 지나갔네요." 복희가 읊조렸다. 언젠가 마담이 알려주었던 이야기 "프랑스에선 이렇게 대화하다가 잠시 침묵이 찾아올 때 '천사가 지나간다'라고 한단다."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 다들 말없이 유리창 밖을 바라보았다. 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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