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난장이 미짓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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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미짓을 만나면서부터 나는 단 한번도 미짓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늦은 새벽 녘까지 단숨에 읽어내렸다. 팀 보울러의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있는 문체가 놀라울 뿐이다.

[꼬마 난장이 미짓]을 읽으면서, 읽고나서 나는 두가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내가 미짓이라면 어떤 힘을 발휘했을까?
왜 미짓은 마지막에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사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를 덮친 충격때문에 나는 한동안 멍할 수 밖에 없었다.
미짓은 왜 그랬을까?? 왜 '셉'은 조셉에게 용서를 구했던 것일까??

미짓의 마지막 선택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미짓은 진정으로 형을 용서한것일까?? 
그가, 겨우 15살짜리 소년이 선택하기엔 너무나 고통스러운 선택이 아니였을까?
우리 마음의 작음 울림을 기대하고 썼다는 작가의 말이 무색하게 나에게는 큰 파도를 일으켰다.
미짓에 대해, 미짓의 선택에 대해 계속 생각에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정도로 팀 보울러는 섬세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글로
미짓을 탄생시켰다. 좀처럼 결합이 어려울것 같은 판타지적인 요소도 전혀 거슬림 없이
상황에 배어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의 상상력과 독특한 감수성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만약 그가 곁에 있다면 정말 와락 안아주고 싶을정도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힘에 대한 묘사도, 소리내어 뱉지 못하고 내면에서 중얼거리는 미짓의 혼잣말도 
모두 아름답고도 세심하게 미짓의 마음을 전해주는 역할을 해냈다.
시종일관 보여주는 미짓의 고통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지 않은 [꼬마 난장이 미짓]은
현실도피, 형제간의 문제, 첫사랑, 꿈과 열정을 전체적으로 두리뭉실하게 가지고 가고 있지만,
선명하고도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진 않는다.
그저 미짓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뿐... 그럼에도 부정적인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작가의 의도가 '어둠'이 아닌 '새벽'의 청아함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둠을 통과하면서 만나는 한줄기 빛이 새겨들어오는 새벽녘을 통해 미짓의 성장통을 그려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읽는 내내 몇번씩 되새기던 글 귀 들이 있었다.
미라클 맨이 미짓에게 들려주는 희망의 메세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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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방정식
베로니크 루아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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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안에서 대한민국을 내려다 보면 온통 무덤으로 보인다고 한다.
수많은 십자가로 인해......그렇게 기독교인이, 하느님의 어린양들이 많은 이 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종교적 살인이야기가 유독 외국에서는 자주, 빈번하게 출간되고 있다.
살인의 창세기를 시작으로 살인의 방정식도 결국은 종교적인 문제로 일어나는 살인이야기이다.
원제는 표지에도 이미 나와있듯 [박물과:Museum] 인데, 번역하여 국내에 출간되면서 [살인의 방정식]
으로 변한듯 싶다. 하지만,  [살인의 방정식]보다는 [박물관]이 더 이 책의 내용과 부합되는 듯한 생각이든다.

무신론자이자 저명한 과학자이자 진화론자인 미국인 피터 오스몬드와 
교황청 천무대 소속의 천체물리학자인 마르첼로 마냐니 신부가 
어느날 갑자기 프랑스의 한 지방 해안 마을에 떨어진 운석을 연구하기 위해 파리에 도착하는 날부터
프랑스 박물관인 국립파리자연사박물관 에서는 잔인하고도 괴이한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이들이 파리에 머무는 시간은 겨우 일주일.
그러나 경악을 감출 수 없는 잔인한 사건들이 펼쳐지고 이들의 목숨도 위협을 받게된다.
그들은 이 잔인한 살인들이 일정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일정한 방정식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래서 박물관의 기록보관소 관리인인 레오폴딘 드베르와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며,
범인의 의도와 목적 그리고 누구인지를 밝혀내게 된다.

작가는 치밀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무체들로 매우 잔혹하면서도 교묘한 살인의 방정식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개신교, 다르게 말하면 사이비 종교의 잘못된 신념과 신앙관이 어떤 여파를 미치는지,
그리고 맹목적인 신앙은 결국 자기 자신과 함께 다른이들도 파멸함을 경고하고 있는 듯 하다.
단순히 진화론과 창조론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인종차별, 노예제도,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
애증, 복수, 연민 그리고 이해와 화해등의 총체적인 것들의 본질적인 의미를 한번쯤은 되새겨보게끔
이 모든 주제들을 심층적으로 곳곳에 배치하며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처음에는 허구라는 사실을 망각한채로 이 모든 사건들이 실제로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사건이라 믿고
세상에는 별 이상한 사람들도 참 많군..하면서 참으로 소름끼쳐 했었다.
정말 이렇게 광적인 사람들이 있다면, 나도 언제 길가다 칼 맞을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또한 이 미친 살인의 배경에는 창조론과 진화론이라는 신학과 과학의 갈등이 새겨져 있는데,
무신론자인 내 눈에는 창조론과 진화론의 싸움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인듯 싶어보일뿐이다.
다윈의 진화론을 믿으면 좀 어떤가? 아니면 생물이 태초부터 현재의 모습 그대로 지니고 있다고
믿는 것은 또 어떤가? 어차피 이미 진화가 되었던, 원 모습이든 인간은 이대로 살아가고 있는데 말이다.

옮긴이는 책의 마지막에 사이비 광신론자에 의해 벌어진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었다.
앞에서 너무나 많은 과학적 지식들로 잠시 사건의 이해를 못했더라도,
옮긴이의 친절한 사건 요약과 설명으로 이 모든것이 이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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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3-1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에 더 부합해도, ㅋ 살인의 방정식이 더 잘 팔리겠단 생각이 듭니다. ^^
 
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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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대화의 중요성....
연인에게는 포함되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단어들은 대화가 단절된 가족간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사랑하는 연인들에게도 "대화" 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던 것이다.
연인들이라면, 몸짓이나 눈짓 또는 마음만으로도 다 통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아직 사랑을 해보적이 없기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흔히들, '나는 그가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 느낄수 있어.' 라고 말하지 않나?

사람들의 소리속에서, 자질구레한 소음속에서 사는 것이 익숙한 슌페이에게
교쿄는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평생을 소리 없는 세계에서 사는 ....다소 끔찍한 세계에서 사는 여자였다.
처음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소리의 단절이 점차 소통의 단절로 이어저
그들의 사이에는 틈이 생기고, 그 틈은 슌페이가 교쿄와의 하와이 여행을 취소하고 다녀온
출장길에 펑~ 하고 터져 깊은 바다를 만들어버렸다.

요시다 슈이치의 책은 아마도 처음인듯 싶다.
예상했던 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의 일본소설이라 기분도 좀 묘했던 것 같다.
평소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들의 글은 뭔가 허무하고
빈 듯한 공허한 느낌이었는데 반해 요시다 슈이치의 글은 뭐랄까.
내면의 소리에 충실한, 주위에서 있을 법한 평온함과 함께 정적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소 허무한 결말에 음...뭔가...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일본 소설의 뭔가 2% 부족한 듯한, 끝맺음 같지 않은 결말이 특징인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소설은 차분하게 슌페이와 교쿄의 사랑을 처음부터 나열해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너무나 극단적으로 다른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그 두사람에게
종이에 써서 나누는 대화는 어느새 귀찮음으로 변해버렸고,
소리가 없는 세상에 사는 교쿄에게 슬금슬금 내면의 짜증과 단념같은 것이 올라온 슌페이를
아마도 교쿄는 모두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떠났을 것이다 라고....혼자 추측을 해본다.

살아온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그리고 마음은 말로 표현해야만 한다는것.
소통의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어려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사랑을 말해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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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일곱, 청춘을 묻다
이언 엮음, 이언 사진 / 시드페이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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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는 화면속에서나 아니면 이렇게 책으로 밖에 만날 수 없는 이언의 사진과 글들이 책으로 묶여 발간되었다.
27이라는 한참 꽃을 피워야 할 나이에 이언은 그렇게 열정과 그의 청춘만을 덩그러이 남겨둔채 떠나갔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차마, 안녕이라는 말 조차 건네지 못한채.......
그의 청춘은 그렇게 차가운 땅 속에 묻혀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함께......

평소 그의 블로그나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접촉해서 들어가보면,
간혹 마음에 드는 사진이나 글귀들을 발견하곤 했다.
겉멋만 잔뜩 든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건 아니였구나....하며 한때나마 그에게 편견을 가지고 바라봤던 일이 미안해졌다.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스물 일곱의 청년 이언은 왜 하늘을 날 고 싶어했을까?
하늘을 날아올라 그가 꿈꾸던 연기, 음악, 모델일을 맘껏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렇게 힘차게 날아오르고 싶어했던 이언의 젊음과 삶에 대한 열정이 사진에서조차 느껴지는데,
그는 과연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문득....이 사진을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는게 버겁다는 사람...삶이 내겐 참 불공정하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난 행복하지 않아..라며 투정부리는 사람..
내눈엔 다 행복에 겨운 투정 아닌 투정을 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막상 내가 "그럼 하루 종일 놀기만 하는 나랑 바꿀래요? 대신 암환자로 살아야해요. 것두 말기암 환자요. 평생을"
이렇게 말한다면, 입 삐죽 내밀며 투덜 거렸던 것을 후회하고 고개를 홱~ 돌려 나를 외면할 것이다.

이언의 저 말이 내게 와 닿는 이유는 아마도 .....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하늘로 올라간 그나,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살아보자고 그 독한
항암제를 몸속에 매일같이 쏟아붓는 나나 같은 삶의 무게를 지닌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살아서 눈내리는 하늘도 바라보고, 밤하늘에 작게 빛나는 달이나 별도 볼 수 있으니,
어쩌면 나도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Missing You

’보고싶다’라는 말에 녹아 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아는가.
꿀보다 밀도 있고 ’사랑해’보다 무겁고 그리움 보다 직설적인 표현.
당신은 그 ’보고 싶다’라는 문장을, 단어를, 목소리를, 그 의미를, 욕망을, 
바램을 언제 느껴 봤는가. 수화기 너머로, 귀로, 입으로 흘러 들어오는 대처하기 난감한
그 단어에 당신의 심장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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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3-1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힘들게 투병중이신 모양이네요.
힘내시고, 즐거운 책 많이 읽으세요. 웃음이 약이 된다잖아요.
오늘 날이 찹니다. 따뜻한 차 한 잔 하세요. ^^
 
일지매 1 - 고우영 원작 동화
고우영 지음, 박신식 엮음, 이관수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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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원작 동화인만큼 그림과 함께 금방 읽어내린 책이다.
읽으면서 내내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는데, 
예전에 TV에서 봤던 S본부의 그 [일지매]와는 너무나 다른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M본부에서 방영중인 [일지매]는 한두번 밖에 본 적이 없기에,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M본부의 [일지매]가 원작에 가깝게 일지매를 그려낸듯 하다.

내가 알고 있던 [일지매]와는 전혀 다른 일지매라서 당황스러웠지만,
또다른 매력과 다른 관점에서의 일지매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다만 아쉬운 점은 1권만 읽었다는 것....
어서 빨리 2권을 구입해야만 하겠다. 어쩌다 보니 1권만 생겨서 읽게 되었는데,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대단한것 같다.
사투리와 고어들이 그대로 씌여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일지매는
아이들이 읽기 쉽게 그림과 큰 글자들로 편집이 되어 있어서.
가능하다면 초,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읽혀주고 싶다. 

2005년에는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에 뽑혔을 정도로 
단순한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재미와 깨달음, 그리고 눈물 과 감동이 함께 어우러진 좋은 문학작이다.
몇번이고 여러시각으로 리메이크가 된다는 것은 분명 우리들 가슴속에서는 항상 일지매를 그리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구자명과 백매의 죽음으로 또한번 아픔을 겪은 일지매가 어떻게 더 단단해져
우리의 영웅으로 남게 되는지 어서 빨리 2권에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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