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문제에서 딜레마 뛰어넘기 - 윤리적 문제를 창조적으로 푸는 기술에 대한 실용 입문서
앤서니 웨스턴 지음, 이주명 옮김 / 필맥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동성결혼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2013년 9월 7일 청계천에서 영화감독 김조광수씨가 동성커플과 결혼식을 올려 이슈가 되었다. 김조광수씨는 결혼식 전 기자회견을 통해 동성 결혼의 합법을 주장했다. 많은 시민들이 그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냈지만, 한쪽에서는 오물을 투척하는 등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SNS에서는 한동안 동성결혼의 찬반이 갈리면서 첨예하게 맞서기도 했다.

동성결혼, 안락사, 낙태, 사형제도, 환경윤리 등 찬반양론이 첨예한 윤리적 딜레마의 해법은 없을까? 앤서니 웨스턴의 <윤리문제에서 딜레마 뛰어넘기>를 보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윤리문제에서 창조성을 발휘하는 방법에 대해 쓴 실용 입문서다. 저자는 논란거리가 되는 윤리문제들도 `상자 밖`에서 생각하는 창조적 문제해결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살펴본 동성결혼의 경우를 살펴보자. 놀라운 사실은 서로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양쪽이 공통의 토대를 갖고 있는데, 양쪽 다 결혼 제도를 신뢰한다는 점이다. 이 토론은 결혼 자체가 좋은지 여부가 아닌,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결혼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공통의 토대를 발견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상대방이 아닌 문제 그 자체이다. 서로 싸우기 보다는 공통된 입장에서 창조적 토론을 할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결혼을 폐지하고 종교나 사회적 공동체에 맡겨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성결혼의 문제도 보수적 관점에서 보자면 사람과 사람의 결합관계의 개선의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사실 동성결혼의 찬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혼을 비롯한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 인지도 모른다. 결혼과 이혼, 계약결혼, 양육문제, 법적인 상속 문제 등이 모두 같은 범주에 속하며 동성결혼도 다르지 않다.

이 외에도 책은 윤리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을 소개하는데,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비교 대조하거나, 극단화 하는 방법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방법의 접근을 통해 난제가 되는 윤리문제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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