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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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루키의 글은 읽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천천히 부담스럽지 않게끔 다가오기 때문인것 같다. 우리에게도 있을 법한 일을 그 나름대로의 자유스런 방식으로 풀어가면서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어쩌면 이 '무라카미 라디오'는 상실의 시대의 감동을 이어가기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그 가벼움에 실망을 할지도 모르지만(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기에...)어느새 지친 마음을 풀어주는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빨려들어가 그의 일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며 그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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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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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표지에 상당히 실망했었다. 디자인이 아니라 표지의 제질이 너무 얇팍했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 만큼은 표지와 상반되고 있다는 사실이 내게 큰 위로가 되어주고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 이야기는 대충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기에 처음부터 대단한 흥미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초반은 지루하단 느낌이 들었지만 뒤로 갈수록 크리스틴과 에릭, 라울의 삼각 관계가 가슴이 저릴 정도로 애절하게 다가왔다.

크리스틴에 대한 에릭의 광적인 애증은 그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약간 우유부단한 라울보다는 에릭의 편에 서고 싶을 정도였고, 읽으면서 내내 크리스틴과 에릭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직접 듣고 싶다는 충동이 일고 있었다. 내게 지금 당장 그 CD가 없다는 사실이 억울할 정도로 말이다.

이 오페라의 유령은 명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감동적이었다. 정말이지 감동적이란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 이상 주절거리다가는 명작에 흠집을 내는 건 아닐지 우려가 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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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마야 막스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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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서서히 그녀의 감성에 젖어들어간다고들 하지만 나는 모든 일에 통달한듯한 주인공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어쩌다 한번씩 '그렇군'이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한가지 의문점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생일지도 모르는 사람의 유해를 앞에 두고도, 아버지가 광신도가 되어 죽었다는 사실도 어쩜 그렇게 담담하게 지나칠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마터면 나 역시 '그렇군' 하고 넘겨버릴 뻔 했었다.

어찌보면 바나나는 무척이나 무서운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무덤덤 속에는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부드러운 손길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녀의 소설에 빠져드는 건지도 모른다.

내 정신이 아직 덜 성숙되어 졌기 때문에 그녀의 숨은 뜻을 놓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년 후에 읽어도 책 속에 숨겨진 동심은 지금 내가 느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따듯하고 동정어린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어린 연인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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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명성황후 이야기
유홍종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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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흥선 대원군과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며 조선을 지탱해온 국모이다. 그녀는 조선의 국모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은 잔인한 일본의 손에 처참하게 난자당한 채 그 시신조차 온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TV에서 보여주는 명성황후의 이미지와 이 책의 이미지가 서로 어우러져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기에 약소국의 현실과 일본에 대한 증오가 더해지며 한동안 분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정도였다.이미 흘러가 버린 옛 이야기지만 이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 일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조선의 국모로서 단 한순간도 부끄럽지 않았던 그녀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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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이야기 1
박신애 지음 / 청어람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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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600살이 된 아린에게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특명이 떨어졌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쳐버린 어머니를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하는 일이다. 몸은 드래곤이지만 정신은 인간에 더욱 가까운 아린에게 어머니를 죽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어머니란 존재를, 자신이 동경했던 아름답고 당당했던 그 어머니를 죽여야 한다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그렇기에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어머니를 자신에게 상냥했던 어머니가 아닌 미쳐버린 존재로 바라본다.

깊이 드러나진 않지만 간간히 보여지는 어머니의 흔적에 관한 질투와 아버지에게 기대는 아린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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