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마야 막스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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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남들은 서서히 그녀의 감성에 젖어들어간다고들 하지만 나는 모든 일에 통달한듯한 주인공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어쩌다 한번씩 '그렇군'이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한가지 의문점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생일지도 모르는 사람의 유해를 앞에 두고도, 아버지가 광신도가 되어 죽었다는 사실도 어쩜 그렇게 담담하게 지나칠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마터면 나 역시 '그렇군' 하고 넘겨버릴 뻔 했었다.

어찌보면 바나나는 무척이나 무서운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무덤덤 속에는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부드러운 손길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녀의 소설에 빠져드는 건지도 모른다.

내 정신이 아직 덜 성숙되어 졌기 때문에 그녀의 숨은 뜻을 놓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년 후에 읽어도 책 속에 숨겨진 동심은 지금 내가 느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따듯하고 동정어린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어린 연인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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