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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1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유명한 판타지 영화와 소설을 나는 아직 접해본적이 없다.
이정도로 판타지는 내 세계에 존재하지 않던 특이한 녀석이었다.
만약 뽑으면 뜬다에 당첨이 되어 이책을 받지 않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내가 직접 서점에 가서 [기프트] 를 내손으로 집어 들고 왔을 확률은 거의 Zero에 가깝다고 자신있게
말 할수 있을 정도로 나는 판타지 소설은 거북하고 부담스럽다.
영웅들이 나와서 지 잘난맛에 사는 내용이 뭐가 재미있나? 하는 편견 같은 조잡한 생각이 박혀있기 때문일것이다.
그런 나의 좁은 세계와 오해(?)를 [기프트]는 조용히 되돌려놨다.
저 표지에 보이는 핸섬한 녀석은 분명 나를 판타지의 세계로 몰고간 되돌림의 능력을 지닌 오렉일것이다. 
그저 저 표지만으로도 나의 눈은 이미 [기프트]에 빠져버린듯 하다.
여자는 정말.....잘난 놈한테는 약한가보다....그토록 싫어하던 판타지를 덥석 무는 것을 보니 말이다.

암튼, [기프트] 는 간략하게 말하면 마법과는 같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척박한 삶에 찾아든
그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위해 뼈저린 성장의 과정을 겪어 내야만 하는 
'서부 해안' 의 아이들 (오렉, 메메르, 가비르)의 성장과정 이야기를 들려주는 판타지 소설의 시작점이다.
[기프트]에서는 되돌림의 선물을 가지고 있는 오렉이 등장하고,
그 뒤로 [보이스] 와 [파워] 에서 다른 두 아이들, 메메르와 가비르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기프트]를 읽으면서 좀 불안했던 것이 "이거 혹시 내용 완결 안되어서 [보이스] 바로 읽어야하는거 아냐?"였다.
하지만, [기프트]는 [기프트]에서 끝나기에 그 점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다만, 기프트를 읽고 나면 보이스와 파워를 안읽고는 못 배길정도로 독자를 씁~ 빨아들이는 파워가 대단한듯하다.

'길들지 않는 자신의 재능'을 제한하기 위해 자신의 눈을 봉해버린 오렉은 앞을 볼 수 없는 자신의 
운명과 능력의 올바른 쓰임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데,
이 모습은 우리 어른들에게 자신이 가진 권력이라는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해 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런 부분에서 기프트는 그저 단순한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이 아닌,
어른이 함께 읽으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해 한번쯤 고뇌하게 해주는 교양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혹시 작가는 부정부패로 찌들어가는 우리 시대에 어떠한 이슈를 던져주기 위해
기프트라는 이야기를 풀어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흔히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능력으로 영웅 대접을 받는것에 비해 기프트의 주인공은 고통을 받고 번뇌를 해야 한다는 설정부터가
이미 새로운 판타지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려주는 것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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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너를 불러
이서우 지음 / 데이즈엔터(주)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내 눈물이 너를 부셔.....갑자기 책 제목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어졌다.

한 3년만에 읽는 로맨스 소설인듯 하다.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설정이 그대로 박혀 있기에 내용이해에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돈많은 남자, 뒤늦게 깨달은 사랑, 후회, 용서 그리고 아이 .....결론은 언제나 해피엔딩.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든것인지 생각도 나지 않고,
읽는 내내 머릿속에 무엇이 떠다녔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다수의 로맨스 소설을 읽어본 경험으로 이런 내용은 '먹힌다' 이다.
먹히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기에 그저 나는 내가 저 여주인공 이라면....?하는 상상으로
고통받다가 격렬한 사랑을 받는 (비록 고통으로 온 몸이 찢겨져 나간 후지만) 비련하면서도
청순한 여인으로 변신을 해서 극 중심에 서 보며 일종의 대리만족 같은 것을 느껴본다.

여주인공 서형처럼 사는 것은 마치 살아있는 시체로 사는 것만 같은 숨막힘을 느끼게 한다.
차가운 피를 지닌 남편 경민 같은 남자와 사는 것은 지옥속에서 천국을 찾는 것만큼의 고통일것이다.
그런 고통을 견디며 2년이라는 시간을 버틴 서형에게는 경민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그녀는 그 잔인한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또 그만큼 그를 사랑했었기에 그렇게 상처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나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무너트렸지만서도 그를 사랑하기에 다시 그에게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서형이 안스러우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쳐다보며 다가가는 그녀에게는 용기라는 것이 있어 보였다.
나는 어떨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도망가지는 않았을까?? 나였더라면 나는 현실도피라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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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알고 있다 - 제3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니키 에츠코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역시 여자 작가의 섬세한 문체가 살아 숨쉬는 구나~
검은 고양이가 표지속에서 눈을 뜨고 나를 빼꼼히 쳐다보고 있을때, 나는 이미 치미에게 빠져들었다.
검은 고양이 치미. 
치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모든 사건들을 두 눈에 담아두었다.

니키 에츠코와 니키 유타로가 하코자키 가네히코의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부터 살인은 시작된다.
구와타 치에가 살해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점차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한다.
일본 추리 소설 특유의 허무함이나 멍함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스토리의 짜임새와 구성이 매우 완벽한 듯 하다. 
다만, 읽는데 속도감이 좀 떨어지며 긴장감을 흐트린다는 부분이 아쉽다.
하지만, 그것들이 눈에 차지 않을정도로, 사건이 재미있게 흘러가면서, 
식물학을 공부하는 유타로와 음악을 전공하는 에츠코의 추리가 사건의 전모를 서서히 밝혀낸다는 이야기이다.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일본 여류 추리소설가 1세대로 활약하면서 일본의 애거서 크리스티로 칭송받은
그녀의 작품을 더이상은 만날 수 없다는 것 또한 슬픈일이다.

[고양이는 알고있다]에는 화려한 트릭이나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가 아닌 
그저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이 줄을 이어 일어남으로써 살인이 벌어진것이고, 
천재 탐정이나 형사가 아닌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 묻어 나오는 니키 남매가 있을뿐이다.
방공호나 녹음기 같은 구시대의 물건들이 등장해서 시대적인 배경이 다소 낡지 않았나 싶지만,
그것들을 제외한 전체적인 스토리는 현재의 그 어떤 추리 소설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듯 싶을 정도의 만족감을 준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감추고 남을 죽이는 일은 
소설 뿐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함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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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박사의 섬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한동훈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언젠가 한번쯤은 현실로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일을 과감하게 책으로 써내려간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이런 놀라운 이야기들을 좀 더 흡입력 있게 써내려 가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울뿐이다.

[모로 박사의 섬]의 내용을 요약 정리 해 본다면,
난파된 배에서 구명보트 하나에 몸을 겨우 싣고 떠내려가던 프레딕을 몽고베리가 구해주웠는데,
몽고베리는 모로 박사와 함께 희한한 무인도에서 동물들을 가지고 동물 인간화 라는
잔인하고도 공포스러운 생체실험을 하고 있었다라는 내용이다.
[모로 박사의 섬]은 프레딕이 이런 섬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는지, 그리고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를
세밀하게 표현해주면서 우리에게도 그 프레딕이 느꼈던 그 공포심을 그대로 전달해 주고 있다.

생체실험이라......옛날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일본 군이 한국인과 중국인을 상대로 인간 생체 실험을 했었다는
다큐멘터리를 봤던것 같다. 그 생체 실험 덕분에 일본의 의학이 발달했고, 지금의 부국강병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으나, 큰 희생을 치룬 한국과 중국에는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있다.
이렇게 몇 십년 전에도 생체 실험은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생체 실험을 하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인간에서 동물로 바뀌었다는 것 뿐.
여전히  인간의 욕망과  이기주의를 채우기 위한 잔인한 실험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동물을 이용한 생체 실험을 언제까지 해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주제로 시작된 방송의 요지는
생체실험이 필요는 하지만, 인간을 위해 왜 동물이 희생을 하고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한참 항암치료를 하고 있을때라서, 나는 생체실험에 동의 아닌 동의를 하고 있었다.
잔인하고 너무하다는 것을 안다. 알지만, 내가 살기 위해선 신약이 개발되어야만 하고 
그 신약을 만들긴 위해선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화가 없다. 다만, 어느정도 선은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뿐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나라,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에서는 게놈이나 클론등의 유전 및 생명 공학 연구를 계속하고있다.
클론인간...복제인간을 만들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말이다.
어느 신문기사에서는 이미 복제인간이 만들어져서 우리와 같이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다고까지 했다.
무엇을 위해, 그리고 누구를 위해 이렇게 생명을 가지고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해야만 하는 것일까?

[모로 박사의 섬] 은 두껍지도 않은 내용에 참신한 스토리로 우리에게 생명의 존엄성과 과학의 횡포,
그리고 인간의 잔인함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자 하는 것 같다.
만약 정말로 지금 이 지구에 언젠가는 복제 인간들로 채워진다면,
또는 동물 인간들로 채워진다면, 우리의 삶은 행복할까? 삶의 질은 올라갈까? 
진정으로 인간이 바라고 원하는 생명 존중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저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동물들에게는 그 생명이 그저 하찮은 것일까?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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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기다리며
츠지 히토나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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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의 아가타에 대한 감성이 남아서일까.
아니면 츠지 히토나리가 나를 이리저리 시공을 뛰어넘는 시간으로 안내를 해서였을까.
나는 많이 혼동스러웠고, 다소 지루함을 느꼈다.
52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무겁게 내 양손을 짓눌렀고, 내머리를 묵직하게 만들어버렸다.

1937년의 중국 난징, 1945년의 일본 히로시마 그리고 1970년의 일본 도쿄.
시대도 장소도 그 시간적인 배경조차도 모두 다른 이 세개의 시대가 각각의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공을 초월해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나도 이리저리 혼란함을 채울수 밖에 없었다.

만약 1937년의 난징에서의 일만 계속 나열해주었더라면, 
어쩌면 나는 훼이팡의 아픔을 더 잘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훼이팡에 빠져들라치면
곧바로 난 지로의 세계로 안내가 되었고, 다시 지로의 세계에서 지로가 찾던 영원의 세계를 찾을라치면
나는 다시 1945년 히로시마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있던 미군병 크레이그에 던져져버렸다.
크레이그가 가지고 있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그의 삶은 어디까지일까. 정말 그는 無에서 죽음의 깨달음을 터득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는 동안 급하게 나는 다시 1970년 영화촬영장으로 이끌려가 때쟁이 시로를 만나야만 했다.

너무 복잡해서 몇번이나 책을 덮었는지 모르겠다.
지루하다기 보다는 내용 이해의 어려움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막바지에 다다라서 크레이그는 1945년에 1970년의 지로를 만나고 있었다.
사실 이제와서 내용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면 지로는 처음부터 무의식의 세계에서
난징과 히로시마를 거닐면서 죽음과 세계의 영원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던 듯 싶다.
천천히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으로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책을 덮어본다.
[냉정과 열정사이]가 읽을때마다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듯이
[태양을 기다리며]도 다시 만날때는 아마도 나에게 태양을 기다리게 해주는 힘을 발휘할 지도 모르겠다.
이노우에 감독이 그리도 찾고 기다리던,
인생의 끝자락에 서서 고난의 끝에 선 그가 찾던 그 태양이라는 빛을 말이다.
 

제한된 삶을 제한 없이 살아가려면,
지금을 소중히 하고,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거다.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멋진 추억의 거목이 되어 
해마다 너의 인생에 아름다운 녹색 잎을 무성하게 피워낼테니.
언젠가 죽음 직전에, 너는 지금의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인생이란 마지막의 마지막, 가혹의 끝에, 고난의 끝에, 환희와 깨달음이 있단다.
그것은 헤쳐나온 자만이 볼 수 있는 빛,
태양이겠지.
 
 

 

 
  - 48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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