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베이커리 스콘 레시피 - 영국 감성 가득 오리지널 스콘 성지의 비밀 레시피
한정훈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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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나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스콘'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스콘을 좋아하는 둘째 덕분에 맛을 보게 되었고

간간히 잊지 않을 정도로 먹을 기회가 생기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매력을 느껴

나중에는 내가 먼저 찾을 정도로 즐기게 되었다.

 

처음 스콘의 맛을 보았을 때 느꼈던 첫인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즐겨 먹었던 KFC의 비스켓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좀더 건조한 느낌이었지만

워낙 좋아했던 비스켓과 유사해서 금방 친숙해졌고

그 은은한 맛의 매력에 금방 빠질 수 있었다.

한때는 왕창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하니씩 꺼내서 녹여 먹기도 할 정도였다.

그렇게 한동안 즐기던 스콘은

바쁜 일상에 한동안 잊고 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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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가온베이커리 스콘 레시피]를 본 순간

다시금 그 고소함과 담백함이 떠올라

잊고 지내던 옛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이 책을 본 순간 둘째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의욕을 불태우는 바람에

일단 용감하게 같이 도전해보기로 했다.

 

스콘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모양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굳이 예쁘게 만들 필요없이

그저 뭉쳐지는 모양대로 만들어 구우면 끝!

투박한 비주얼을 담백맛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같다.

 

주로 플레인 스콘을 접했었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스콘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준다.

스콘을 이렇게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구나

감탄하면서 그 맛을 상상해보고 궁금해하면서 책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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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스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적은

프롤로그부터 시작한다.

 

"스콘에도 유행이 있는 것 같다. 요즈음 생크림을 베이스로 한 생크림 스콘,

현미유와 코코넛오일 등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비건 스콘,

풍미가 좋은 버터를 사용한 버터 스콘이 대표적이다.

내 입맛에는 버터 스콘이 가장 잘 맞아 버터 스콘에 집중하게 되었다.

-중략-

어떤 이는 먹을 때마다 목이 메는 듯한 답답한 느낌이 싫다고 하지만

스콘은 원래 특유의 고소함과 담백함, 좀처럼 질리지 않는 단순하고 심플한 맛이 특징이다."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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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스콘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을 Q&A로 묶어 놓았다.

이 책을 만났을 때 나도 들었던 질문 하나.

에어프라이어로 과연 오븐에서 구운 것과 같은 맛을 낼 수 있을까?

동일한 질문이 있었다.

 

"에어프라이어는 최대 200도의 고온 열기로 약 15분 정도 재료를 익히는 원리로 작동해요.

열기로 수분을 증발시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요리가 완성된답니다.

-중략-

오븐과 비교해서 열의 순환이나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집에서도 오븐 없이 충분히 맛있는 스콘을 즐길 수 있어요." -p.26

 

또 한가지 질문.

스콘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방법을 잘 몰라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입맛에 안맞는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스콘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스콘마다 개성이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요, 가끔식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스콘을 살짝 데워서 어울리는 잼이나 스프레드를 곁들여 좀 더 재미있게 즐겨보세요.

특히 클로디드크림을 추천해요. 클리티드크림은 우유를 가열해 만든 크림인데

그냥 먹으면 다소 밋밋하지만 스콘에 발라 먹는 순간 고소한 풍미가 폭발해요.

마트 유제품 코너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p.27

 

보통 딸기잼을 많이 발라서 먹었는데

클리티드크림과의 조합은 어떨지 궁금하다.

당장 구입해서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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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다루는 스콘의 종류는 총 20가지

그중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것은

역시나 가장 기본이 된다는 '버터 스콘'이다.

'BASIC' 이라는 마크도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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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 스콘마다 오븐에서 구울 시간과 온도,

에어프라이어에서의 시간과 온도를 표시해준다.

둘다 해보고 맛을 비교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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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스콘은 특히나 재료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루재료는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소금,

수분재료는 버터, 우유, 생크림, 달걀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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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준비한 가루재료에 버터를 넣고 가루와 골고루 섞이도록 한다.

다음으로 수분재료를 넣고 반죽으로 만든다.

그리고 반죽을 떼어내어 모양을 만들고,

냉장고에서 1시간 정도 숙성시킨 후

달걀물을 바른 후 오븐에서 구워내면 완성!

여기에 재료의 조합을 생각하면서

가루재료, 수분재료, 토핑을 가감하면

개성 넘치는 스콘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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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온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메뉴인

'라우겐 스콘'은 약간 독특한 과정을 거친다.

당당히 'BEST' 딱지가 붙어 있는 스콘이다.

 

"감칠맛과 단짠단짠의 조화로 가온베이커리의 대표 스콘으로 자리 잡은 라우겐 스콘입니다.

독일에서는 많은 빵을 라우겐(소다) 용액에 담가서 즐긴다고 해요.

짭짤한 맛에 맥주 안주로도 좋죠.

갈색이 될 때까지 충분히 구워주어야 해요." -p.39

 

직접 만들지 못한다면

꼭 매장에 들러 구입해서라도 먹고 싶은 스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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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만나는 스콘은 '녹차 스콘'이다.

녹차 스콘이라고 해서 녹차가루만 넣을까 싶었는데

우유 대신 생크림과 토핑으로 화이트초콜릿과 다크초콜릿이 함께 들어간다.

이런 디테일한 조합이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리라.

완벽한 조합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저자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찾아냈을 것이다.

 

스콘 하나하나의 재료를 들여다보면

저자의 이러한 피땀어린 노력들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것 같다.

이 스코은 녹차를 거의 중독처럼 좋아하는

큰아이에게 만들어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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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해보고 싶은 또 하나의 스콘은

'올리브치즈 스콘'이다.

올리브와 스콘을 좋아하는 둘째에게 딱 어울리는 조합이다.

 

올리브치즈빵을 응용해서 만든 올리브치즈 스콘이에요.

올리브가 군데군데 거침없이 박혀있는 스콘을 보면 손이 절로 가죠.

올리브 특유의 감칠맛과 씹는 맛이 그대로 살아있으며 치즈 향이 입안에 가득 퍼져요.

올리브는 물에 살짝 헹궈서 염분과 물기를 제거한 후 넣으면 좋아요.

혹시 토마토소스가 있다면 곁들여보면 어떨까요?"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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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스콘은

나를 위한 '초콜릿 스콘'.

가루 재료에 일찌감치 코코아 파우더를 넣어 반죽을 하고

토핑으로 다크초콜릿칩을 추가하여 초콜릿 맛을 원없이 느끼게 해준다.

그럼에도 더 진한 초콜릿 맛을 즐기길 원한다면

초콜릿을 녹여 한 김 식힌 스콘 위에 살살 부어주거나

한 스푼 정도 올려 놓고 코팅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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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특별한 모양의 스콘도 소개한다.

촉촉한 브라우니에 스콘을 얹어서 만든 브루스콘,

우유나 요거트에 곁들여 기 좋은 큐브스콘.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 가득 고소함이 번진다.

취향과 기호가 각각 달라 원하는 스콘이 다르지만

기본 베이스는 같으니 각자 원하는 재료만

추가하여 입맛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편리하고 실용적이다.

 

책을 보다보니 당장 시작해보고 싶다.

우선 기본 베이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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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러블리의 최강 실무 엑셀왕 - 700만 직장인 인증! 네이버 NO.1 서식 다운로드! 왕초보 최강 입문서
블랙러블리(김상수) 지음 / 진서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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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업무를 하면서 하루에도 가장 많이 보는

문서종류가 바로 엑셀문서이다.

어느 때는 단순히 숫자 확인만을 위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업무에 사용하다보면

통계를 낼때 원하는 자료만 뽑아서 가공할 때 등

엑세를 잘 알면 쓸데없이 반복된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업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최근에는 더이상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엑셀강좌를 수강하면서 배워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강의를 들을 때는 알 것 같은 것이

실제 적용하려면 또 잘 모르겠고

기억이 나지 않아서 강의를 돌려보면서

다시 확인해야만 했다.

아직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 않은데다가

익숙치않아서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강의로 새로운 기능을 익혀도

당장 필요할 때는 찾고 다시 익히는 시간이 필요해서

효율적이지 못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책을 구비해놓고 당장 필요한 기능을

찾으며 적용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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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러블리의 최강 실무 엑셀왕]을 보자마자

이 책이다 싶었다.

초보부터 고수가 필요한 기능까지

한권에 담았을 뿐만 아니라

실무에서 필요한 꼭 필요한 기능만

군더더기 없이 담고 있기때문이다.

"700 직장인 인증! 네이버 NO.1 서식 다운로드! 왕초보 최강 입문서"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저자는 네이버에서 이미 엑셀 서식왕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서식의 최강자답게 책역시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까

많은 고민을 한 노력이 엿보인다.

서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단축키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퇴근을 앞당겨주는 단축키부터 안내한다.

뿐만 아니라 책 곳곳에는

관련내용의 'tip'을 함께 싣고 있는데

이거야 말로 알면 모르면 계속 시간을 허비하거나

어렵게 처리하던 일을

간단하게 해결하게 해주는 꿀팁이다.

 

엑셀은 숫자를 쓰면 바로 '수'로 인식하기때문에

0으로 시작하는 핸드폰번호 등을 입력하면

바로 의미없는 맨앞의 '0'은 자동삭제를 해버린다.

업무상 0이 붙은 수를 많이 다루는데

지금까지는 셀서식을 문자로 일일이 바꾸면서 사용했다.

불편하면서도 그냥 습관적으로 사용해왔다.

책을 보면서 단지 어퍼스트로피(')만 먼저 입력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는 허무하기도 했다.

간단한 기능하나만으로도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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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업취소를 할 때 [Ctrl] + [Z]를 단축키로 많이 사용한다.

정말 수시로 사용하는데

작업을 하다보면 습관적으로 잘못 눌러서

취소하지 않아도 되는 작업을 취소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차싶다가도 어쩔 수 없다고

다시 작업을 하는 경우고 종종 있었는데

이런! 이것 역시 취소하는 기능이 있었던 것이다.

[Ctr]l +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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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tip들만 따라가면서 익혀도

엑셀에서 보내고 있는 시간을 왕창 줄일 수 있다.

이 팁들은 책의 맨앞 목차에도 실려 있어

원하는 기능을 빨리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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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핵심 탭' [파일], [홈], [삽입]탭 3개로

바로 실무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힐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통 엑셀초보용 책을 보면 메뉴보다가 질려버리고

답보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철저하게 현장에서 배우는 것처럼

3개의 탭을 기본기를 익히자마자

다양한 서식을 반복해서 만들어보면서 익힐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 서식의 과정에

초중급의 수준이 모두 들어 있어 초보자 뿐만 아니라

엑셀을 어느정도 사용하고 있지만

좀더 체계적으로 다듬고 싶은 중급사용자나

새로운 서식을 개발하고 만들어야 하는 고급사용자에게도

유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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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로 서식을 만들 때 셀의 모양이 다른 경우

병합을 사용하거나 그도 안되는 경우

별도 캡처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캡처해서 그림으로 삽입하고 했는데

엑셀에는 카메라기능 자체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준비마당부터 이런 고수의 숨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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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어떤 한 버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2007부터 2019까지

모든 버전을 아울러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은 책으로 배우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 질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제서식 또한 책속에 포함되어 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다운받아서 실습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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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초보자들의 질문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오래했던 만큼 초보자들이 무얼 궁금해하는지

어떤 실수를 주로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저자이다 보니

실무에 꼭 필요한 기능들을

쉽고 깔끔하고 명쾌하고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엑알못이라도 하나하나 따라가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단계적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작업중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기 쉽게

깔끔하면서 기능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번에 이 모든 기능을 다 익히기는 어려울 것이고

한번 해봐서는 기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편리하게 찾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배우고 써먹기에

이 책은 최적이다.

당분간 아니 어쩌면 엑셀을 사용하는 동안은 쭉~

내 책상 위에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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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러블리의 최강 실무 엑셀왕 - 700만 직장인 인증! 네이버 NO.1 서식 다운로드! 왕초보 최강 입문서
블랙러블리(김상수) 지음 / 진서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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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기능만 사용하다보니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책을 보면서 총점검을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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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을 통해 얻은 믿기지 않는 자유
라이언 스미스.킴 스미스지음, 황정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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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어나기 시작한 체중은 끝을 모르고

하루가 다르게 숫자를 올리기 시작했다.

'곧 뺄 수 있겠지' 방심했던 상황은

어느새 10kg을 훌쩍 넘어가기 시작했다.

젊었을 때와 달리 나이 들어 찐 살은

늘어날 때와는 달리 운동을 해도

식단을 조절해도 꿈쩍을 안한다.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다이어트를 시도해봤다.

평소 먹는 양이 많지 않음에도 억지로 식단을 조절하고

굶어서 빼려고 하니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변수가 발생하면 쉽게 무너져 버렸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할 시간이 저녁시간 뿐인데

그 시간을 피하려고 하니 가족들도 서운해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간헐적 단식'이었다.

방송에서 소개된 이후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꽤 많이 정보가 나온다.

성공한 사례도 제법 많다.

무엇보다도 내가 단식을 하는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고,

억지로 줄이는 다이어트 보다 훨씬

스트레스도 덜하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다가왔다.

방법도 간단했다.

보통 5:2와 16:8 두 가지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5:2는 5일동안 평소처럼 먹고 2일을 단식하는 방법이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이런저런 스케줄이 많으니

이 방법은 쉽지가 않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주말을 허기와 괴로움으로 보내는 것은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일단 이 방법은 배제했다.

두 번째 방법은 16:8은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 평소와 같이 먹는 방법이다.

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을 조금 늦추면

가족들과 저녁도 함께 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더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당장 16:8의 간헐적 단식에 들어갔다.

일주일 정도 잘 유지했는데

일을 하느라 점심식사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공복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식은 땀이 나고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혈당이 온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단식을 중단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상포진의 진단까지 받으며

약 복용과 함께 운동금지에 

잘 먹고, 푹 쉬어야 한다는 의사선생님의 엄명으로

일주일간의 노력은 아쉽게도 수포로 돌아갔다.

 

일주일 단식을 하면서 감량된 체중은 1kg.

뭔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쉬웠다.

무엇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처음에는 오전 시간이 조금 힘들었는데

3일 이상 유지가 되니 오전 공복시간도

크게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오히려 속이 편해지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었다.

그렇게 움직이지 않던 체중계의 바늘이 1kg 줄어드니

희망도 보이기 시작하고, 그것이 동기부여가 되었었다.

오전 공복시간에 운동을 하면서 땀을 빼니

몸이 더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2시부터는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스트레스도 거의 받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

 

한 번의 실패를 맛보았지만

이제 몸의 건강해졌으니

다시 단식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좀더 공부하고 준비해서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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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을 통해 얻은 믿기지 않는 자유]

읽게 된 것도 경험을 먼저 한 선배의 생생한 증언과

노하우를 전수받아서 적용 실천해보기 위함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간헐적 단식 방법을

소개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방법보다는  

비만이 되는 습관의 가장 깊은 곳의 원인과

그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삶의 모습,

그렇게 스스로 놔버린 자포자기 상황에서

간헐적 단식을 알게 되어 실천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삶, 마음의 변화를

수기 형식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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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라이언과 킴 부부는

현실의 어려움을 음식에서 찾았고

그렇게 늘어나기 시작한 체중은

삶을 갉아 먹어가는 악순환에 빠져들어갔다.

그러다가 간헐적 단식을 알게 되었고,

꾸준한 실천을 통해 둘이 합쳐 98kg 감량에 성공했으며

그로인해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어떤 위기가 와도 이제는 끄덕없이 튼튼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푼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씩 꾸준히 먹는 스타일인

나의 경우도 어쩌면 중간중간 평소 느끼는

스트레스를 음식의 맛에 기대어 풀었는지도 모르겠다.

움직임에 비해 먹는 양은 늘어만 가니

거울을 외면하게 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늘어나는 체중만큼 움직임이 힘들어지면서

스스로를 포기해가는 과정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다시 시작은 안했지만

지금부터 하는 것은 단지 체중을 줄이고,

음식을 덜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 부부의 얘기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자기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진정한 건강과 행복을 찾아가는

자유로워지기 위한 과정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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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이유가 나 자신과 건강을 위한 것임을 기억하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겁 많고 자신감 없고 나약한 소녀였던 나에게 이런 인식의 변화는 간헐적 단식의 전 과정을 통틀어 최고의 성과였다. 나는 철저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그런 내가 소중한 사람임을 인정하게 됐다. 현재 가장 큰 목표는 나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고, 그 중심에 단식이 있다." ---p.212~213

 

이 책은 남편 라이언과 부인 킴이

처음 음식에 휘둘리기 시작한 때부터

단식에 성공한 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번갈아 가면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위의 내용은 부인 킴이 간헐적 단식을 통해서

얻게 된 생생한 변화이다.

 

"단식이 음식에 대한 나의 전반적인 태도에 굉장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제는 억지로 감정을 누르기 위해 음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그때그때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고 긍정적으로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런 변화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여전히 우울함과 불안감이 엄습할 때도 있지만, 난생 처음으로 앞으로는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고 믿게 됐다." ---p.230

 

남편 라이언의 변화이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고비가 닥쳐도

이 든든한 믿는 구석이 지켜줄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선순환은 계속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의 묘미이자 어려운 점은 너무나 단순하다는 것이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규칙이 간단하다. 하루 중 19시간 정도는 단식으로 공복을 유지하고 나머지 5시간 정도에 걸쳐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면 된다. 그 5시간 동안 무엇을 먹을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중략-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자신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지는 각자가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중략-

간헐적 단식은 상식과 유연성 사이의 균형을 잘 맞췄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다만 그 균형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간단치가 않다. ---p.233~234

 

간헐적 단식이 접근성은 쉽지만 유지하고 효과를 보려면

먹는 시간도, 먹을거리 종류도 스스로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자신을 돌아보고, 들여다 보고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단순히 체중 감량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처음 공복의 시간을 몸이 적응하려면

또 나름대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부부는 그 시간에 정신적인 에너지를 쏟을 대상을 찾아서

집중하다보면 단식의 고비를 수월하게 넘을 수 있다는

팁을 알려주기도 한다.

나의 경우도 그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곤 했었다.

평소 산책을 즐겼던 터라

2~3시간 산책을 하면 첫 식사시간까지

시간이 금방가서 식사시간까지

견디기 훨씬 쉬웠었다.

 

간헐적 단식은 부부가 알려주는

꿀팁이 고작 몇 페이지에 불과할 정도로

기본 원리와 방법이 아주 간단하다.

반면 꾸준히 유지했을 때 효과와 영향력은

부부의 경우처럼 상상 그 이상이다.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더 깊고 강력한

이유를 전파하기 위해 부부는 그들의 경험을  

책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에도 과정과 결과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고 한다.

표면적인 효과가 아닌 진정한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인생과 행동에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고 긍정적인 결과를 경험했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치유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에 대해 진 스티븐스에게 수없이 들었다. 그녀의 긍정적인 영향에 힘입어 이제 우리도 꿈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p.260~261

 

지금 몸이 무겁다면....

삶이 우울하다면...

그로인해 음식으로 도피처를 찾고 있다면...

지금 당장 '간헐적 단식'에 도전해보자!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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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끌리다 - 나를 위한 특별한 명화 감상
이윤서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는 그림이 있다.

그림에 대한 해석은 고사하고

그림을 그린 화가나 사조, 시대적인 배경도 모르는데도 

그냥 마냥 서서 바라보게 되는 그런 그림.

어느 순간부터는 작품에 대해 꼭 알아야만 하는 건가?

작가 손을 떠난 작품은 그것을 즐기는

감상자의 몫 아닌가 하는 

조금은 여유로운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힘들 때, 외로울 때, 슬플 때, 기쁠 때, 행복할 때 

그렇게 순전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그림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감상용, 치료용 그림에세이가

많이 출간되면서 아마추어적인 내 감상에

조금씩 살이 붙어가기도 하고 있다.

 

 

[그림에 끌리다]는 나처럼 그림으로

위로와 위안을 얻고 있는 작가의 그림 에세이다.

아주 큰 차이점이 있다면 저자는  

미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에 접근하고 느낄 때에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선으로 보지만

좀더 깊게 들어가 작품을 바라볼 때는

사실과 객관적인 분석을 곁들임으로써 

작품에 좀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며

작가와 깊이있는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쉽고 편안한게 쓰여진 문체는

그림을 대할 때의 긴장감을 풀어주며

작품에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독특한 띠지의 형태에 깜짝 놀랐다.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띠지는

마치 선물 포장 같은 느낌을 주며

소중한 이에게 받은 선물을

읽기 위해 띠지를 풀어볼 때면

꼭꼭 숨겨둔 비밀의 이야기를

여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한동안 도무지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날 밤바다를 보고 온 이후로 고요함에 동화되어 며칠째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저 보고 읽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어쩌면 나는 명화 속의 화가들처럼 삶을 고뇌하고 고통을 느끼는 감각이 발달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예민함은 그들이 남겨두고 간 그림에 반응했고, 그것을 쉬운 말로 옮기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명화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p.4 '그림이 내게 오다' 中

 

 

책은 저자의 감정선을 따라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잊지 않을게, 2부 자유로워질게

3부 조금 더 특별한 나, 4부 괜찮아로 나누어

각 주제에 맞는 단상, 화가, 작품 소개을 소개한다.

 

 

각 장이 끝날 때면 색깔을 하나 선택해

색깔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이 색과 관련된 작품을 소개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검정, 노랑, 하양, 녹색이 차례로 소개된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파랑은 소개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알고 싶은 욕구가 조금씩 생기면서

여러 책을 스쳐가듯 보고 있는데

대부분이 미술사나 작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약간은 공부의 기분으로 읽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저자의 감정에 따라 끌리는 그림으로 구성하다 보니

순서나 선택, 배치가 비교적 자유롭다.

구색을 맞춰야 할 필요도 없고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도 없다.

순전히 작가의 느낌 프레임으로 선정하다 보니 

그림 한점 한점이 내뿜는 에너지가 사뭇 다르다.

미색의 고급스러운 종이질은

그림의 느낌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한다.

 

마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는 순간 양면에 펼쳐진 그림을

마주대할 때면 그 압도적인 기운에

잠시 시선을 멈추고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미 알고 있던 작품도 있지만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작품, 작가도 있다.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작품들도

저자의 느낌과 화가의 사연을 듣고 보면

어느새 작품들은 수많은 말을 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럴 때면 책 읽기를 중단하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

마냥 거닐고 싶어진다.

 

 

<오필리아>로 잠깐 본 적이 있었던 화가 존 밀레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왕성하게

활동했던 화가라고 한다.

이상화된 미술을 비판하고 자연 관찰과 세부적인 묘사에

충실했던 라파엘 전파의 거장이다.

<오필리아> 역시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습한 공기마저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었다.

다른 그림들 역시 세밀하고 농후한 표현이 두드러지지만

그 그림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른 그림에 시선이 꽂혔다.

<버넘 협곡>이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을 본 순간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겨울의 산속으로

홀로 걸어들어가는 여인의 뒷모습.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한참 방황하고 있던

저자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의 시간을 보았던 것 같다.

그림 속 여인이 앞으로 마주해야 하는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함.

그럼에도 길은 단 하나.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그림 속 여인의 두려운 상황이

자신의 처지와 같게 느껴졌을 것이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이 그림이 다가왔고 공감했다.

아직도 책은 한참이나 남았지만

그림 속 여인의 자리에서 

그렇게 한동안 책을 넘기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책의 띠지를 장식하고 있는 그림은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로 불릴 만큼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다.

화가는 서정적이고 사실적으로 사진처럼 묘사하는 방식으로

네덜란드의 가정의 일상적인 모습을 주로 그렸다.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이 인상적인데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은

양면으로 펼쳐졌던 <델프트 풍경>이다.

복잡한 마음에 산책을 나섰을 때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풍광에

잠시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게 된

한가득 펼쳐진 델프트의 풍경은 

잠시나마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게 해주었다.

발길을 멈추고 모래밭에 앉아서

무념무상으로 경치를 감상해본다.

 

"베르메르는 1632년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태어나 삶을 마감할 때까지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중략)

그는 초기에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의 특성이 담긴 풍경화를 주로 그렸지만 풍속화로 주제가 바뀌어갔다. 그는 안타깝게도 생전에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는데, 대략 34여 점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베르메르의 작품은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끔 지인들이 분위기가 좋은 작품에 매료되었다며 내게 "이 작품을 그린 화가가 누구인가요?"라고 묻곤 한다.

그들이 보내오는 그림을 보면 신기하게도 베르메르의 작품인 경우가 많다.

 

고즈넉하면서 서정적인 분위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실적인 표현이

거부감 없이 다가오기 때문인가."

---p.70~71


사람의 정서와 감정에는 공통 분모가 있나보다.

나만 좋은 것이 아닐 때

그렇게 또 누군가와의 공감이 기쁨을 느끼게 한다.

 

 

또 하나의 압도하는 그림.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최후의 심판>이다.

이 그림은 이미 보아왔고 익히 알고 있었던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배경을 알고 다시 보니

더 깊은 더 압도적인 감동이 밀려온다.

석회가 마르기 전에 재빨리 그려야 하고

수정도 어려운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미켈란젤로는 오로지

예술혼으로 혼자서 이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낸다.

보이지 않는 곳은 더더욱 심혈을 기울여서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그려내고야 마는

그 정신은 주위의 시기와 질투, 암투를 이겨내는

미켈란젤로가 택한 가장 쉬우면서도 정직한 방법이었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

아마도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하는 이 거대한 구조 속에서

개인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해법을 찾기 어려워 도망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천장화를 그리느라 목이 젖혀져 굳어져 버릴 정도로

몰두하고 집중해서 상황을 돌파해나간

미켈란젤로의 그 숭고함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내 고민이 얼마나 어리광스러운 투정에 불과해보이던지.

배경의 얘기를 모두 제거하더라도

두 페이지에 가득 찬 천장화 그림은

그 자체만으도 압도적인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율리우스 2세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궁륭형 천장에 화가가 아닌 조각가 미켈란젤로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명령했던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평전을 쓴 로맹 롤랑은 이 천재을 질투하던 브라만테가 교황의 총애를 받고 있는 미켈란젤로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록했다.

그는 조각가인 미켈란젤로가 천장화를 성공적으로 그리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명예가 실추될 거라 생각했다. 권위를 이용해 재능을 억압했던 권력자들로 인해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축복이 아닌 저주로 받아들이고 고뇌했을 수도 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이란 창작에 주목한 작업이 아니라 거역할 수 없는 소명과도 같았다.

피렌체에서 자신의 작업을 도아줄 조수들을 고용하지만, 그들을 모두 쫓아내고 예배당에 혼자 틀어박혀 천장화에 집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는 이미 예견되어 있다.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정화를 그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결과보다는 현재의 과정에 충실했고 최선을 다했다. (중략) 그는 오랜 시간 작업한 후유증으로 편지를 받아 읽을 때도 몸을 뒤로 젖혀야만 했다.

또 다리가 부어 장화가 벗겨지지 않아 찢기도 했다. 제대로 걷기도 힘들 만큼 육체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천장화 작업이 끝날 때까지 그 누구의 도움도 허락하지 않았다. ---p.176~177

 

수많은 사연으로 탄생한 그림들은

또 수많은 사연들로 해석되고 투영된다.

화가의 의도는 아니었을지라도

그림은 그렇게 보는 이 각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탄생한다.

 

삶의 힘이 되는 그림을 대하는 법,

감상하는 법을 책을 읽으며 배운다.

그렇게 삶의 한 공간에 쉼터가 되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나 역시 그렇게 말을 걸어 오는 대상을 찾고 싶다. 

꼭 그림이 아닐 지라도...

책이여도 좋고, 음악, 영화라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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