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사계절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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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진이 몽골을 통일하려면 강력한 케레이트 부족의 옹 칸을 넘어서야 했다. 옹 칸은 전투에서 테무진과 맞서기보다 계략을 썼다. 테무진의 아들과 자신의 딸을 결혼시키는 자리에서 테무진과 가족을 몰살시킬 계획이었다. 뒤늦게 계략을 간파한 테무진은 도망치지만 이미 가족과 부하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수하에는 19명만 남게 되었다.

옹 칸은 승리에 취해 잔치를 열고 있었다. 전례를 보더라도 테무진은 결코 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테무진의 군대가 들이닥쳤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케레이트 군은 무너지고 옹 칸은 나이만 국경으로 도망쳤지만 국경의 경비병에 죽는 수모를 당했다. 드디어 테무진이 혼란스러운 유목 부족들을 통일하고 칭기즈 칸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테무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그는 발주나 호숫가에서 충성스러운 부하들의 서약으로 다시 일어났다. 곧 흩어졌던 병사들이 복귀하여 수만 명의 군대를 규합할 수 있었다.

테무진의 군대는 잔치가 벌어지는 장소를 향해 진격했다.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앞서 나가 예비 말들을 준비해놓고 있어, 지친 말들을 새 말로 바꾸어 타며 빠른 속도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의 군대는 이런 식으로 말을 바꾸어 타면서 한밤중에도 쉬지 않고 계속 달려나갈 수 있었다. 테무진은 이것을 `번개 진격`이라고 불렀다. 초원을 곧장 가로질러 케레이트 왕궁으로 다가가는 것이 편한 길이었겠지만, 테무진은 부하들을 이끌고 멀고 힘겨운 고개를 넘어 우회해 갔다. 그곳은 적이 경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114쪽

`번개 진격`은 칭기즈 칸 군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20세기 탱크가 개발되고 각국의 군사전략가들은 탱크전을 운용할 묘책을 찾고 있었다. 독일은 칭기즈 칸의 `번개 진격`을 응용하여 `전격전(블리츠크리크)`를 개발했다. 기동성이 뛰어난 군대가 빠른 속도를 이용해 적을 기습하여 혼란에 빠뜨렸던 몽골의 작전을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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