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멜리아 싸롱
고수리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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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리면 열리고 동백꽃이 피면 닫는 곳.

세계와 시간 그리고 공간이 뒤틀린곳

그곳은 까멜리아 싸롱이다.

그곳엔 마담 여 순자와 사서 지원우 그리고

객실장 마두열 ,매니저 유이수, 고양이 바리가있다.

그들은 중천의 안내자로 49일동안 그곳에

온 이들을 보살핀다. 그렇게 첫눈이 내린날

까멜리아 싸롱은 문을연다.

..

..

.

(이 책의 환상적인 반전을 맛볼 이들을 위해

스포금지...)

책을 읽는 순간 오래전에 방송했던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살짝 실망할뻔했다.

워낙 유명했던 드라마라서 머리속에서

책과 드라마가 겹쳤기에 아쉬움을 안고

책을 읽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드라마는

지워진다. 그리고 오롯이 까멜리아 싸롱만

남는다. 책을 읽을수록 전혀 예상할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가고 스토리 흐름을

놓치지 않기위해 집중해서 읽어진다.

분명히 열차를 타고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있다고 생각했던 진아,복희,청수,지호.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곳은 처음들어보는

동백역.그리고 자신들을 마중나온

낯설은 사람들...

삶과 죽음의 중간지점인 까멜리아 싸롱.

그곳에서 49일간 머무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단순히 잠시 머무르는 호텔로

오해할수 있지만 이곳은 아주 특별하다.

그리고 더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까멜리아 싸롱을 지키는 사람들.

그리고 만월, 붉은달이 떠오르고 그곳에

첫눈이 내렸을때 도착한 사람들.

이들의 인연은 소름돋도록 슬프고 애틋하다.

죽었지만 아직 죽지않은 그들.

그리고 그들을 다시한번 구하고 싶은이들.

25살의 백화점 직원인 설진아

53세의 청소부 박복희

75세경비원인 구창수

16세 안지호

이들의 눈물겨운 삶의 흔적들...

죽은자와 기억을 안고 다시 남는자.

이 소설의 매력은 끝날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판타지,로맨스,휴먼드라마, 다양한 맛을 즐길수

있는 뷔페같은 소설이다. 고급진 뷔페집이다.

실망하지많을 ..다시 가고싶은 그런맛집.

골고루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은이들에게

이소설을 추천한다.

-밑줄 긋기-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산타클로스가 됩니다. 더럽고 무섭고 아프고 힘들고 슬픈, 우리 사는 세계의 진실을 알게 된 후에도. 시치미를 뚝 떼고 간절히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우린 누군갈 사랑합니다. 지켜주려고 합니다. 설혹 단 한 번 마주친 타인이라 할지라도.' 112쪽

아무리 긴 밤이라도 아침은 온다. 죽음 같은 밤을 지나온 우리는 지금 어디쯤 어떤 존재로 머물러 있는 걸까. 살아 있는 걸까,죽어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할까. 해와 달, 아침과 밤,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선을 그어 가르는 일에 더 이상 어떤 힘이 있을까. 여리디여린 아침에 우리 영혼은, 무얼 할 수 있을까. 마주하는 얼굴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단순한 진심, 그뿐. 249쪽

순자가 사람들을 돌아보며 독백하듯 말했다

"부지런히 움직였잖니. 그걸로 충분하단다. 얼어죽을 만큼 춥다고 해도 순순히 움츠려 있지 말아라. 너는 부지런히 움직이며살아라.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단다." 280쪽

고요했다. 잠시 아무도 말이 없는 고요하고 기묘한 침묵

"천사가 지나갔네요." 복희가 읊조렸다. 언젠가 마담이 알려주었던 이야기 "프랑스에선 이렇게 대화하다가 잠시 침묵이 찾아올 때 '천사가 지나간다'라고 한단다."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 다들 말없이 유리창 밖을 바라보았다. 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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