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샘터어린이문고 46
하신하 지음, 이작은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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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것은 어르인 지금도 익숙하지 않다. 아니, 아직도 안개 속처럼 모호하기만 하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꿈'이 무엇이냐고, 정답이라도 얘기하라는 듯 묻는다.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도, 생각해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그리고 마땅히 대답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상하다는 듯, 의욕이 없는 아이처럼 생각한다. 과연, 명확하게 꿈을 갖고 있는 아이가 그 꿈을 어른이 되어서까지 간직하고, 마침내 이루어낼 수 있는 아이가 과연 몇 퍼센트나 될런지. 그리고 과연 그것이 옳다고 누가 얘기할 수 있을까. 몸이 성장하듯, 꿈도 성장해가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탐구하고, 고민하면서 자신의 열망을 찾아내고, 다듬고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꿈'의 모습이 아닐까.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를 읽으면서 나 역시 그렇게 당연히 여기던 그 어른의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꿈이 무엇인지 소개하라는 장면에서 너무도 익숙한 모순이 느껴졌다. 책은 우리의 모습을 한 발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더욱더 아리고 답답한 것은 숙제를 피하기 위해서, 골치 아프게 생각하기 싫어서,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생각없이 얘기하거나, 부모님이 정해주신 꿈을 자기의 꿈으로 얘기하는 아이들이다. 너무도 많은 아이들이 그런 상황에 놓인다.
부모님의 꿈과 자신의 꿈을 혼동하고, 마치 그 꿈을 자기가 꾼 것인야 허상을 붙잡고, 진로의 길로 들어선다. 대학에 입학해서, 졸업을 하고도 방황의 멈추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휩쓸려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반면, 이 책의 주인공 수리는 꿈을 얘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다섯 번이나 써야 하는 숙제해야 할 지언정 엉터리로 꿈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혼란에 빠진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꿈이 있는데 자신에게만 없다는 불안감도 느낀다. 
 
 
수리는 그동안 자신이 몰랐을 뿐이지 별명과 이름을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 이전에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발견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작가는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따지고 보면 '직업'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겨난다. 꿈이라는 것은 직업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구체화시켜가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케하는 대목이다. 누구에게나 직업과 연결시키지 않고 잘하는 '무엇'이 있다. 하고 싶은 '무엇'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간에. 모범생 '진영'이가 뜨개질을 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것은 내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어딘가에서 튀어나온다. 끊임없는 관찰을 한다면.
 
"네, 지금은 주로 별명을 짓지만, 나중에는 이름을 지을 거예요. 백년 할머니가 만든 물건에도 이름을 붙여 주고, 세상에 있는 모든 물건에 이름을 지어 주고 싶어요. 사람들한테도요. 전 이름을 짓는 게 재밌어요. 이름을 짓고, 이야기도 만드는 사람이 될래요." --- p.100
 
 
작가는 말한다. 꿈은 천천히 꾸어도 좋다고. 결코 늦는 법이 없다고.
백년 할머니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서 '히말라야' 등반이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되는 것처럼.
요리사라는 꿈을 이루고도 '자신만의 국수'를 만들겠다는 또다른 꿈을 꾸고 있는 아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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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올리버, 즐거운 요리로 세상을 바꿔 - 공부보다 요리가 더 재미있다고?, 요리사 내가 꿈꾸는 사람 7
최현주 지음 / 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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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표지가 시선을 확 끈다. 거기에 요리에는 별 관심없는 나조차도 한 번쯤 이름은 들어 봤던 세계적인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을 증폭시킨다. 그래서 이 책 [제이미 올리버, 즐거운 요리로 세상을 바꿔]를 읽기로 결정했다.
내가 직접하는 요리는 별 관심이 없지만, 때로는 예술가이기도 하고, 때로는 기술자같기도 하고, 때로는 마술사같기도 한 요리사와 요리의 세계는 늘 호기심의 대상 있었다. 그런 여러가지 이유들로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로 다시 돌아가자면, 잡지 한 꼭지같은 독특한 디자인이다. 보통의 인물전이 인물을 표지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화면 가득 찬 인물과 이를 압도하는 독특한 형식의 표지 제목, 여기에 강렬한 느낌을 더해주는 극단적인 대비의 색상, 이들의 조합은 그야말로 인물이 그 속에서 펄떡이는 것같은 생동감을 준다. 책을 받고, 독특한 표지를 찬찬히 살피고 책의 내용과 뒷장의 표지까지 쭉 훑어보던 중 뒷표지 책날개에서 이 책이 시리즈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곧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이미 한 번 스쳐갔었던 책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다른 책들에 비하면 이 책의 표지는 오히려 얌전한 편에 속했다. 형광의 분홍색이나 보색에 가까운 대비 등은 한층 더 강렬한 느낌으로 독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스티브 잡스', '파이만', '메시', '칼 라거펠트', '조앤 롤링', '르 코르뷔지에' 등 일반적인 인물전에서는 만나기 힘든 인물들도 있다. 청소년 대상 도서를 전문으로 출판하고 있는 '탐' 출판사답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 대상 도서이지만 재미있고, 읽기 편해서 이 출판사의 책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 이 시리즈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혼자 흐뭇해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미이 올리버'는 영국은 물론 세계적인 요리사로 이름을 알린 것은 그의 뛰어난 요리 솜씨도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그의 음식에 대한 가치관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거침없이 돌진한 결과였다. 조각이 맞춰지듯 그의 이름은 몰랐지만 그가 이루어낸 성과에 대해서는 얼핏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인스턴트로 채워진 영국의 급식을 개선하기 위해 방송과 함께 노력을 한 결과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 결국 많은 학교의 급식을 자연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는 내용. 그 주인공 역시 '제이미 올리버'였던 것이다.
방송을 통해서 외식과 인스턴트로 채워져 있던 영국 가정의 식탁을 간단한 '요리'로 바꾸어 내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G20 정상회의 만찬을 지휘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요리사'만으로도 그의 이름은 이미 반짝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좀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는 그가 가진 막강한 재능 '요리'를 통해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노력들은 하나둘씩 성과를 내면서 그의 타이틀은 '요리사'를 너머 사회운동가까지 확대가 되었다. 좁은 주방에만 갇혀있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따라 거침없이 돌진하고 있는 '제이미 올리버'. 이 남자 좀 멋있다.
 
 
식당을 경영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제이미 올리버는 어려서부터 주방과 요리를 자연스럽게 접하면 살아왔다. 요리가 숙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요리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후, 요리전문학교에 진학하고, 세계적인 요리사를 스승으로 모시며 부주방장으로 일하면서 그의 존재는 서서히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보면 그가 요리사가 되고,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이 당연하고 쉬워보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신은 모든 것을 그에게 주시지는 않았다. 지독한 약점으로, 한평생을 따라 다니는 고통을 주셨다. 바로 '난독증'. 글자를 낱글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림처럼 보여 의미 이해가 어려운 증상이다. 지능과는 무관하나 학습을 하는데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요리사가 되려면 과학적인 지식도 있어야 하며, 이론의 공부도 필요하다. 좌절할 만한 이 상황에서도 제이미는 정면 돌파를 한다.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고백하고, 친구에게 부탁해 음성으로 녹음된 교재를 가지고 공부를 하여 당당하게 학교를 졸업한다.
 
 
지금도 수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겠지만 그는 자신의 약점을 당당히 밝히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또 언제든지 발벗고 나서서 도움을 준다.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도움을 주고 받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회도 없다. 건강한 사회는 약자가 전혀 없는 완벽한 사회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건강한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받아들을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그래서 서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진정 건강하고 완벽한 사회가 아닐까.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에 무릎 꿇지 않고, 당당히 이겨낸 제이미 올리버는 그 자신이 건강한 사회의 표본을 보여준 듯 싶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그는 그가 가장 잘하는 '요리'를 가지고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영국을 너머 패스트푸드의 천국 미국의 식단을 바꾸는가 하면 가금류의 음식에 대한 경고와 동물복지, 그리고 불우한 청소년을 일류 요리사로 키워내는 재단의 설립에 베스트 셀러 작가까지 그의 활동 영역은 끝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그 중심축에는 언제나 '요리'가 있고, 건강한 '요리'라는 그의 철학이 있다. 맛있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그가 또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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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 피나코테크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1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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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나 미술에 대한 관심은 아마도 늘 품어온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해석되지 않는 그림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 지는 기억에 없다. 대신 아이들에게 감성을 키워주기 위해, 마침 대형 미술 전시회가 속속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이해도 못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미술관 나들이를 자주 다녔다. 요즘은 오디오 가이드에 스마트폰 어플까지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구들이 제공되고 있고, 시간대를 잘 맞추면 직접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을 봐도 기초 지식이 없으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야말로 그림에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알테 피나코테크]는 미술관에 방문해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이다. 그러한 의도로 만들었다는 책소개에서 미리 알고 보기 시작했지만, 정말 각 미술관을 방문해서 도슨트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림에 얽힌 이야기, 화가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는 방법 등에 대한 다방면의 정보를 총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 특히나 이 책은 '세계 미술관 기행'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세계의 유명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각 미술관별로 묶어서 마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컨셉으로 진행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을 시작으로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물론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런던의 <대영 박물관> 등 여행 코스에 꼭 들어가는 유명 박물관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 이 책 [알테 피나코테크]는 독일 뮌헨에 소재한 동명의 박물관이 소장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알테 피타코테크는 독일 뮌헨에 위치한 고전 회화를 위한 미술관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오래된 미술관 중 하나이며, 19개의 대형 전시실과 47개의 소형 전시실에서 13~18세기 유럽의 주요 회화 약 700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알테 피나코테크는 이탈리아 그림 뿐 아니라 플랑드르, 네덜란드, 독일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며, 판 데르 베이든, 한스 멤링, 피테르 브뢰헬, 루벤스, 프란스 할스, 판 다이크, 라파엘로, 엘 그레코, 렘브란트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소장된 뒤러의 작품은 14점에 달하는데, 그중에서 <크렐 세폭화>, 매혹적인 <모피를 입은 자화상>, 아름다운 <파움가르트너 제단화>, 성 게오르기우스와 에우스타기우스가 측면 패널에 그려진 <동방박사의 경배>는 단연 눈에 띈다.
 
18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의 작품을 전시하는 노이에 피타코테크와, 현대미술관 20세기 디자인을 전시하는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와 함께 알데 피나코테크와 함께 알테 피나코테크는 뮌헨의 아트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 <뒷표지에서>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는 잘 모르는 미술관이었지만 뒤표지에 안내된 내용을 보니 꽤 다양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역사 또한 긴 꽤 유명한 박물관이었다. 
 
진짜 미술관을 방문한다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그 친절한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해석에 곧바로 책 속으로, 아니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옛 사람들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매체로 그림만한 것이 있을까. 화가의 생각과 느낌이 그대로 표출된 작품은 그 시대를 조용히 얘기해주고 있다. 그것만도 신기한데, 각 작품들은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움과 예술적인 자극을 준다. 때론 깊은 신앙심으로, 때론 예술적인 영감으로 빚어낸 작품들의 세계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무한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 책은 <알테 피나코테크>에 대한 역사와 특징을 알려주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별 소개가 이어진다.
 
 
1306년 경으로 추정되는 '조토'의 '최후의 만찬'을 시작으로 시대순으로 작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중세의 시대의 특성상 성경의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기법,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책의 후반부에는 풍경화나 얀 스테인의 <상사병>, 헤라르트 터르 보르흐의 <강아지의 벼룩을 잡아 주는 소년>과 같은 개인적인 시선으로 옮겨진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시대의 관점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는 과정 중의 하나가 될 듯 싶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해석이다. 구도나 부분의 묘사의 설명 등 알고 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속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림을 보노라면 그림을 보는 안목이 조금은 세련되어 지는 것 같다. 더욱 감탄스러운 것은 그런 설명하는 부분을 확대하여 좀더 잘 관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미술관을 직접 방문한다고 한들 이렇게 자세히 확대해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명을 듣고 시원하게 확대하여 보는 그림을 볼 때면 그림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새롭고, 아름다운 그림이 주는 그 메시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뛰고, 행복하고, 감사했다.
 
 
 
고전 회화 중심의 미술관이다 보니 근현대의 작품을 만날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뒷표지 날개에 소개되고 있는 시리즈의 다른 미술관들로 호기심을 옮겨 본다. 작품 감상 이상의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더욱 깊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세계 미술관 여행> 시리즈. 다른 책들도 벌써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 리스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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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에 걸린 마을 - 황선미 작가와 함께 떠나는 유럽 동화마을 여행
황선미 지음, 김영미 그림 / 조선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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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마을로의 여행.

처음에는 동심을 가진 작가가 동화 마을로 여행을 떠나면서 그곳의 모습을 동화 작가의

순수한 시선으로 여행을 하고 느낌을 쓴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역시나. 새롭고 신기한 구성. 역시 어린이책을 쓰는 동화 작가 답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의 여행은 이렇게 기발하고 새롭고 신기했다.

보편적인 여행이 아닌, 여행과 상상의 결합이라고 할까?

저자는 분명 동화 마을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럼에도 작가가 다녀 온 흔적은

각 이야기가 끝나는 시점에 있는 작가와 동화 마을에 대한 소개에서 겨우

그것도 아주 작은 사진 속에서 겨우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은 바로 저자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는

저자가 그려서 만든 '깜지'라는 쥐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면서 보통 사람을 보다는 순수한 감성을 가진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라고 할 지라도 어린이들에게는 그냥 어른일 뿐인가 보다.

 

무작정 동화 마을로 여행을 떠나면서 출발한 여행의 주인공은 작가가 아니었다.

그녀는 보통의 어른들이 보는 세계만을 본다. 그래서 그녀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볼 수가 없다. 대신 그 순수한 주인공을 직접 만나 진정한 여행을 하는 쪽은

작가의 분신이자 작가의 순수한 동심의 결정체 '깜지'가 대신한다.

건망증 작가의 노트를 사수하면서 그는 피터팬을 시작으로 피터팬, 피터 래빗의

작가 비아트릭스 포터를 만나기도 하고, 말광량이 삐삐와 함께 놀기도 하며,

피노키오, 미운오리 새끼, 브레멘 음악대까지 다양한 동화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교류도 하고, 선물도 받으면서 진짜 여행을 한다.

 

생각해보면 작가가 그냥 동화 마을로 떠나 그곳의 풍경을 전하고,

사색을 하는 것으로 책이 구성이 되었다면 얼마나 밋밋했을까 싶다.

그런 책이라면 정말 너무나 많이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린이책 작가라는 무기가 이렇게 여행의 방법 역시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방법으로 전달해준 것이다.

처음에는 약간 의아했다. 유럽까지 직접 갔으면서도 사진 몇 장으로

실제 화자도 아니고, 제 3자의 입장에 서서 동화로 책을 끌고 가는 것이

그 멀리의 여행이 아깝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진짜 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더 생생하게 살아났다.

아마도 작가가 그곳의 풍경을 묘사하고, 책과 저자를 소개하는 글의 형식으로

글을 썼다면 이보다 생동감있고, 그 작가와 작품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라는 직업을 십분 발휘에서 그야말로 동화의 여행을 제대로 하게 해준

멋진 책이다. 장마다 실린 동화와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더욱 흥미로운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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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섭 교수의 공부하는 척하지 마라 - 10만 명의 공부 방법과 미래를 바꾼 스스로 학습법
송인섭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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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공부'는 늘 해결하지 못한 숙제처럼 늘 가슴 한 구석을 꽉 틀어막고 있다. '왜?'라는 의문사를 습관처럼 달고 산다. 도대체 왜 안할까? 왜 싫어할까? 왜 힘들어할까? 왜 오르지 않는 것일까? 강의도 들어보고, 책도 읽어보고, 직접 부딪쳐도 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지만 늘 제자리, 결국 다시 원점의 고민에 빠진다.
이유도 많고, 사연도 많고, 원인도 다양한 그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답을 찾지 못했다. 이 아이에게 적용해서 효과적인 것 같아 다른 아이에게 적용해보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오고. 아닌가 싶다가도 답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다. 60억 인구 중 단 한 사람도 같은 얼굴을, 같은 지문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성격 역시 그렇지 않을까? 학습 역시 60억 인구의 방법이 모두 다른 것은 아닐까?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아이들과 만나면서 어쩌면 나는 답을 들고, 아이들을 거기에 맞추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몇 번의 성공 답안지를 들고, 모든 아이들에게 예외없이 적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본다.
 
[송인섭 교수의 공부하는 척하지 마라]는 학습과 관련된 책이면 무엇이든 습관적으로 먼저 짚고 보는 버릇으로 만난 책이다. 축적해가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방출은 되겠지하는 심정으로 다양한 책을 접하고 있는데, 사실 사례가 다양한 것이지 공부의 원리나 방법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같은 방법을 적용해도 다르게 나타나는 결과는 결국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대상임을 얘기해준다. 대상의 문제이니 더 답답해진다.
 
이 책은 공부법책은 다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금씩 관련 책 읽는 것을 줄이기 시작할 무렵에 만났다. 저자가 송인섭 교수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 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내가 부딪힌 벽에 대한 안내서라고 할까. 이 책은 그동안 수많은 아이들의 자기주도학습을 지도했던 송인섭 교수가 만 번 이상의 다양한 학습 프로젝트에서 만난 대표적인 사례를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다.
 
 
역시나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한 저자는 아이들을 지도할 때 어떤 도움이 필요한 지, 그러한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된 사례는 현장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현장감과 리얼리티가 그대로 살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몰입을 하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어떻게 극복했는 지가 그대로 실제처럼 다가온다.
 
 
중간중간 박스 형태로 포인트를 짚어주기 때문에 상황 속에 묻히기 쉬운 핵심을 다시금 정리해볼 수 있다.
 
 
각 사례별로 스터디 플랜을 제시해줌으로써 실제 적용해볼 수 있는 과정의 정리도 깔끔하게 해주고 있다.
 
 
책의 구성은 기본, 발전, 심화로 접해볼 수 있도록 사례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도록 되어 있다.
1장 기본에서는 '공부의 잠재력을 깨워라'라는 제목으로 자신감없는 아이, 목표 없는 아이, 노력하지 않는 아이, 산만한 아이, 기억력이 떨어지는 아이, 핵심을 놓치는 아이의 사례를 통해 공부의 동기를 부여하고, 학습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2장은 발전 단계로 좀더 높은 목표와 구체적인 꿈과 비전을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3장 심화 프로그램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IQ, EQ, SQ를 고루 갖춘 리더를 기르기 위한 사고력, 표현력, 정서 이해 및 조절, 관계 기술 향상을 목표로 접근하고 있다. 역시 사례별로 제시하기 때문에 문제의 이해도, 해결 과정도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 중간중간 제시하는 체크리스트라든가 실제 적용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의 폼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손쉽게 활용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아이들을 만날수록 상담을 해나갈수록, 미궁으로 빠지던 답답했던 상황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물론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방향을 찾았다는 것과 그동안 내가 했던 방법 중 일부는 옳았음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비슷한 상황(아주 빈도수가 높을)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자신감있게 저자가 제시한 방법을 적용해보려고 한다. 도달할 목표점을 아는 것, 과정을 알고 있다는 것, 경험은, 간접적이지만 가장 큰 자산이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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