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은 사랑 - 톤즈의 돈 보스코 이태석 신부의 강론 모음집
이태석 지음,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 정리 / 다른우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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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울지 마 톤즈.

영화의 제목만 보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경험을 했다.

영화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은 고 이 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한 다큐프로그램 때문이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접한 프로그램을 보며 30분 넘게 티슈에 눈물을 닦으며 TV에 시선을 고정해야했다.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 가슴을 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고 이 태석 신부님이 바로 그런 사람 중에 한 분이었다. 마지막 숨을 다 하는 날까지 아프리카가 더 어울렸던 그는 사람들의 무한한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 질투를 받아서일까 차가운 병원 침대에서 마지막을 맞이했다.


그 분이 전하는 강론과 그 분이 지냈던 아프리카의 모습이 담긴 사진. 그 모든 것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한 권의 책에 가득 담겼다. ‘이웃을 위해 나를 죽입시다.’며 신부의 모습보다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친구로 다가간 고 이 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는 ‘진실’이고 ‘사랑’이다.

“하느님이 옆에 계시다면 교회를 먼저 지을까요? 학교를 먼저 지을까요?” 하고 먼저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결국 교회보다는 학교와 우물을 지었다(이 내용은 책이 아니라 TV프로그램에서 봤다)는 그의 이야기는 책 곳곳에 펼쳐진 그와 함께한 많은 아프리카 친구들의 밝은 웃음으로 그 답을 우리 역시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신부를 영어로 ‘Father’ 라고 한다. 아빠를 뜻하는 ‘father’에 첫 문자를 대문자로 쓴 차이밖에 없다. 가톨릭성당에 가면 미사를 본다. 제단 위에 자리한 신부님은 하느님을 대신하는 사제로 그 권위와 밝음이 성당의 중심에 우뚝 선 존재이다. 그러나 사제복을 벗은 사진 속 고 이 태석 신부님은 얼핏 보면 하얀 면 티에 검은 면바지를 입은 우리네 보통 아저씨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넓은 아버지의 품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듬은 진정한 하느님 아버지의 모습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태석 신부님의 말씀을 직접 들으며 마치 미사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아프리카의 모습만을 다룬 자극적인 사진으로 도배하거나 억지스런 감동을 이끄는 이야기는 없지만 오히려 더 내 가슴을 울린다. 그 동안 많이 더러워졌던 마음을 순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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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국경을 넘다
이학준 지음 / 청년정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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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박 2일 캠프를 떠나기가 두려워 집안에 숨은 채 아픈 척 연기했던 어린 소년은 역마살이 있다는 점쟁이의 말처럼 이슈가 있는 곳은 물론 남들이 가길 꺼리는 곳마저 족적을 남기는 기자가 되었다.

뭣 모르고 시작한 탈북자들의 실태를 다룬 촬영은 때로는 자신의 목숨은 물론 애꿎은(?) 후배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며 많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남겼다.


‘국경’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와 나라의 영역을 가르는 경계’, ‘주권국가의 공간적 관할권이 배타적으로 미치는 범위’라고 나온다. 그러나 작가는 ‘국경’을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극한 상황이 연출되고,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으며,

폼 나는 ‘이타주의’ 대신 너절한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며,

인간에 대한 애정보다 돈에 대한 신뢰가 앞서는 곳이라고 말한다.

몇 년 동안 수차례 북한과 중국, 라오스, 태국, 베트남의 국경을 건너며 몸으로 깨우친 정의다. 처음에는 재능이 모자란 기자가 특종을 위해 시작한 일이 어느덧 일을 넘어서 그들 삶의 일부가 된 것 같다.

하루에 한 끼는 고사하고 매일 죽어가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북한에서 굶어 죽느니 압록강을 건너고 두만강을 건넌다. ‘두만강은 낮과 밤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길을 연다. 낮에 본 강은 국경을 수평으로 가르고 어둠이 깔리면 강은 수직으로 열린다.(p90)'고 했듯이 수평으로 흐르는 강물을 수직으로 열어 길을 만드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추운 날씨에 강과 함께 얼어 얼음미라가 될 지언정 북한 주민들에겐 살기위한 첫 몸부림이다. 누군가는 북에 남은 가족을 위해 인간 시장에 자신의 몸뚱이를 판다. 가난한 중국 남자에게 팔려가 고된 노동에 씨받이 역할을 하지만 탈북자의 아이는 북한도 중국도 한국의 국적도 얻을 수 없는 유령 같은 존재다(중국을 떠도는 탈북자의 수는 10만, 그들이 낳은 아이는 2만). 그렇게 지내다가도 공안의 잡혀 하루아침에 손에 구멍이 뚫린 채 북으로 이송되어 처형당하거나 간첩죄로 고문을 받다가 죽기도 하고, 그나마 다행히 몇 달간의 감옥살이로 끝난다면 그들은 다시 목숨을 건 채 북한을 탈출한다. 역사가 반복되듯이 그들의 탈북도 반복되고 그들의 비극은 대물림된다.

한편으로 그런 탈북자의 사정을 이용하여 신고하겠다고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거나 속이고 중국 사람들에게 탈북한 여자를 팔아넘기거나, 돈을 주고 북한 주민을 구경하는 인간 사파리의 관광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게 해서라도 그들이 식료품 하나라도 받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교차되어 들었다. 우리가 과연 그들을 질타할 자격이 될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자신들의 동포가 대사관으로 찾아와 구조를 요청하는데 매몰차게 다른 나라로 밀입국을 권하는 베트남 한국 대사관이나 탈북자들을 색안경을 끼고 차별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북한의 여자는 중국을 그리워했다. 중국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의 여자는 한국을 그리워했다. 한국에 가면 국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여자는 다시 북한을 그리워한다. 적어도 그 곳에선 외톨이는 아니었다(P138).”

통일을 미리 준비해야한다며 통일 세부터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같은 민족을 먼저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길 기대해본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옆에는 젖은 티슈가 쌓여갔다. 티슈는 금방 마르고 버려지겠지만 이 눈물을 흘리던 미안한 마음은 오래도록 내 가슴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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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여신 1
라니 마니카 지음, 이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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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서사시의 시작이라고 어울리는 서두였다.

어린 나이에 가난에서 벗어나라고 엄마가 딸을 위해 결정한 결혼은 허상이었다. 어린 락슈미는 나이 많은 가난한 남자 아야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어린 나이(20대 중반)에 여섯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인생이었지만 락슈미는 그 옛날 우리 어머니 세대들이 그랬듯이 험난한 인생을 이겨내려 한다.

그러나 대 서사시의 서두는 기나긴 락슈미의 이야기에서 안나의 이야기로 갑자기 바뀐다. 그리고 다시 제이안, 세브니즈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펼쳐지더니 다시 락슈미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며 1부(어둠 속의 아이들)를 마친다. 그렇게 긴 호흡의 1부가 끝나자 2부(재스민 향기)가 시작되는데 막내 랄리타와 착하기만 한 남편 아야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안나가 이야기를 끝맺으며 1권은 막을 내린다.

이야기의 진행은 서사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화자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때론 화자가 다른 인물과 독자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며 들은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기도 한다. 보통의 대서사시를 다룬 작품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말레이시아하면 동남아에 속한 가난한 나라로 필리핀이나 태국에 비해 관광지로도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각광받지 못하는 나라다. 그 곳을 <쌀의 여신>을 통해 접하면서 락슘난의 성장과 결혼, 락슘난의 유일한 친구 무이 차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는 배경은 생소하면서도 익숙하다. 마치 20세기 초중반의 우리나라를 다룬 작품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부자인 일본인 대신 중국인 영감이 있고(정확히 말하면 중국인의 세 번째 부인의 집이 락슘난의 이웃이며 그녀의 집주인 댁이다), 그 집에 가난한 여종인 무이 차이는 식모살이를 했던 가난한 집 처자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락슘난과 무이 차이를 향한 한 점쟁이의 말은 희망은 고사하고 두 어린 소녀(10대지만 락슘난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에게 절망을 예견할 뿐이고, 어떤 노랫말처럼 나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듯이 나쁜 점괘 또한 틀리지 않고 무이 차이는 많은 아이를 낳지만 단 한 명의 아이도 자신의 품에서 키우지 못하고 평생 ‘엄마’라는 소리 한 번 듣지 못한다. 락슘난 역시 사랑스런 모히니를 비롯해 첫 애를 쌍둥이를 낳고 많은 아이를 낳지만 가슴에 한 아이를 묻는 아픔을 겪고 많은 아이들의 미래가 평탄지 않다. 2부의 재스민 향기가 죽음을 뜻하는 랄리타의 말처럼 아이들의 상처 또한 락슘난 못지 않다.

2권이 남은 상태에서 이 작품을 총평하기에는 이르다.

4대에 걸쳐 펼쳐진 사랑과 배신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작가 라니 마니카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2권의 책장을 서둘러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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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A. J. 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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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 A.J. 제이콥스는 한마디로 괴짜(NERD)다.

백과사전을 A부터 Z까지 읽고 브리태니커를 한 권에 담은 책을 내고, 미친 척하고 성경 말씀대로 1년을 살아 본다는 것이 가히 정상적인 보통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다. 작가의 이력을 보기 위해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나의 예상은 적중한다.(궁금하다면 작가의 사진을 봐라!)

이 책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에서도 그런 괴짜로서의 작가의 모습은 전작에 이어 계속 비춰진다. 총 아홉 가지의 그의 인생 실험은 ‘이걸 굳이 실험이라고 해야 하나?’, ‘왜 이런 짓까지?’, ‘이런 걸 잡지에 실었다고?’ 하는 각종 의문이 뒤따르는 요상한(?) 짓들이다.

먼저 서두에 앞서 이 책을 아내인 줄리에게 바치고 그 밑에 괄호로 코드니 홀트에게 바치기에 단순히 자식이나 큰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진실은 부록을 통해 게임기 위피트와 연계가 되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어진다. 역시 제이콥스는 평범한 놈(너무 심한 표현인가?)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알기위해 부록까지 반드시 읽어야 한다. 나 역시 우연히 3장을 다 읽고 나서 부록을 발견하고 읽으면서 이런 깨알 같은 재미를 발견하게 되면서 책의 진도에 맞춰 부록을 찾아 읽어나갔다.


작가의 요상한 실험을 열거한다면~

온라인에서 아름다운 여성인 척하기,

모든 것을 아웃 소싱하기,

획기적인 정직 실천하기,

스타로 살아 보기,

일상에서 모든 편견과 오류 몰아내기,

누드모델 되기,

조지 워싱턴의 원칙대로 살기,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한 달 동안 아내로 살기이다.

유난히 아름답고 예쁜 보모 미셸에게 남자 친구를 구해주기 위해 시작한 첫 번째 미션은 아름다운 여성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작가는 남성과 여성을 오가며 온라인 모임에서 데이트 신청을 한 남자들을 평가한다. 남자는 대양을 넘어서도 다 같은 모양이라는 한탄이 나오는 대목이며 작가라도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성상에 대한 오해)들을 깨우쳐서 그나마 다행이다.

두 번째 미션에서 작가는 모든 자질구레한 일까지 처리해주는 먼 나라에 있는 비서들을 고용하는데 인도가 인터넷을 통해 미국 아이들에게 수학 과외를 하는 사업이 번성하고 있다는 해외토픽을 봤었는데 여러 가지 다양한 방면으로 미국 인력 시장의 커다란 한 축을 (미국에 살고 있지 않는) 인도인들이 차지하고 있음에 놀라울 뿐이다.

세 번째 미션인 획기적인 정직은 ‘참 피곤하겠다.’라는 예측과 더불어 거짓말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고 네 번째 미션은 ‘이런 사기는 바로 고소감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영화 샤인의 노아 테일러를 대신해서(물론 사전 양해 없이) 영화제에 참석해서 레드카펫을 밟다니, 그것도 잡지사가 지원도 하다니 놀라웠다. 바로 몇 해 전 세탁소를 상대로 어마어마한 금액의 소송을 거는 미국이 아닌가! 이런 미션을 해도 되는 것인지 오히려 독자인 내가 잡지사와 작가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다섯 번째 합리성 프로젝트에서는 자신이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대표하여 이런 생각을 하는 작가 A.J. 제이콥스에게 작가의 처남(컬럼비아 대학 행동경제학 교수인 에릭)은 ‘워비곤 호수 효과(우리 뇌가 주제도 모르고 건방을 떠는 증상)’라는 판단을 내리는데 이에 찔끔한 독자들이 있다면 그나마 조금은 증세가 덜한 것일 것이다. 이 미션을 읽는 내내 나 역시 편치 않았다.

6장은 작가가 아홉 가지 미션 중 작가가 유일하게 수동적으로 임한 미션이 아닐까 싶다. 잡지 인터뷰에 응한 메리 루이스가 ‘알몸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할 때의 느낌’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위해 본인이 누드 사진을 찍는 조건으로 편집자인 작가 역시 누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조건은 요즘 어린 친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박’이었다. 메리 루이스가 누군지 전혀 몰랐던 내가 그녀를 검색하게 된 이유이다.

7장 조지 워싱턴의 원칙은 110가지의 원칙 부록을 보면서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은 부분들이 많지만 나만의 원칙 110가지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 장이었다.

8장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일들이 동시에 벌이는 모든 이들에게 정말 뇌의 효율성과 뛰어난 감각을 다시금 되살리는 자극이 되는 장이었다. 평소에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나는 오히려 8장의 행동규칙을 40%는 실행하고 있었기에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9장은 유일하게 마무리를 작가가 아닌 아내 줄리가 썼다. 9장의 미션은 바로 작가가 한 달 동안 아내로 살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한 달 동안 가장 행복했던 줄리아가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부분이었고, 그렇기에 신선했으며 이런 남편과 사는 여자에게 한없이 동정심을 느끼는 많은 독자들의 걱정을 조금은 덜어주는 마무리였다.


보통 사람이 보통의 가치관을 가진 상태에서 이런 아홉 가지 미션을 치룰 수는 없다. 작가 제이콥스의 남다른 철학과 그의 직업이 한 몫을 한 결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작가의 독특한 생각과 생기 가득한 필력은 그의 글을 읽는 내내 웃음을 유발하며 또한 철학도 발견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실험들이 단순히 웃음꺼리로만 평가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그의 실험이 지극히 평범하지 않았듯이 그의 철학 역시 지극히 평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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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3 - 금융 하이 프런티어 ㅣ 화폐전쟁 3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화폐전쟁 시리즈를 직접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거대한 분량과 왠지 모르게 딱딱하게 느껴졌기에 좀 더 여유 있을 때 읽어야지 하며 마냥 미루어지다 잊혀져가던 어느 날 다른 사람의 책장에 꽂힌 책을 보는 순간 그대로 뽑아 서두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권 한 권이 우연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내가 가장 아끼는 도서목록의 한 곳을 차지하며 내 책장에 꽂힌 화폐전쟁.


1권에서 로스차일드가를 필두로 세계 경제를 휘두르는 세력을 다루며 화폐전쟁이란 용어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게 만들었고 세계적 이슈로 만들었다. 2권에서 다룬 유럽 금융의 변화 과정을 다루면서 1권에 이어 ‘음모론’이란 비판도 계속되었지만 금융의 금자도 모르던 일반 대다수의 독자들에겐 신세계를 보여주는 비밀서였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3권에서는 아시아의 대국을 넘어 세계 대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 화폐의 발전과정 및 과거를 이야기하며 미래를 넌지시 예측한다.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일본과 중국은 또 다른 방식으로 금융의 역사가 이뤄졌는데 중국의 화폐전쟁을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좀 더 금융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세계 경제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오늘 미국 신용등급 하락 충격에 우리나라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전 금융계가 긴장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데로 미국의 어마어마한 부채와 더블 딥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도래했고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작가는 이런 과거를 돌이켜 미국과 유럽의 역사를 자세히 살피고 외국 세력에 함부로 흔들리지 않는 대국으로, 화폐주권을 제대로 갖춘 중국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모든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오늘 날의 현실이다. 세계 경제는 이미 하나의 시장이다. 한 나라의 위기는 짧은 시간에 전 세계에 충격을 가한다. 이런 현실에서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힘은 나날이 위태로워지고 작가의 말처럼 세계는 기축통화 춘추전국시대로 입성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많은 고통과 인내가 뒤따를 것이다.


화폐전쟁 3권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4권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빨리 세상에 그 모습을 보이길 기대했다. 작가가 서두에서 4권은 바로 한국의 금융을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그 순간 한국 독자는 화폐 전쟁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우리의 역사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를 덤으로 얻었다. 아직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진 그들만의 세상인 금융시장. 일반 시민으로 경제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화폐전쟁을 통해 세계 금융에 대한 남다른 식견을 가진 작가를 만남으로서 조금은 그들만의 세상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재테크 열풍 속에서 은행에 예금으로만 노후를 준비할 수 없는 과도기 세대인 지금의 우리가 나름의 방식으로 각자가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만 개인의 힘은 너무나 미력하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딱’인 현실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다.

이제 우리가 삼삼오오 모여 드라마나 연예인 잡담을 하는 것이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하는 것과 같이 취급받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아야하지 않을까?

내가 좀 더 앞선 사람이라면, 내가 좀 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커피숍에서 주식, 경제 흐름, 세계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 논하며 커피 한 잔을 나누는 일상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경제도서 하나 쯤 논평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화폐 전쟁이 이미 일상화 되었고 매일 세계 곳곳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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