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 씨, 삶엔 무엇이 있나요? 눈이깊은아이 철학을 말하다 3
권은미 지음, 최라톤 그림 / 눈이깊은아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소로씨, 삶엔 무엇이 있나요?>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한 책입니다. 철학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습니다. 스토리텔링은 양날의 검과 같은데요. 메시지의 전달에 급급하여 생각보다 플롯이 잘 짜여진 책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플롯이 탄탄하여 읽는 재미도 있으면서 어려운 주제의 질문에 접근합니다.

훌륭한 어린이용 책은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재미있어야 합니다. 어린이만 재미있고 어른이 재미없어 하거나 어른은 좋아하는데 어린이가 싫어한다면 균형잡힌 책이 아니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소로의 <월든>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소로의 사상에 대해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른인 제게도 유익한 책입니다. 제 딸아이도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더군요. 주말에 시간을 내어 책에 관해 토론을 하기로 했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정말 완벽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희 부녀의 개인적인 취향이라는 점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소로는 대학을 마치고 월든 숲에서 오두막을 짓고 2년이 넘게 생활했습니다.

나는 자유롭게 살기 위해 숲 속에 왔다
삶의 정수를 빨아들이기 위해 사려 깊게 살고 싶다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떨치고 삶이 다 했을 때 삶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
- 73쪽

숲에서 그는 인디언 소녀와 우정을 나누며 행복을 꿈꾸지만 백인들이 흑인노예를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인디언 소녀의 집도 백인들에 의해 불타고 숲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는 더이상 숲에만 숨어있을 수 없었습니다. 링컨이 노예해방 선언을 한 1863년 보다 한참 전인 1840년대 일입니다.

그는 인간이 인간에게 정의롭지 못한 일을 저지르는 것을 죄라고 단언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죠. 그런데 그는 악을 막으려고 폭력을 쓰는 대신 `거부`를 택했습니다. 세금을 거부하고 신문구독을 거부하는 등의 행동을 표출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시민불복종>이라는 책에 잘 나타납니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시민이어야 한다. 법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보다 인권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 136쪽

그의 비폭력 운동은 톨스토이의 인도주의, 마하트마 간디의 인도 독립운동 그리고 마틴 루터 킹의 흑인 민권운동, 현대의 시민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준법과 저항. 소크라테스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풀리지 않는 딜레마의 문제입니다. 두 딸과 어떤 토론이 진행될지 벌써부터 기대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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