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아침놀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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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힐링류나 명상류, 젊은이들의 심령을 나약하게 만드는 책, 그리고 현실의 통고를 그대로 수용하게 만드는 책들은 아직도 수백만 부가 팔리고 있는 현실에 비하면, 진리에로의 독려나 개념적 지식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나의 책은 세인들에게 끊임없이 버림을 받는다. 뜻있는 자들에게 힘을 줄지는 몰라도 뜻을 아직 세우지 못하는 자들에게 힘을 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싸이의 몸짓을 배우든가, 니체처럼 광기에 빠지든가, 영혼을 타락시켜 언어를 얇게 만들든가 해야 할 텐데 모두가 나의 능력 밖이다.
- 김용옥, <도올의 아침놀> 46쪽

이 책은 2012년 대선을 치루기 전에 도올 김용옥이 생각의 단편들을 정리한 것이다.

도올의 말에는 전적으로 찬성이다. 힐링류의 책이 오히려 청년을 병들게 한다. 그들은 아직 위로받을 나이가 아니다. 좀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삶의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그런 역할은 청년의 몫이었다.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지 아직도 486같은 40대가 설치는 것이다. 40대는 힐링으로 위로받고 그동안의 삶의 과오도 뒤돌아보고 반성하고 더 성숙해야 한다. 그리고 20대에게 힘을 실어주고 기를 살려줘야 한다.

도올은 이 책이 출간되기 얼마 전에 나온 그의 저서 <사랑하지 말자>의 판매부수가 생각보다 기대에 못미치자 위와 같은 불평을 하고 있다. 니체 또한 자신의 책이 팔리지 않는 현실을 개탄했다. 심지어 그는 자비로 출판을 해야 했는데, 고작 몇 십부나 몇 백부 팔리는 데 그쳤다. 도올은 스스로 니체와 동일시하고 싶어한다. 언제부터인가 도올은 니체를 들먹이며 스스로를 니체로 착각하는 것 같다. 모르겠다, 후대에 그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후대의 평가는 나중 일이고, 개인적으로 보자면 도올은 반성해야 한다. 그의 말처럼 싸이의 몸짓을 배워야 하고 언어를 얇게 만들어야 한다. 대중적인 것이 영혼을 타락시킨다는 생각이 잘못이다. 도올의 학문적 성취가 높아지는 만큼 그의 책도 어려워진다.자연히 대중과도 멀어졌다. 그는 강의를 쉽게 하면서 책은 어렵게 쓴다. 의도적인 행동일 수도 있다. 비슷한 예로 진중권도 그렇다. <미학 오딧세이>를 냈을 때만 해도 진중권은 대중적인 작가였다. 그의 책도 갈수록 점점 어려워 진다. 평소 존경하는 지인의 말씀으로는 ˝그들은 쉽게 글을 쓸수도 있지만 일부러 어렵게 쓰는 측면이 있다. 스스로의 권위를 지키려는 마음 때문이다.˝라고 하셨다.

만약 도올이 대중적인 것은 영혼을 타락시키는 저급한 것이라 여기고 스스로 권위에 사로잡혀 있다면 부디 그것을 깨고 나오시길 바란다. 그리고 좀더 낮은 곳으로 임하셔서 무매한 대중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쉽게 다가와 주길 바란다. 그래야 예전처럼 대중이 열광하는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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